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대역전극 노리는 손학규의 '비책' 공개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8.22 17: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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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는 드라마 연출해야 본선서 이긴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의 추격이 시간이 갈수록 가속을 붙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서서히 '손풍'이 불기 시작한 것. 이대로 역전에 성공한다면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되는 것이다. 거품기 쫙 뺀 손 후보의 진면목이 이제야 조명을 받기 시작하며 지지율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정치권의 핵심인물들도 손풍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며 움직이기 시작한 손 후보의 추격전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의 당내 지지율은 여전히 1위다. 비문(非文)진영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산한다 해도 문 후보의 지지율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수치가 이러한데도 문 후보의 대세론은 추진동력이 다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학규 후보의 캠프는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으로 일관되고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민평련(민주평화연대)과 DJ민주화 인사, 그리고 당내 대의원들의 합류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손 후보는 '불안한 상수'인 문 후보를 따라잡는 '힘 있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손풍'에 '문풍' 꺼지나 
'대세론'은 곧 '필패론'

손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14일 공식 출범했다. 선대위는 전·현직 의원 등 36명으로 구성됐으며 범민주세력의 적통성을 잇는 통합형, 화합형 인선이 특징이라고 캠프 측은 설명했다.

선대위 출범으로 탄력을 받은 손 후보 캠프의 분위기는 여타 민주당 경선후보 캠프보다 분주하고 활기차 보였다. 손 후보 캠프는 '손풍'의 진원지로서 손 후보의 상승세를 여실히 보여주며 문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러한 손 후보의 상승세는 계속 탄력을 받아 '문재인 대세론'이 곧 꺾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매체는 "원래 대세론은 현실정치에선 약한 고리"라며 "대세론은 언제나 깨지기 마련이다. 당내에서 깨지지 않는 대세론은 결국 본선 패배의 원흉이 됐다. 2002년 이회창 대세론을 깨지 못했던 신한국당은 '노무현 바람'에 처참한 패배를 당했고, 2007년 정동영 후보를 내세웠던 민주당은 '호남필패론'만 재확인했다”며 고착된 문재인 대세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당내에 불었던 대세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로 2002년 새천년민주당의 '이인제 대세론'도 '노무현 대안론'에 무너졌다. 이인제 당시 민주당 경선후보는 '조순형 대세론'을 꺾고 '이인제 역전론'을 일으키며 첫 경선 지역 인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조직력을 앞세워 민주당 경선판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이 후보는 지지율 30% 내외를 기록하며 상대 진영인 이회창·정몽준 한나라당 후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경선이 진행될수록 지지율 3%의 노 전 대통령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경선 대결은 노 전 대통령과 이 후보 양강 체제로 굳어졌다. 당시에는 오래전부터 대세론을 점해왔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이런 가운데 경선 초반 한 자릿수 지지율로 보이지도 않던 노 전 대통령이 이인제 후보를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이회창 대세론에 대적할 만한 인물로 급부상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이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리면서 민주당의 경선은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었고 이 '대역전극'은 그대로 본선에 영향을 미처 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었다.

바로 이 대목이 손 후보 측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손 후보 측이 노리는 대역전극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와 맞설 수 있는 건실한 후보로 급부상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있다. 문 후보의 대세론을 무너뜨리면 지금 홀대받는 민주당의 경선이 자연스럽게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손 후보 측의 분석이다.

'당심'은 잡았고 이제는 '민심' 차례
손학규 "문재인 대세론은 이제 없다"

오는 24일 제주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민주당 대선경선 본선에서 손 후보가 꺼내들 카드는 정책과 조직력으로 압축할 수 있다. 손 후보 정책의 요지는 캠프에서 슬로건으로 내건 저녁이 있는 삶에서 잘 읽을 수 있으며, 이 슬로건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젊은 층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손 후보는 정책개발에 관심을 두고 계속 주력해 왔다"며 "손 후보가 유럽여행 중에 한국에 비해 유럽의 근로자들이 적게 일하면서 임금은 많이 받으며 생활하는 모습을 굉장히 인상 깊게 보았다.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자는 아주 자연스러운 바람이 슬로건으로 나타난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손 후보가 내놓은 정책 중에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제와 노동시간 상한제, 청춘연금제도, 전월세 주택 등록제, 고교무상교육제도는 이러한 슬로건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손 후보는 또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에서 서울대와 거점 지방 국립대 공동 학위제 운영, 한시법인 '지방분권촉진특별법' 시한 연장, 지역발전정책 추진 총괄기구 신설 등을 주장해 지역정책에 대한 구체성과 정책의지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손 후보 측은 "정책콘텐츠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후보보다도 경쟁력이 있으며, 경선과정에서 이러한 장점이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손 후보는 정치권의 유명인사, 그리고 당내 의원들과 손을 잡으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에서 손 후보가 1위로 뽑힌 데 이어 지난 10일 민평련 인사들이 손 후보의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에 손 후보의 캠프에 합류하는 민평련 소속 인사들은 설훈, 우원식, 박완주, 김민기, 이춘석 의원을 비롯해 이기우 전 의원, 김비오 부산 영도위원장, 박우섭 인천 남구갑위원장, 최민화 민평련 운영위원 등 9명이다.

