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특집> ‘치고받고’ 불꽃 뿜는 ‘격전지’ 총정리(上)

활~활 달아오른 총선불판 ‘어디가 가장 뜨겁나?’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4?11 총선이 바짝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국의 긴장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공천도 마무리되며 대진표의 윤곽도 또렷해졌다. 하지만 곳곳에서 치열한 혈전이 예고되며 총선판세는 점점 더 안개국면이다. 링위에 올라온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해진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벌써부터 치열해진 신경전으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화제의 격전지를 살펴봤다.

여야 승부 가를 ‘수도권 대첩’ 곳곳이 혈전지로 급부상
종로 홍사덕 vs 정세균, 강남을 김종훈 vs 정동영 ‘불꽃매치’

제19대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오자 여야 모두 선거대책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여야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선대위 진용을 갖추고 승리를 단단히 벼르는 모양새다.

진통 끝에 완료된 공천에 따라 대진표가 확정되자 후보자들은 사활이 걸린 총선에 ‘올인’하며 비장감마저 감도는 상태다. 점점 더 안개국면으로 치닫는 총선판세 속 가장 피 튀기는 혈전지는 어디일까?

여야 선거체제로 전환
'잔인한 4월' 누가 웃을까?

이번 4ㆍ11 총선에서는 246개 선거구 중 112개가 몰린 서울과 수도권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증명하듯 수도권의 대다수 지역구가 혈전지로 급부상 중이다. 먼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여야의 거물급인사들이 맞붙으며 최고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에서는 6선의 중진인 홍사덕 후보가, 야권에서는 잠룡으로 꼽히는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마해 ‘빅매치’가 예고된 상태다.

특히 홍 후보는 새누리당의 새 주류인 친박계를, 정 후보는 친노진영을 각각 상징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문에 홍 후보는 옛 참여정부의 ‘실정(失政)’을, 정 후보는 ‘MB정부 심판론’과 ‘박근혜 동반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을은 ‘한미FTA 대전지’로 변모하며 전국민적 주목도가 높아졌다. ‘한미FTA 전도사’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한미FTA 저격수’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격돌하면서다. 여야가 한미FTA에 대한 여론을 결부시키고 있는 것.

작년 한미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정 후보는 김 후보에 “우리 주권의 일부를 잘라낸 매국노 이완용이다”며 맹공하고 있고, 김 후보는 “정 의원이 참여정부에 계실 때 협상에 나선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 정 후보의 입장번복을 꼬집으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쳐왔다.

다시 외나무다리인 강남을에서 맞붙게 된 두 후보의 제2라운드의 혈전은 벌써부터 정국을 뜨겁게 달궈 논 상태다.

BBK?FTA 맞수들
총선서 맞붙는다!

서울 동대문을 역시 ‘BBK 맞수’들이 격돌하며 격전지로 떠올랐다. BBK 의혹에 대해 방패막이였던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와 창을 들었던 민병두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민 후보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BBK 의혹을 제기하는 등 대야 공격수 역할을 했다.

상대인 홍 후보는 한 통의 편지를 공개하며 당시 참여정부와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의혹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방패역할을 수행했다. 게다가 두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한차례 맞붙은 바 있다. 때문에 수성에 나선 홍 후보와 설욕을 다짐한 민 후보 간의 뜨거운 격돌이 예상된다.


서울 서대문갑은 무려 4번째 대결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선후배인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와 우상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다시 맞붙는다. 두 후보는 과거 민주화 투사로 활약한 공통점이 있지만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며 얄궂은 인연이 되었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 후보는 ‘지역인물론’을 내세우고 있고, 친노무현계 인사로 분류되는 우 전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상태다. 전적은 이 후보가 16대와 18대 총선에서, 우 후보는 17대 총선에서 승리한 바 있다.

