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한산오일장

“추억과 꿈을 파는 ‘천년 장터’로 오세요”

계절 별미 주꾸미가 입맛을 유혹하는 마량포구의 봄, 송림이 우거진 춘장대 해수욕장의 여름, 신성리 갈대밭의 낭만적인 가을, 가창오리 떼의 군무가 장관을 연출하는 금강하구의 겨울. 충남 서천은 이렇듯 사계절 어느 때고 저마다의 매력으로 여행자를 반긴다. 봄기운이 충만한 이즈음 장항장, 비인장, 판교장, 한산장 등 서천군 내 오일장엔 파릇한 나물과 채소들이 즐비하고, 마량포구와 홍원항에는 박대, 가오리, 물메기, 소라, 각종 조개가 지천이다. 서천 하면 한산모시도 빼놓을 수 없다.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산모시는 국가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모시가 거래되는 유일한 전통시장이 한산오일장이다.

위치 : 충남 서천 한산면

추억과 꿈을 파는 ‘천년 장터’ 한산오일장은 매월 1, 6으로 끝나는 날 한산터미널에서 한산초등학교 사이에 열린다. 정기시장으로 등록된 것은 1926년이지만, 조선시대 이전에 개설된 것으로 전한다. 한때는 지금의 4배 규모로 서천군에서 가장 큰 장이었는데, 당시엔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아이들은 어른들 바짓가랑이 사이로만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한산장은 항상 문을 여는 골목상점들과 장날에만 좌판을 펴는 난전상인들이 함께 꾸려간다. 장터 초입은 채소전 거리다. 시금치, 무, 당근, 냉이, 쑥, 고구마를 비롯해 각종 잡곡들도 풍성하게 나온다. 장작불에 솥을 걸고 끓여낸 도토리묵, 직접 만든 두부도 먹음직스럽다. 5천원에 묵과 두부 각 한 모씩을 사니 양념장에 넣으라며 쪽파도 한 주먹 넣어 준다.

채소전을 지나면 어물전과 잡화전이다. 어물전의 주인공은 서천의 특산품인 박대다. 가자미목 참서대과에 속하는 납작한 박대는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파는데, 찜이나 조림, 구이로 만들어 먹는다. 잡화전에는 검정·노랑 고무줄부터 빨래집게, 면봉, 칫솔, 손톱깎이, 이태리타올까지 없는 물건이 없다.

모시가 거래되는
유일한 전통시장


1910년부터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아성대장간, 1959년부터 40년 넘게 농기계와 철물을 팔고 있는 학교앞 철물점, 1963년부터 양철을 자르고 두드려 생활용품과 장식용 공예품을 만드는 정함석집들은 한산장의 과거를 기억하는 대표적인 골목상점들이다. 대장간의 화덕과 모루, 함석집 양동이와 연통에는 지나간 시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산장에 왔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모두 친절하게 응해주니 정중하게 구경을 청해 보아도 좋다. 

아성대장간 김창남씨와 정함석집의 정규승씨는 ‘한다(韓多)공방’의 공예장인 멤버이기도 하다. 한다공방은 두 장인을 포함해 솟대, 짚풀, 공작선, 천연비누, 천연염색 분야의 한산 지역 공예가 8명이 함께 만든 한산오일장의 공예 브랜드다. 장터 한가운데에 위치한 한다공방에서 예쁜 생활공예품들을 자유롭게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무료로 나눠 주는 한산오일장 이야기 지도도 챙기도록 하자. 

공방 옆 볕이 잘 드는 따뜻한 공터는 추억의 뻥튀기를 만드는 튀밥 트럭 전용이다. 아저씨의 호루라기 소리를 신호로 ‘뻥’소리와 동시에 자욱한 연기와 구수한 냄새가 사방에 진동한다. 담벼락에 기대 앉아 아주머니와 노닥거리던 서울서 온 구경꾼에게도 튀밥 한 움큼이 건네진다. 조남한, 이정옥씨 부부가 한산장에서 튀밥을 만든 지는 10년이 넘었다.

난전과 공방과 골목상점들까지 두루 구경하다 보면 금방 점심시간이다. 장터거리의 삼거리식당은 국밥이, 오라리집은 얼큰한 칼국수가, 모시원식당은 영양솥밥이 맛있다. 삼거리식당과 오라리집에서는 한산지역 대표 김치인 섞박지도 맛볼 수 있다. 오라리집은 촌스러운 듯 개성이 넘치는 간판 글씨도 인상적이다.  

