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공정'의 사악한 '꼼수' 대해부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8.29 09: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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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독도 우기니 한반도 통째로 넘보나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일본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독도를 둘러싼 양국의 기 싸움이 수면위로 터져 올라왔다. 독도가 갈등의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 영토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중국의 동북공정 위험성이 새삼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잃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영토'의 소중함. 과거 중국과 한반도 사이 국경선은 치열한 전쟁을 거듭하며 경계를 달리했다. 아직도 한반도 위·아래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호시탐탐 영토를 노리고 있다. 우리 땅은 지금 안전한지, 국경선 너머로 고개를 돌려볼 때다.


지난달 동북아역사재단은 한국고대사학회와 공동으로 <동북공정 이후 중국의 변강정책과 한국고대사 연구동향>이라는 주제로 대구 팔공산온천관광호텔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기관은 2007년 이후 약화되고 있는 우리의 역사교육을 우려해 동북공정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 모임을 진행한 것이다. 한편 지난 24일 외교통상부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양국 정상, 총리 및 외교장관이 수교 2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각각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흔적 없는 고구려사

한·중 수교로 중국과 한국의 외교는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시작된 역사 왜곡이 도사리고 있다. 동북공정이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의 줄임말로 중국 동북 변경지방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연구프로젝트를 뜻하며 2002년에 시작됐다.

중국은 고구려사뿐만 아니라 고조선과 발해사까지도 한국사의 영역에서 제외시켜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이 한반도의 정세변화에 대비해 역사적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반도 영토 지배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중국의 속내라는 것이다. 

중국은 이에 앞서 티베트, 몽골,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이 옛날부터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며 '서남공정'을 진행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동북공정 이전에 마무리 되었으며 그 결과 달라이라마는 40년이 다 돼가도록 망명객으로 세계를 떠돌고 있다.

이에 맞서 적지 않은 티베트 승려들이 국가의 독립을 외치며 분신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티베트는 중국의 지방정부로 영원히 전락할 처지라는 안타까운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개입을 꺼리며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또한 중국은 몽골을 대상으로 '북방공정', 미얀마·태국·베트남 접견 지역과 관련한 '남방공정', 대만과 오키나와·필리핀 등지에 대한 '해양변경공정'을 추진해 일대의 모든 국가를 통일시켜 자원을 흡수하려는 영토 야욕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를 향한 동북공정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지만 그 정도는 대단히 심각하다. 고구려·발해유적지의 표지판과 박물관의 안내문, 그리고 교재 및 각 도서에 동북공정에 따른 역사 왜곡 내용을 담아 학술적인 수준이 아닌 중국인들의 기본상식을 바꿔버리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와 후진타오 주석에게 이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해 2007년 2월에 동북공정은 외견상 종료됐다.

하지만 이전부터 중국은 고구려의 유적지를 훼손하며 적극적인 영토 흡수 전략 의지를 보였다. 1990년 중국이 고구려 박작성(迫灼城) 옛터에 만리장성과 유사한 성곽을 세워놓고 만리장성의 동단 기점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내 학자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산 것이다.

중국의 숨은 논리, '단군조선은 없다' '고구려는 중국지방정권'
한반도 통일대비 '북한 중국땅' 시나리오 전략…뒷짐 진 외교

중국은 새로 만든 이 성을 '호산장성'이라고 이름 지었고, 만리장성의 길이를 2만km 늘여 공식 발표까지 했다. 교과서에도 만리장성이 고조선 영토에까지 축조된 것으로 확장하여 표시했으며 현재 호산장성의 입구에는 만리장성의 동단 기점이라는 현판이 버젓이 걸려 있다.

공정이 진행되던 2004년에 중국은 더욱 적극적으로 세계에 고구려사 편입의도를 드러냈다. 중국은 자국 내에 있는 고구려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일을 북한과 함께 추진한 것이다. 북한지역에 소재한 유적 가운데 고구려 고분군 총 63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당시 국내 언론은 이를 집중 보도했다.


이를 두고 한 교수는 "고구려 문화유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내에 있는 고구려 문화유산을 홍보하면서 고구려사를 중국사 일부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활용할 것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의 유적지 훼손과 동북공정으로 한국의 감정이 악화되자 중국이 2004년 8월에 한국에 특사를 파견해 양국 간 5개 양해사항이 이루어졌다.

이를 연구한 전문가는 "내용을 검토해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제를 잠시 덮어두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이해된다"며 "얕은 수준의 양해가 이루어진 것이다. 더욱이 고구려사가 한국사라는 것을 인식한다는 것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는 여지로 남아 있다"라고 논문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백두산 생수를 올림픽 공식 음용수로 지정하면서 또 한 번 국내에 논란을 일으켰다. 음용수의 이름은 '칭바이성수이'로 이는 백두산의 중국 지명인 칭바이산을 세계에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외교통상부의 견해를 듣기 위해 <일요시사>가 관계자와 직접 통화했다. 외교통상부는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외교부의 영토해양 담당자는 "중국의 역사왜곡과 동북공정 때문에 발생할 영토분쟁에 대책이 있느냐"는 취재기자의 질문에 대해 "중국과 영토 분쟁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넋 빠진 외교부 "분쟁 없다"

중국의 만리장성 연결, 고구려사 유적 훼손, 잘못된 내용의 표지판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들어 알고 있지만, 학자들과 연구한 결과 그 지역에 명나라의 유적과 고구려의 유적이 같이 있어 우리가 중국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처지다. 확실한 자료도 없어서 시정요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는 모호한 이야기로 말끝을 흐렸다.

또한 중국의 백두산 생수 공식지정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담당자가 아니었지만 외교부의 공식적인 항의나 시정요구는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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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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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