이들은 이날 입장발표문을 내고 "민평련 1등 지지후보인 손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후보가 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는 길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이번에 손 후보 캠프에 합류한 우 의원은 매체를 통해 "손 후보는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충분히 있다"며 "앞으로 토론과 대국민 접촉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손 후보의 입지가 단단해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규성 민평련 회장은 "손 후보는 저희와 재야운동을 열심히 하신 분이다. 그래서 동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표심 적중 슬로건
유력인사 대거 영입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도 손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임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를 지냈고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총괄한 '햇볕정책의 전도사'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친노인사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손 후보 캠프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정치권의 추측이 있었다. 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지사를 영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이 전 지사는 매체를 통해 "민주당 대선경선후보 캠프에서 영입제의를 받았지만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으며 손 후보와 각별한 사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 후보 측은 "손 후보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민평련 투표 1위와 컷오프 통과를 계기로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손 후보 캠프에 합류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손 후보의 캠프는 매머드급 인사 영입으로 1차 출정식을 마쳤다. 임 전 장관은 상임고문으로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 이낙연 의원, 최영희 전 대통령 직속 여성청소년위원장 등 3명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우 의원이 선거대책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선거대책본부는 분야별로 10인의 인사들이 맡고 있으며 홍보미디어본부장에 장세환 전 의원, 정책본부장은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지낸 박순성 동국대 교수가 각각 맡게 됐다.


손 후보의 핵심 슬로건인 '저녁이 있는 삶'과 '맘 편한 세상'을 각각 이름으로 정한 본부도 구성하고 이춘석·전정희 의원이 각각 총괄하기로 했다. 원내 비서실장은 최원식 의원이, 원외 비서실장은 김영철 전 시민방송 이사장이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캠프 대변인은 김민기·김유정 공동대변인 체제로 꾸려졌다.

이제부터는 '친손' VS '비손'의 대결
'문-안'의 조합보단 '손-안' 구도로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이번 인선은 햇볕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정부의 대표적 인물인 임 전 장관의 상임고문 영입과 우 의원을 필두로 한 민평련 인사들이 참여한 민생과 통합의 인선"이라고 밝혔다. 손 후보 측은 "손 후보의 캠프는 민평련과 DJ측 그리고 친노세력도 아우르는 조직으로 경선이 시작된다면 응집력은 있지만 확장력이 없는 문 후보를 충분히 압도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경선 대결을 위해 진영을 갖춘 손 후보는 경선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받아 한판승으로 대통령 후보에 오르지 않는 한 당내 경선 2위로 문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손 후보는 2위 이하 표를 흡수하여 문 후보를 상대로 4:1 싸움을 펼치거나 문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연대를 염두에 둔 3:2의 전략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정치평론가들은 민주당 내 분위기가 손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문 후보가 컷오프 토론회나 연설회 내내 참여정부 필패론으로 공격받는 등 친노 꼬리표가 따라다닌 것이 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매체를 통해 "손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문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반노진영에서 2, 3, 4, 5위 후보 간 뭉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우선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당내에선 친노 후보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결선투표를 시작한다면 손 후보가 가장 보수적인 중도성향의 인물로 중도층의 표를 가장 많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평도 있다.

결선투표로
막판 뒤집기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매체를 통해 "손 후보는 민주당 주자 중 가장 보수적이면서도 중도성향에 가까운 인물"이라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의 표를 가장 많이 가져올 수 있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그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인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문재인-안철수' 조합보다는 '손학규-안철수' 조합이 낫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영남과 영남, 2030과 2030 등이 겹치는 '문-안'보다는 수도권과 영남, 2030과 50대 이상, 중도의 제곱을 이루는 '손-안' 조합이 경쟁력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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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