‘파격 변신’ 톱 여배우 넷

배신하거나 복수하거나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송혜교와 고현정, 이보영, 전도연이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대중적인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네 명의 여배우는 올해 파격 변신에 도전한다. 복수와 치정, 연하남과의 러브라인 등 특별한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 (사진 왼쪽부터) 배우 고현정·전도현·이보영·송혜교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여성 서사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SBS <하이에나> <아무도 모른다> <굿캐스팅> 모두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며, tvN <산후조리원>과 현재 방영 중인 <철인왕후> 모두 여성이 중심이다.

여성 서사 드라마의 바람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의 중요도가 더욱 커지면서 최정상급 여배우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다. 특히 송혜교와 고현정, 이보영, 전도연의 선택이 눈에 띈다. 이들 네 배우는 파격적인 작품에 합류하며 변신을 예고한다.

처절한 복수 송혜교

송혜교는 지난 2018년 tvN <남자친구>를 끝으로 작품 활동이 없었다. <남자친구>가 비교적 인기를 얻었음에도, 개인사로 인해 작품 활동에는 소극적이었다. 개인의 불행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던 터라, 대중 앞에 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송혜교는 지난해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많이 받았다. 2021년에는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좋은 시나리오 중 하나가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글로리>였을까. 송혜교는 김은숙 작가와 손을 잡고 복귀를 준비 중이다. 


송혜교는 <더 글로리>에서 파격 변신을 선보일 전망이다. <더 글로리>는 고등학교 시절 잔인한 학교폭력으로 자퇴한 주인공이 가해 주동자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이의 담임교사로 부임한 후 가해자와 방관자들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이른바 ‘로코퀸’으로 불리며 로맨스 장르에서 주로 여성적인 매력을 보여왔던 송혜교가 본격적으로 복수극에 나서는 것. 강인한 남성성을 보일 송혜교의 변신에 관심이 뜨겁다. 

치정에 미친 고현정

고현정은 지난 2018년 SBS 드라마 <리턴> 촬영 당시 제작진과 의견 다툼 이후 중도 하차하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로 복귀했다. 지난 논란을 연기력으로 잠재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작품에서 의외의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며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았다. 

그런 고현정이 JTBC 신작 <너를 닮은 사람>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모색한다. 이번 작품에서 고현정은 가난을 이겨낸 성공한 화가이자 에세이 작가 희주를 연기한다. 병원 재단 후계자와 결혼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다 우연히 한 여자(신현빈 분)를 만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인물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고현정은 신현빈과 서로를 향한 시기와 질투, 치정과 배신 등을 통해 강렬한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리스마 있는 여성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고현정이 신작 <너를 닮은 사람>에서 남편의 치정을 통해 상처받는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그간 작품에서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돋운다.


재벌 며느리 이보영

이보영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서민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협박을 당하는 국선 변호사(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자식을 잃은 시사 방송 작가(SBS <신의 선물 - 14일>), 학대받는 아이를 구하는 초등학교 과학교사(tvN <마더>), 홀로 자식을 키우며 근근이 살아가는 미혼모(tvN <화양연화>)까지, 이보영은 특별함보다 공감이 가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tvN <마인>에서 이보영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재벌가 며느리다. 최정상 인기 배우였다가 효원그룹 둘째 며느리가 된 서희수로 분한다. 새롭고 은밀한 재벌가에 발을 붙인 서희수가 매사 당당한 행동을 보이며 첫째 며느리 정서현(김서형 분)과 대치한다. 

치정과 배신 등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마인>에 담긴다. 주로 인간애를 주제 의식으로 한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이보영이 기존의 틀을 깨는 강렬함이 있는 <마인>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주목된다.

사랑에 빠진 전도연

전도연이 2016년 tvN <굿 와이프> 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허진호 감독의 신작 JTBC <인간실격>을 통해서다. 

‘멜로 장인’이라 불리는 허 감독의 <인간실격>은 상실을 주제 삼아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길을 잃은 40세 여인과 앞날에 불안감을 느끼는 27세 남자의 이야기다. 최근 멜로 장르와는 거리가 멀던 전도연이 10세 이상 차이나는 연하남과 멜로 연기를 펼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은다.

