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선 불출마설 파문 실체 추적

  • 이해경 lovehk@ilyosisa.co.kr
  • 등록 2012.05.09 14: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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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까지 뒤흔든 해프닝 “누가 왜 흘렸나?”

[일요시사=이해경 기자] 난데없이 흘러나온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대선 불출마설’로 지난 한 격랑에 휩싸였다. 그의 불출마설에 ‘안철수 영입론’과 함께 ‘김두관 대망론’ ‘김두관과 연대설’ 등 온갖 추측과 의견이 분분했다. 또한 문재인 관련주는 급락했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김두관 경남지사 관련주는 급등하는 등 문 고문의 불출마설이 보도된 지난달 30일 대한민국은 ‘문재인’으로 한바탕 떠들썩했다. 하지만 문 고문 측은 “소설 같은 이야기일 뿐”이라며 관련설을 전면 부인했다. 문재인 대선 불출마설 파문의 실체를 추적해봤다.

파문의 발단은 한 언론 보도 때문이었다. 지난달 30일 모 언론에 따르면 문재인 상임고문의 친인척은 “총선이 끝난 직후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선 출마에 대해 물었는데 문 고문이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면서 “문 고문이 정치를 하지 않겠다던 기존 입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인사는 “문 고문이 TV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고, 이로 인해 대권에 대한 생각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부산에서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고 당 안팎에서도 친노 일색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불출마를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에 맞춰 문 고문이 이런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이후 명확히 선을 긋기로 가족들과 방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보도로 시작된
불출마설 논란 파문

이 같은 내용은 인터넷과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네티즌은 “문재인님에게 향한 억측과 흠집 내기,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반대세력들이 너무 말도 안 되게 말을 만들어 유포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고 “문재인이 대선 불출마라…그렇다면 안철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인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다. 기사를 읽어보니 확정된 건 아니군요. 부디 현명한 판단 기다립니다”라며 문 고문의 확실한 결정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두관 경남지사 측도 사실관계 확인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김 지사 측의 한 관계자가 본지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냐, 신빙성 있는 보도냐?”고 묻는 등 사실확인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기자와 의견을 교환한 이 인사는 차후 “주식 관련 작전기사 아니냐?”는 조심스런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바른손이 12.1%나 급락했고 우리들생명과학은 11.38%, 우리들제약은 7.08%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김 지사가 주목 받으며 신공항관련주들(한라IMS, 두올산업 등)은 모두 15%가량 급상승세를 보였다.

문 고문이 불출마하면 김 지사가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에 그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신공항 관련주들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주 폭락=>김두관주 급등, 의도적 ‘작전세력’ 개입?
문재인 측 “여의도 사무실 계약 준비…전혀 사실무근”  

하지만 문 고문 측은 즉각 나서 불출마설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 전시회 개관식’에서 만난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기자의 불출마설에 대한 질문에 헛웃음을 지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기가 막혀했다.

윤건영 노무현재단 사무처장도 언론과의 통화에서 “분명히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지만 보도가 나갔다. 소설일 뿐”이라며 관련설을 전면 부인했다.


윤 사무처장은 이어 “문 고문은 관련 얘기를 듣고 허허 웃으시기만 했다”며 “웃음이 나올 정도의 근거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한 “며칠 내로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기 위한 계약 준비까지 하고 있다”며 불출마설을 단호히 일축했다.

불출마 소식
배경과 원인은

그러나 강력한 대권주자의 불출마 소식에 정치권은 서둘러 그 배경과 원인분석에 나섰다. 일단 정가에서는 문 고문의 대권 출마 선언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정치권에서는 문 고문의 대권 도전 선언이 올해 초께 이뤄질 것이라 전망했었고, 다시 올 초에는 ‘총선이 끝난 직후’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이 모두 빗나가고 4·11 총선에서 생각보다 큰 바람을 몰고 오지 못하자 문 고문의 행보가 더욱더 더뎌지게 되면서 이런 설이 나돌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대권주자들에 비해 ‘권력의지’가 약하다는 점도 불출마설이 나돌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부터 정치참여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해 왔고 “안철수 원장이 나선다면 적극 돕겠다”는 발언이나, 권력의지가 약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권은 관심 없다”며 “내 목표는 대선”이란 의지를 드러낸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나 몇 달 전부터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사실상 대선캠프를 구축한 김두관 지사 등 다른 예비후보들에 비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인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문 고문은 총선 직후 트위터를 통해 “늦지 않은 시기에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했고,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에 대해서도 “서울시장 출마 때 사퇴했던 전임 이사장의 선례에 따르는 것”이라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한명숙 초대 이사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임한 전례가 있어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혔다고 봐도 될 만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재단 이사와 운영위원들이 “노무현 대통령 3주기의 상징적인 의미가 커서 문 고문이 재단 이사장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사장직 유지를 적극 부탁하자 문 고문은 이를 받아들였다.

