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20대 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국회와 중앙선관위에선 유의미한 선거제도와 관련해 세미나와 시연회가 동시에 개최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선 오후 2시부터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사)21세기경제사회연구원(이사장 유준상)이 주최한 ‘사전투표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가, 같은 시각에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대회의실서 열린 ‘부정선거 반박 시연회’였다.
두 행사는 최근 야권 일각서 제기됐던 21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해소와 함께 선거 때마다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준상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4월15일, 코로나19 속에서도 제 21대 총선을 무사히 치렀으나 여러 논란들이 제기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특히 사전투표에 대한 문제로 인한 소송사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한 위성정당 출연 등 후유증을 낳았다”며 “이 같은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개선 목소리가 높아졌기에 공정하고 투명한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을 위해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주영 국회 부의장도 “20대 국회를 하루 앞둔 오늘 사전투표 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옳은 민의가 반영됨으로써 공정한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우택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사전투표에 안전성, 지지율 차이의 불신을 해소하고,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기라성 같은 분들께서 심도 있게 토론을 해주셔서 걱정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발제에 나선 14대 의원을 지낸 강수림 변호사는 “헌법 41조엔 선거일에 직접 유권자들이 참석해 직접 투표하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법률가 입장서 사전투표제는 예외적인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010년 1월27일, 조기 투표제 폐지를 추진했다. 조기 투표제가 투표율 제고 효과가 있는 데 반해 부정선거의 온상이 됐고 실제로 부정선거 사실이 발각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사)21세기경제사회연구소 주최
“본말 전도 현상 및 심각한 후보선택권 왜곡” 주장
강 변호사는 “사전투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선거일 법정주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본 투표일은 1일인데 반해 사전투표일은 이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투표는 본 선거의 예외적인 성격으로 예외는 원칙보다 커서는 안 된다.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사전투표제의 축소를 주장했다.
지난 4·15총선서 유일하게 전북지역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당선된 이용호 의원도 “상당수 지역에선 사전투표율이 본 투표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던 바 있다.
안전성과 보안성에 대한 결여 문제 및 여론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전투표는 본 투표에 앞서 4~5일 전에 이틀 동안 치러지게 되는데 사전투표 후 후보자들의 검증 과정서 불거지는 내용을 접하지 못하는 등 이른바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투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이 외에도 ▲전자개표기 대신 전자투표제 실시 ▲사전투표 용지의 투표관리관 사인 날인의 문제 ▲비례대표제 개선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채익 의원(행정안전위원회 미래통합당 간사)은 발언에 앞서 이날 민주당 소관 상임위 의원들의 불참을 두고 “집권여당이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사전투표제는 후보 선택권이 심하게 왜곡되는 문제가 있다. 수명을 다한 것”이라며 “부재자 투표는 유지하되 사전투표제는 폐지 또는 1일, 3일 전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6대 의원을 지냈던 심규철 변호사는 “법리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이번 총선서 사전투표율이 31% 차이였는데 본 투표율에선 8% 차이가 났는데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엔 이채익 미래통합당 의원, 심규철 법무법인 에이펙스 변호사(16대 의원), 이홍종 (사)정책연구원 풀울림 원장, 석종근 바른선거 시민모임 중앙회 공동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했고, 유준상 (사)21세기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11, 12, 13, 14대 의원)이 좌장을 맡았다.
한편 세미나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