드라마 관계자에 따르면 전도연은 이번 작품에서 기존 작품과는 결이 다른 연기를 보일 예정이다. 상실감을 느낀 두 남녀를 통해 그려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주제가 무거운 가운데, 최고의 연기력을 인정받는 전도연이 어떤 연기를 펼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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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분당보건소 부지 올스톱 비스토리

[단독] 분당보건소 부지 올스톱 비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펜스로 둘러쳐진 땅에는 드문드문 잡초만 나 있었다. 입구 쪽의 주차 차단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사거리 주변서 이 땅만 ‘이가 빠진 듯’ 공터 상태다. 누가 봐도 ‘목이 좋다’는 말이 나올 법한 위치지만 오늘도 텅 비어있다. “원래 보건소가 들어오기로 했어요. 그전에는 정자1동 행정복지센터(임시 청사)가 있었고요. 노인분들이 휠체어 타고 다니면서 편의시설을 이용하고 그랬어요.” 한 성남시민이 텅 빈 부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는 대기업 사옥, 오른편으로는 상가, 뒤편으로는 아파트가 자리한 이른바 ‘노른자위 땅’이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도를 확인한 뒤 “완전 정자동 메인이네. 부르는 게 값일 것”이라고 했다. 앞 뒤 양 옆 꽉꽉 찼는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3번지 일원 2832㎡(약 854평) 규모의 땅. 원래 성남시 소유의 땅이었다가 용도변경을 거쳐 기업에 매각됐다. 성남시가 ‘기업 유치’를 목적으로 부지의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한 시기는 2015년이다. 2020년 성남시 판교에 있는 한 기업이 4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문제는 그걸로 끝이었다는 점이다. 올해 6월에 이르도록 건물 건립을 위한 삽 한 번 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2022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공사가 어려웠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그 이후에도 해당 부지는 여전히 공터로 남아있다. 한 성남시민에 따르면 주차장으로 사용된 적이 있을 뿐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초 성남시는 정자동 163번지에 보건소를 세우려 했다. 그러다 2015년 11월16일 성남도시관리계획에 의거해 공공청사 부지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성남시는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토지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수 기업을 유치하려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 2016년 1월21일 열린 성남시의회 제216회 경제환경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한 시의원이 “정자동에 있는 공공청사 부지를 매각해서 업무 단지로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지”라고 질문하자 성남시 회계과장은 “고용도 창출하고 시 재정의 효율성도 증대시키고, 실제로 보면 기업체가 유치됨으로써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성남시의회는 2016년 1월과 3월, 5월에 ‘정자동 163번지 기업 유치를 위한 매각’ 안건을 두고 질의와 토론을 진행했다. 두 번의 부결 끝에 2016년 5월24일 안건이 가결됐다. 당시 경제환경위원회 위원장은 “매각 대금이 지역주민들께 일정 부분 투입될 수 있도록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한 뒤 안건 가결을 선포했다. ‘부르는 게 값’ 노른자위 땅 보건소 부지였다가 용도변경 성남시는 2017년 5월23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부지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성남시는 첨단산업육성위원회를 열어 해당 부지에 기업 유치를 위한 공모 지침과 평가 기준을 확정한 뒤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모집 공고’를 냈다.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는 211억원(㎡당 745만원), 감정평가액은 376억원(㎡당 1329만원)이라고 밝혔다. 당시 해당 부지에는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들어선 상태였고 정자1동 행정복지센터(임시청사)는 그해 9월 분당정자 청소년 수련관으로 옮긴다고 했다. 성남시는 부지 매입 자격을 ▲제조업의 연구시설 ▲벤처기업 집적 시설 ▲문화산업 진흥시설 등으로 제한했다. 지식산업, 전략산업, 벤처기업을 유치해 지역발전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성남시는 “성남하이테크밸리, 판교테크노밸리, 분당벤처밸리 등 3대 산업집적지와 한 축을 이뤄 도시 균형발전과 첨단사업 고도화에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부지 매각과 관련해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접수는 그해 7월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 동안 이뤄졌다. 성남시는 공급 신청서, 기업 현황, 사업 계획, 입찰 계획 등을 작성해 성남시 창조산업과에 직접 방문해 제출하라고 고지했다. 8월 중에 개발 방향 이해도, 사업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고 득점 기업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협상을 거쳐 매매계약을 체결한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의회서도 지역 기여 강조 성남시는 ▲기업 현황(정량 300점) ▲사업 계획(정성 500점) ▲토지 가격(20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현황의 경우 규모와 재무 상태로 구분해 각각 70점, 230점을 배점했다. 