따끈한 장터국밥에
한산 김치 ‘섞박지’ 한입

본격적으로 장이 서는 시간은 오전 9~10시이지만, 한산장의 명물인 모시전을 보려면 6시 전에는 한다공방 옆 모시거래장에 도착해야 한다. 모시전이 이른 새벽에 열리는 이유는 어둠 속에서 백열등에 비춰 보아야 모시의 품질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5시가 좀 넘으면 정성껏 짠 필모시(모시 한 필은 폭 31cm, 길이 21.6m)를 꼭 안은 할머니들이 검사장으로 들어선다. 검사필 도장을 받고 기다리고 있으면 이윽고 모시를 살 사람과 중개인이 도착하고, 캄캄한 가운데 백열등을 밝힌 후 거래가 시작된다.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할머니들과 한 푼이라도 깎으려는 모시상인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지켜보는 구경꾼은 흥미진진하다. 모시전은 4월에서 6월 사이가 성수기다.   

모시 한 필이 나오기까지는 모시풀 겉껍질을 벗겨 태모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모시짜기 전 과정은 한산모시관 전시실에 가면 자세히 볼 수 있다. 시연공방에서는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씨 등이 직접 시연을 하고 있으니 궁금한 점이 있으면 설명을 부탁하자.


장터에서 5분 거리엔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1850~1927년) 선생의 생가와 전시관이 있다. 독립협회, YMCA, 조선교육협회, 신간회 활동 등 선생의 일대기를 각종 자료와 함께 알기 쉽게 정리해 두었으니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라면 들러볼 만하다.

한산장 구경을 마친 후엔 서천수산물특화시장도 둘러보면 좋다. 전엔 2, 7장이었던 서천특화시장은 인근의 수산물들이 모두 모이는 상설 수산물시장이다. 1층에서 횟감 등을 구입해 2층 식당가로 올라가 양념값만 내고 먹을 수 있는 구조다. 광어, 우럭, 도미와 같은 활어는 물론이고 물오른 주꾸미, 서천특산품인 박대, 반건조 우럭, 물메기, 게, 조개, 갑오징어, 각종 건어물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향긋한 봄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면 해안도로를 따라 마량포구나 홍원항까지 드라이브를 즐긴다.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는 싱그럽기 그지없고, 따스한 봄바람은 더없이 상쾌하다.

서천수산물특화시장 둘러보고
금강변 습지생태공원 체험하고

1박 2일 이상 여유롭게 일정을 잡았다면 자전거를 타고 금강변을 따라 달려 보아도 좋겠다. 금강변에는 서천, 부여, 강경, 군산, 익산 등을 두루 지나는 7개의 자전거 테마 코스가 닦여 있다. 그중 서천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코스는 두 개. 조류생태습지에서 군산의 금강습지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23km짜리 코스와 조류생태전시관에서 화양습지생태공원, 신성리 갈대밭을 지나 금강습지 생태공원에 이르는 약 45km 코스다. 한산면 소재지에서 신성리 갈대밭 방향으로 2km 거리에 위치한 ‘갈숲마을’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식당과 숙소, 체험프로그램장으로 활용 중인데 숙박객에게는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 준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코스 : 한산오일장 → 한다공방 → 이상재 선생 전시관 → 한산모시관 → 서천수산물특화시장

♣1박2일코스 
①첫째 날 : 한산오일장 → 한다공방 → 이상재 선생 전시관 → 한산모시관 → 서천수산물특화시장
②둘째 날 : 금강자전거길 → 조류생태전시관 → 홍원항 → 마량리동백나무숲

♣대중교통
[버스]  서울남부터미널 → 서천, 하루 10회 운행(2시간20분 소요)
             부산동부시외버스터미널 → 군산, 하루 7회 운행(4시간 소요)
             광주종합버스터미널 → 군산, 하루 22회 운행(2시간 소요)
             군산공용버스정류장 → 서천, 하루 24회 운행(40분 소요)
[철도]  용산역 → 서천역 : 하루 16회 운행, 3시간20분(무궁화호) ·2시간50분(새마을호) 소요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 천안논산고속도로 → 공주분기점에서 당진대전고속도로 → 서공주분기점에서 서천공주고속도로 → 동서천 IC → 29번 국도
서해안고속도로 : 서울 → 평택 → 당진 → 서산 → 대천 → 서천 → 동서천 IC → 한산면
국도 : 서울 → 천안 → 공주 → 부여 → 한산면

♣주변 볼거리 : 마량리동백숲, 서천해양박물관, 홍원항, 춘장대해수욕장, 희리산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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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