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민주당 경선>'저평가 우량주' 김두관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8.27 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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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숨은 저력 "기필코 판 뒤집는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8월 24일 '환상의 섬' 제주에서 민주당 대선경선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민주당 경선은 모바일 개표 오류라는 진통을 겪으며 초반 삐끗했다. 내홍 속에서 열린 첫 뚜껑은 당초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가 6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세 명의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2위를 차지한 손학규 후보와 3위 김두관, 4위 정세균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문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로써 경선은 중반전에 이를 경우 후보 간 합종연횡이 중대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후보가 바로 '저평가 우량주'인 김 후보임에 틀림없다.

민주통합당의 제주 첫 경선은 제주지역 총유권자의 10%에 달하는 3만6329명의 선거인단 중 2만102명(55.3%)이 투표해 당초 '1.5부 리그'라도 돼야 한다는 민주당의 흥행부진 우려를 불식시켰다. 결과는 당초 예상대로 그동안 ‘대세론’을 점해왔던 문재인 후보가 1만2023표로 59.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막판에 '당심'을 장악하며 두각을 나타냈던 손학규 후보는 4170표(20.74%)로 2위, 김두관 후보는 2944표(14.65%)로 3위를 차지했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막판까지 사생결단 추격

대선의 거대한 판도를 결정할 민주당 경선은 시작과 함께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주말 제주를 시작으로 뚜껑이 열리는 경선을 두고 수많은 시나리오가 쏟아지며 경선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여론은 지금까지 우위를 점했던 '문재인 대세론'보다는 혹시 모를 대이변에 무게를 두며 손 후보와 김 후보의 역전드라마를 점쳤다.

그 중에서도 이목은 단연 김 후보에게 쏠렸다. 김 후보가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의 지지와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으로 민심을 흔들었던 손 후보의 그늘에 가려져 이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한자리 지지율로 답보상태를 보이며 멀찌감치 뒤처졌던 김 후보의 사생결단 추격전이 민주당 경선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며 김 후보의 선전을 염두에 둔 '초박빙승부'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제주경선은 문·손·김 세 후보의 박빙이 예상됐고, 울산에서는 김 후보가 선두를 다툴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뚜껑이 열리면서 역시나 김 후보에 대한 평가는 '저평가 우량주'라는 아쉬운 결과로 드러났다.

김 후보가 저평가를 받은 이유에 대해 김 후보 캠프 정진우 부대변인은 "김 후보가 도지사직 사퇴 여부를 두고 주춤한 사이 준비된 다른 후보들이 앞서 치고나가면서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캠프 측은 두 번째 이유로 김 후보가 아직 '여의도식 정치'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관계자는 "김 후보는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다. 이 때문에 민평련 모임에서 김 후보가 정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당시 김 후보는 중국 투자유치설명을 끝내고 새벽에 귀국해 굉장히 피곤한 상태로 모임에 참석했다.

패널이 굉장히 쉬운 질문을 던졌는데 김 후보가 '잘 모른다'라고 솔직히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다른 정치인 같으면 임기응변에 능해 충분히 에둘러 말해 위기를 모면했을 텐데, 중앙정치무대에 익숙하지 않은 김 후보는 아직 이점에 서툴러 공격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반평생 지도자 인생
세력은 자율 의병군

캠프 관계자는 초반 김 후보 측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일으킨 점을 세 번째 이유로 들었다.


그는 "처음에 김 후보에게 들어오는 인터뷰 요청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그만큼 '김두관의 등장'이 이슈가 된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지나치면 실망도 큰 법이다.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라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예비경선에서 문 후보와 대치구도를 이루고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던 것을 '전략적 실수'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것을 두고 네거티브 공격이 아니라는 주장은 분명히 했다.

김 후보 측은 "수비와 공격 모두 대선후보에겐 홍보수단이다. 하지만 초반에 지나쳤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앞으로 어떤 전략을 쓸지는 김 후보의 선택이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가 저력을 발휘할 인물로 부상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 후보가 '우량주'로 평가 받는 공통된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김 후보는 이미 검증이 끝난 인물이라는 것이다. 김 후보는 남해군 이어리 이장에 선출돼 일찌감치 정치권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김 후보는 빗자루를 들고 마을 청소를 하고 다녀 '빗자루 이장님'으로 불렸다. 당시 김 후보 나이 서른이었다.

이후 남해군수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남해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김 후보는 '보물섬 남해'라는 브랜드 론칭을 시작으로 남해군 기후에 맞는 사계절 잔디를 개발하며 '그린플랜'이라는 사업에 주력했다. 공사 중이던 월드컵경기장에 잔디를 납품해 남해군의 수입원을 늘리는 것이 사업의 골자였다.

또한 축구전지훈련장 건설, 독도인 마을을 조성했다. 이를 두고 "돈 없고 가난하고 바다일 힘들어서 얼굴에 인상만 쓰고 있던 남해사람들이 김두관 이후 주머니가 많이 두둑해졌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김 후보는 2008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행정자치부 장관직을 무난하게 수행했다. 말투와 결음걸이까지 비슷해 '리틀노무현'으로 불린 김 후보는 장관을 그만두고 고향 경남에서 도지사와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낙선을 거듭하며 좌절을 맛봤다.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경남도지사에 당선되어 6년의 설움을 말끔히 씻었다. 당선이 확정되자 김 후보는 "지역주의라는 나무를 쓰러뜨리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여덟 번 찍었고 내가 마지막 두 번 더 찍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역주의라는 거대한 나무는 쓰러지고 말았다"라고 감회를 표현했다.

