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진단하는 '대선주자 패션코드' 엿보기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8.10 18: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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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가 허락하는 한 옷을 잘 입어라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대선을 향한 잠룡들의 움직임이 더욱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출판, 녹화, SNS 관리에서부터 인사, 공약, 정책 그리고 잘나가는 후보 흠집 내기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하지만 아무리 바쁘더라도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타일이다.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입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옷.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 맞춤형 연출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패션코드를 엿보았다.  

주목받는 3인방 대선주자가 일제히 예능프로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시간차가 있었지만 각 후보자의 복장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는 빨간색,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는 주홍색,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보라색 계통의 밝은 상의를 입었다는 점이다. 스타일을 통해 부드러움과 친밀한 이미지를 심어 부동층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것이 세 후보의 공통된 속내는 아니었을까.

<힐링캠프> 코디 적절했나?
 예능프로 복장 진단해보니

예능프로가 잠룡들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 거점으로 여겨지지만, 무턱대고 나가 오랫동안 얼굴만 비출 수도 없는 일이다. 후보들은 일단 TV를 통해 여지없이 드러나는 말투와 목소리 그리고 복장에 대해 세심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일생을 바친 정치 발자취보다 이러한 찰나의 순간이 유권자에게 더욱 강한 이미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진주 이미지퍼스널 소장은 "정치에서 이미지는 그 자체로 메시지"라며 이미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힐링캠프>에서 빨간색 티셔츠와 진회색 재킷, 그리고 회색 목도리와 같은 색 상·하의를 입었다. 강 소장은 박 후의 복장에 대해 "회색 컬러의 바지 매칭은 요즘 하는 전형적인 전투복 차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빨간색을 매치한 것은 현재 새누리당의 컬러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며 박 후보가 입은 빨간색 티셔츠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 시청자는 박 후보의 이날 복장에 대해 "주로 회색을 입어서 박 후보가 나올 때는 흑백 TV를 보는 것 같았다”라며 “시대에 뒤떨어지는 박 후보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이날 코디가 예능프로에는 어울리지 않는 미스매치라며 혹평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시민은 이날 스타일에 대해 "우아하며 안정감이 느껴지는 단정한 복장이었다"며 "확고한 정치적 신념과 리더십이 표현된 것"이라고 말해 박 후보의 옷차림이 강점을 드러내기에 적절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문 후보는 검은색 목폴라와 검은색 바지 그리고 오렌지색 점퍼를 입고 출연했다. 강 소장은 문 후보의 복장에 대해 "오렌지컬러로 다소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친근한 이미지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문 후보의 코디를 긍정적으로 보았다.

문 후보의 복장에 대해서도 "검정색 목폴라가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답답한 정치를 보는 것 같았다"라며 내켜하지 않는 시청자가 있는 반면 "오렌지색은 튈 수 있어 조화가 필요한 색인데 문 후보와 잘 어울렸다"라며 문 후보의 친화력을 암시하는 좋은 코디였다고 호평한 시민도 있었다.

대선전 가열되면서 후보 간 드러나는 극명한 패션 스타일
<힐링캠프> 회색은 낡고, 셔츠는 뻔하고, 목폴라는 답답

안 원장은 이날도 평소와 별 차이가 없었다. 남색바지와 하늘색 재킷, 안에는 보라색 체크무늬 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출연했다. 안 원장의 스타일은 딱히 코디랄 것도 없다. 강 소장도 “항상 하는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로 친근하고 편안한 복장이다”라며 간략히 설명했다.

안 원장의 의류 패턴이 거기서 거기다 보니 이렇다 할 호불호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지루하다. 변화를 보고 싶다”라는 의견과 “소박하고 안정적인 정서를 보여준다”라는 견해 정도다. 