사업 계획은 사업 평가(200점), 건축 운영(150점), 지역 기여(150점) 등 세 분야로 나눴다. 2018년 4월 성남시는 드림시큐리티가 제안한 소프트웨어 진흥시설 설치 사업 계획이 시 첨단산업 육성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드림시큐리티는 핀테크 서비스와 FIDO 기반의 생체인증 기술,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과 암호를 개발하는 연구·개발 중심의 IT 벤처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남시와 드림시큐리티 간의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성남시 관계자에 따르면, 드림시큐리티 측에서 매입을 철회했다. 이후 재차 공모 절차를 거쳐 ㈜마이다스아이티가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회사 소개서에 따르면, 마이다스아이티는 공학기술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보급 및 구조 분야 엔지니어링 서비스와 웹 비즈니스 통합 설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마이다스아이티는 2020년 2월14일 424억원에 해당 부지를 샀다. 당시 성남시가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마이다스아이티는 1114억원을 들여 연면적 3만963㎡, 지상 15층, 지하 5층 규모의 벤처기업 집적 시설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4개 이상의 벤처기업이 입주하고 판교제1테크노밸리에 있던 마이다스아이티 직원 600명이 모두 옮겨온다고도 덧붙였다. 삽 한 번 안 떠 시민 의문 제기 그러면서 “마이다스아이티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창업보육 지원, 커뮤니티 공간 조성, 청소년 자인씨앗학교를 운영하고 주말에 주차장(240면)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자리 매칭·치매 예방·스마트 제조혁신 등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관련 기관에 무상 지원하고 지역 주민 고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고 했다. 성남시가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서 150점을 배점한 ‘지역 기여’ 관련 부분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공사 완공 시점으로 2023년을 언급하면서 조감도도 공개했다. 당시 성남시 관계자는 “정자동 163번지 부지는 분당벤처밸리 내 벤처기업 육성촉진지구고 인근엔 네이버, 넥슨, 엔씨소프트 등 첨단지식산업 업체가 대거 포진해 벤처기업 집적 시설이 들어서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아시아실리콘밸리 조성의 한 축이 돼 자족 기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지 매각 이후 5년이 지났다. 매각 전인 2019년 12월부터 주민 자율 주차장(90면)으로 사용되던 것도 이제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가 세운 ‘개발 부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안내문에는 ‘본 지역은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개발될 예정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연구/업무 공간 ▲자연주의 인본 경영 공간 ▲시민 행복 공간 등이라고 쓰여 있다. 한 성남시민은 “주민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기업에 매각된 이후 계속 비어있다. 성남시가 부지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시기로 따지면 8년, 마이다스아이티가 땅을 산 시기로 보면 5년째 땅을 놀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성남시에서 어떤 제재를 가하는 것도 아니다. 기업의 사정은 둘째치고 성남시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판교 벤처기업 매입 “구체적인 내용 안내 어렵다” 성남시의회가 2020년 10월16일 진행한 경제환경위원회 제4차 회의서 정자동 163번지 관련 문제가 언급됐다. 매각 이후 8개월이 흐른 시점이다. 당시 한 시의원은 “빨리빨리 언제까지 안 되면 계약위반으로 통보해야 한다. 확인해야 한다”며 “계약위반이 될 수 있는 사항은 꼼꼼히 따져서 빨리빨리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성남시 아시아실리콘밸리 담당관이 “지금 그곳은 설계 단계다. 주차장 사용 문제는 확인해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시의원은 “우리가 정해진 규칙대로 (첨단산업)육성위원회에서 심의했던 내용대로 계약위반이 아닌지 우리가 따져야 하는 거고…(중략)…우리한테 제출한 계획대로 이행을 안 했을 경우 계약위반으로 취소할 수도 있다고 얘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의 이후 성남시의회서 정자동 163번지 관련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설계 변경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협약서에 공사 시점에 대한 부분이 있긴 하다. 다만 그 부분에 단서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이다스아이티서 단서 조항을 통해 공사 기간을 연장해 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올해 상반기 중에 착공하는 것으로 얘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공사 지연에 대한 성남시 대응을 묻자 “더 이상 저희도 같은 사유로는 연장을 안 해주려는 상태”라면서도 “성남시 차원서 마이다스아이티 측에 법적으로 공사를 재촉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사항이 명확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시 직무유기? 제재 못한다 마이다스아이티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사옥을 지을 예정”이라며 “사옥을 처음 세우는 것이다 보니 잘 짓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남시 보도자료에 언급된 부분(지역 기여 관련)이 설계에 포함돼있는지는 답하지 않았다. 홍보팀 관계자는 <일요시사>의 추가 질문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안내가 어려운 점 양해를 부탁한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