문 고문이 출마 발표를 늦춘 이유였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불출마설의 배경이 됐던 원인중 하나로 보인다.

야당의 한 중진의원은 “문재인 고문이 설령 불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할지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본다”며 “당의 유력주자로 떠오른 이상 경선흥행을 위해서도 완주하고 마지막에 단일화에 합의하는 과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불출마설은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렇듯 많은 논란과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문 고문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문 고문은 불출마설이 불거지고 다음날인 지난 1일 열린 좋은일자리본부 1차 회의에 환한 표정으로 나타났지만 ‘이해찬(당 대표)-박지원(원내대표) 역할분담론’(이하 이-박 연대)과 관련한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같은 날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전시회 개관식에 참석해서도 쇄도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치신인으로서 불가피하게 겪어야 할 ‘성장통’?
위기극복 능력 검증, 최우선 당면과제로 떠올라

하지만 이는 불출마설을 인정하는 침묵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박 연대’의 후폭풍이 확산되면서 여기에 동의한 문 고문을 향한 당내 집중포화가 쏟아져 말을 아끼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스스로 “힘들기는 힘들다”고 말 할 정도로 문 고문이 같은 진영으로부터 이처럼 혹독하게 비판받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문 고문은 지난 4·11총선 과정에서 당의 지원유세 요청을 거절한데 대한 비판과 PK지역 참패의 성적표로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더해져 비노계의 공격을 받아 왔다.


여기에 이-박 연대 합의가 알려지기 전날인 지난달 24일 박지원 최고위원과 단둘이 식사를 했고, 문제가 불거지자 트위터를 통해 “그것은 담합이 아니라 단합”이라고 두둔해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트위터를 통해 “이해찬 박지원 두 분의 합의, 이상적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한 발 물러서며 순수한 의도였다는 해명을 했지만 정무적 판단력이 취약하다는 비난과 함께 “이해찬·박지원 두 프로정치인에게 끌려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변호사와 행정경험이 많은 대선주자급 인물이지만 정치신인으로서 불가피하게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문 고문이 현재까지 당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데, 앞으로도 고비가 몇 차례는 더 있을 것”이라며 “위기가 문제가 아니라 위기를 극복해가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문 고문의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뻘밭’ 구장에서의
전략과 플레이 주목

정치권 일각에서는 불출마설 자체가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다소 억측성이긴 하지만 문 고문 측으로선 현시점에서 자신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한번쯤 시험해보고 싶었을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 관측이다.

일단 설을 흘려서 파장을 보고 상황이 심각하면 문 고문 본인이 직접 나서 설로 일축하고 사태를 수습하면 그만이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노 전 대통령의 3주기 추모식을 앞둔 시점에서 문 고문의 출마선언이 있을 것이란 관측을 뒤엎고 난데없이 흘러나온 불출마설. 그 이유와 배경이 무엇이든 현재로선 불출마설 자체가 어떤 의도를 가진 세력들의 ‘작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민주통합당의 주류인 친노의 명실상부한 구심점이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도 당내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그의 타고난 성정으로 볼 때 이-박 연대 논란에서 자신의 행위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것에 혐오를 느꼈을 수 있다”면서도 “지지세력에게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툭툭 손 털듯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내 중진의원도 “정치판에 들어오면 다 겪는 일”이라며 문 고문이 시련을 극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12월 기자회견에서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해 “스포츠에 비유하면 ‘대선 구장’은 ‘뻘밭 구장’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문 고문은 이미 이 뻘밭에 뛰어든 형국이다. 한 발을 내딛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빠져나오기도 힘든 뻘밭에서 문 고문이 어떤 전략과 플레이를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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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