정연아이미지테크의 정연아 대표는 세 후보의 <힐링캠프> 출연 복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진단했다. 안 원장과 문 후보에 대해서는 성공적인 코디였다는 평가를 하는 반면, 박 후보의 진회색 재킷과 빨간 상의, 와인색 구두에 대해 오버센스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며 전문적인 코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박 후보가 <힐링캠프> 1부에서 입은 복장은 조화롭지 못했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가 장식한 브로치의 여러 가지 색은 야당을 상징하는 것이고, 빨간 상의는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강 소장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박 후보가 갈아입은 밝은 회색 니트와 머플러는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고 적절한 코디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박 후보의 일관된 회색 복장에 대해서는 흑과 백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젊은층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정 대표는 안 원장의 이번 코디는 ‘베스트코디’라고 극찬했다. 지지율 향상의 효과를 누린 것도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에 맞춰서 복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진한 블루 바지에 연한 하늘색, 그리고 잔잔한 체크무늬는 감각 있는 정치인의 느낌을 주었고, 포켓 칩으로 격식을 차려 너무 가볍지 않은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성공적인 코디였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그가 가진 감성적 성격이 스타일에도 그대로 묻어났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가 입은 재킷의 색은 비비드오렌지 컬러에서 세련미가 느껴졌으며 부드러운 이미지와 친화력, 친밀감으로 유권자를 어필하는데 성공적인 코디였다고 평했다.

코디로 엿보는 정치성향
스타일도 또 다른 전략

박 후보의 패션은 원래 치마정장 차림 일색이었다. 공식석상에서는 거의 치마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힐링캠프>에서 바지정장을 입은 모습은 박 후보가 코디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였다는 방증 중 하나이다.

박 후보가 추구해야 할 이미지 전략은 퍼스트레이디 이미지에서 탈피해 당찬 커리어우먼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치마정장보다는 바지정장을 입도록 권유받았다. 그리고 무채색이거나 브라운 계열의 정장이 많아 원색계열로 변화를 줄 것과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단정한 스타일보다는 편안한 복장을 하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았다. <힐링캠프>출연에 블라우스가 아닌 셔츠를 입은 것도 이러한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딱딱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박 후보에게 이러한 보완책은 박 후보가 가지고 있는 ‘외유내강’ 카리스마를 강조하는데 일조했다는 평도 있다.

안 원장의 스타일은 ‘예술가적인 개성’으로 표현된다. 밝은 와이셔츠에 세미정장 차림은 젊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패션 전문가의 의견이다. 또한 미디어를 통해 등산용 배낭을 메고 다니는 모습이 알려져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안 원장의 패션스타일이 증명됐다. 이런 스타일은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확실한 이점이 있다. 안 원장의 장점이 기성정치 세력과의 차별성에서 오는 만큼 안 원장의 스타일 역시 이러한 정치성향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일부 기사에서 언급됐듯이 너무 편안한 복장 때문에 카리스마가 약간 묻힌다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안 원장이 대권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노선에 맞는 이미지 전략에서 아직 자유로운 편이라 할 수 있다.

장점 잘 살린 대선주자 맞춤 코디는?
패션도 경쟁력, 스타일로 표심 잡아라

문 후보는 전형적인 '선비'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단정하고 편안하며 신뢰가 가는 복장을 즐겨 입는다는 것이다. 반면 너무 안전하게 갖춰 입은 탓에 카리스마가 부족해 보이고 유약한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문 후보는 코디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특전사 시절 사진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강한 지도상 이미지를 심을 수 있었고 야구복 차림으로 배트를 휘두르고 유도복을 입고 선수들과 뒹구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성인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 남성성을 과시함으로써 이러한 평가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평가이다.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네거티브 공략으로 정치권도 유권자도 참으로 피곤하다. 이 숨 가쁜 대결 속에도 정치판은 이미지 전쟁을 통해 표심을 흔들어야 한다. 바야흐로 정치와 패션이 만나는 시즌이다. 한 전문가는 "이미지는 시각에 의해 구체화된다. 정치와 이미지, 시각의 접점은 패션이다"라며 "진보든 보수든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길 원하는 정치인이라면 패션 센스는 필수 덕목"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부동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정치인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미국 패션전문지 <우먼스웨어데일리(WWD)>는 최근 공화당 경선후보자의 패션에 점수를 매겼다고 한다. 대부분의 인사가 하위점수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총체적으로 패션감각의 부재를 드러냈고, 단순히 넥타이 색깔로만 자신의 이미지를 어필하려는 초보적인 수준의 전략을 쓰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정치와 패션이 만나는 시대
이미지 전쟁으로 표심 공략

우리나라의 대선후보들을 평가하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인과 이들을 평가하게 될 유권자 모두 참고할 만한 사실이다.

한 의류 전문가는 "잘 갖춰 입은 복장은 품위와 개성이 돋보이고 예의가 있어 보인다. 또 맵시 있게 차려 입은 옷이 좋은 인상을 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전문성과 권위, 책임을 드러내는 제복을 입은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도 옷이 주는 힘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물며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사람에게 패션이 얼마나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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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