첫 제주도 경선 3위 "그 정도면 선전했다"
'안방' 부산·경남 지역이 전세역전 전환점

김 후보는 도지사직을 맡으며 가지고 있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경남민주도정협의회'를 설립해 공동지방정부 수립이라는 공약을 지킨 것이 주목할 만한 공적이다.

김 후보 측은 "김 후보는 이미 소통령과 중통령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오랜 지도자의 자리에서 고뇌와 결단을 거듭했다. 경남도지사를 할 당시 김 후보 특유의 친화력과 설득으로 이해와 대화 협상을 끌어냈다"라고 당시를 평가했다.


김 후보가 막판 저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두 번째 이유는 김 후보가 저평가를 받은 이유로 꼽혔던 여의도식 정치경험 부족과 당내 세력이 미력하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는 순수한 사람이다. 정치기술이 부족해 중앙정치무대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직 서툴지만 이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역대 경선에서 임기응변과 정치기술에 능한 사람보다는 개인적인 역량이 가장 뛰어난 인물이 1위를 차지했던 것을 보더라도 김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예측했다.

미력한 당내 조직력에 대해서 그는 “다른 후보들의 조직을 '정규군'이라면 김 후보의 세력은 '의병군'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자발적인 지지모임을 통해 조직이 구축됐으며 이는 역동성과 확장성이라는 강점을 가진다. 김 후보의 지지 기반은 '국민참여조직'이라는 점에서 국민참여경선과도 일맥상통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후보의 지지모임은 '두드림' '참여정치토론' '피어라들꽃' '두지모(김두관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 '열린정책포럼'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충주지역에서 시민활동가 300인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들은 "김 후보는 우리 같이 가난하고 차별받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이자 새로운 희망"이라며 "김두관 대통령 만들기에 전 가족이 나설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더 눈여겨 볼 대목은 김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여러 가지 면에서 대척점을 이뤄 본선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한 전문가는 "박 후보는 궁중정치, 아버지의 후광, 엘리트와 권력주의, 모든 것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된다. 반면 김 후보는 서민정치와 농민운동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고 엘리트 출신이 아니다. 권력주의와는 거리가 먼 인물로 모든 면에서 박 후보와 대립각을 이룬다"라고 평했다.

사퇴한 박준영 '반문재인'
향후 전개될 합종연횡 주목

'김두관주'가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경선을 앞두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김 후보를 둘러싸고 묘한 움직임이 일어났다.

최근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김 후보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얘기를 나눠봤는데,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해 김두관-정운찬-안철수가 본격 행보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3선을 달성한 조경태 의원이 김 후보의 캠프에 합류한 것도 김 후보로선 상당한 우군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조 의원은 중도사퇴한 박준영 전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지면서 "박 전 후보가 김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정치권의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 전 후보가 사퇴 직전 김 후보와 '모종의 통화'를 했고, 사퇴를 전후해 조찬을 함께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박 전 후보가 김 후보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박 전 후보 측은 "김 후보와 조찬은 없었다"라고 일축했지만 <일요시사>가 김 후보 캠프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의 조찬모임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 측은 "박 전 후보는 대통합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분열되었을 당시 민주당에 남아있던 인물로 참여정부 인사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사퇴한 박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손 후보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동안 박 전 후보가 김 후보에 대해서는 비난을 아꼈던 만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는 김 후보의 합종연횡 전략이 활로를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이길 자는 오로지 서민출신 이장님 뿐
결선투표까지만 2위 유지하면 반드시 승산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정세균 후보의 사퇴여부도 김 후보로서는 2위 싸움을 두고 노려볼만한 최대 변수로 꼽힌다. 문제는 손 후보와의 싸움이지만 울산·부산·경남권에서 우위를 점하고 2위로 결선투표에 진입하게 된다면 충분히 본선 무대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역대 민주당 경선은 예상을 뒤엎는 이변이 속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2년 경선 당시 '대세론'을 점하며 줄곧 1위를 달렸던 이인제 후보는 초반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던 노무현 후보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내주며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다.

올해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도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전국 지역 순회 대의원 투표에서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던 김한길 최고위원은 막판에 고작 0.5%p 차이로 이해찬 당대표에게 1위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막판 모바일투표와 서울 경선을 거치며 1637표 차이로 이 대표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던 것.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첫 결전지인 제주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지난 2002년 대선 경선과 사뭇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당시 경선에서는 당대표를 지낸 한화갑 후보가 대세론의 주역인 이인제 후보를 근소한 표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고, 노무현 후보는 한참 밀린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후 조직력을 앞세운 한 후보도 대세론을 점했던 이 후보도 노 후보의 수도권 한강상륙작전에 밀려 고배를 마셨고, 그렇게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노 후보는 강력한 대권재수생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청와대에 입성했다.  

따라서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제주 경선에서 문 후보가 59.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한 사실이 향후 경선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2년 제주 경선 결과와 마지막 결과가 너무도 달랐던 충격적 이변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02 이변 출발지 제주
'3위 돌풍' 지켜보라

김 후보의 현재 제1목표는 바로 앞선 손 후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문 후보와 지지세가 겹치는 영남권 경선에 사활을 건다는 복안이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는 1959년생으로 아직 젊다.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녔다. 역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주경선 후보 중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이다. 앞으로 경선무대에 적응을 하면 장점을 살려 진가를 드러내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다"라며 "요즘 김 후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좋은 징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정치전문가는 민주당 경선후보들을 두고 "문 후보는 갈수록 밑천이 드러나는 케이스이고, 손 후보 역시 갈수록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뒤늦게 추격전에 나선 김 후보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상승세가 기대되는 만큼 '유망한 우량주'의 선전을 기대해 볼만 하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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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