서울 구로갑에서는 이범래 새누리당 후보와 이인영 민주통합당 후보의 3번재 리턴매치가 이뤄진다. 두 후보의 인생궤적도 대조적으로 이(범래) 후보는 서울 법대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반면, 이(인영) 후보는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초대의장을 지내며 야권의 486의 다크호스로 성장했다. 17대 총선에서는 이(인영) 후보가, 18대 총선에서는 이(범래) 후보가 승리하며 두 후보 모두 1승1패의 전적을 가졌다. 특히 구로갑은 바람의 영향을 받는 지역구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세종시, 친노 거목 이해찬 vs 충청 맹주 심대평 ‘빅매치’ 성사
부산사상, 박근혜 지원받는 손수조 vs 친노 최대주주 문재인   

서울 영등포을 역시 인지도 높은 선수들이 출마하며 새로운 격전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하며 지역기반을 다진 권영새 새누리당 후보에 9시뉴스 앵커로 활약하며 전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신경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대결이 성사된다.

두 후보는 각각 새누리당 ‘실세’와 민주당 ‘얼굴’이란 점에서 양 당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영등포을은 현재 권 후보가 내리 3선에 당선되었지만 15~16대에는 김민석 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되었던 지역구다. 때문에 여야 모두 텃밭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안개 지역구로 혈투가 예고된 상태다.

수도권과 함께 부산도 최대격전지로 분류된다. 부산 사상은 야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27세의 젊은 신예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격돌한다. 두 후보 간의 싸움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지역이다. 

전국적인 인물인 문 후보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을 ‘낙동강 벨트’로 깨부수겠다고 선언했고, 손 후보는 ‘바위로 계란을 치는 심정으로 싸우겠다’며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정치 새내기인 손 후보가 열세를 면치 못하자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직접 전폭적인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판이 흔들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낙동강 벨트의 연장인 부산 북ㆍ강서구을에 친노계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가 합류했다. 문(성근) 후보는 특히 ‘노풍’을 부산 전역에 확산시켜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노풍을 잠재울 소방수로 부산 토박이이자 검사 출신인 김도읍 후보를 공천하며 낙동강 벨트 타파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이 지역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혼전양상을 보이며 더욱 날카로운 신경전으로 긴장지수를 높이고 있다. 

경남 김해을은 경남지사 출신의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후보가 다시 한판승부를 펼친다. 김(태호) 후보는 지난해 4ㆍ27 재보선에서 승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물론에 주력한다는 전략인 반면 김(경수)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인 ‘지역주의 타파’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친노의 성지’ 격이어서 노풍의 강도가 주목된다.

친노의 진원지에
노풍 영향력은?


세종시는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가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와의 대결로 격전지로 급부상한 상태다. 친노의 거목으로 불리는 이 후보가 충청권의 맹주로 자리 잡은 심 후보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세종시는 심 후보의 지역구였던 연기군이라는 점과 이 후보의 고향이 충남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생활을 서울에서 해와 지역에 영향력이 크기 않아 지지기반이 없다는 이유로 심 후보에게 유리한 상태다.

하지만 연기군 내 민주통합당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과 참여정부 총리시절 세종시를 기획했던 이 후보이기에 승부는 예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두 거물급 인사들이 4?11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충북 청주 상당구는 충북지사 출신의 정우택 후보와 국회부의장인 홍재형 후보가 맞붙어 지명도가 높은 옛 경제 관료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정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 김영삼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재원 장관을 지낸 홍 의원은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강원 홍천·횡성은 홍천 토박이들 간의 4번째 질긴 전쟁으로 일찌감치 격전지에 이름을 올린 지역구다. ‘읍내 아들’ 황영철 새누리당 후보와 ‘산골 아들’ 조일현 민주통합당 후보가 네 번째로 격돌하는 것. 두 사람의 역대 전적은 1승 1무 1패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처음 맞붙어 나란히 고배를 마신 이후 17대는 조 후보가 18대는 황 후보가 잇따라 금배지를 달았다. 한우의 본고장이자 축산농가가 몰린 지역구의 특성으로 최대 쟁점은 한미FTA다.

때문에 황 후보는 조 후보가 한미FTA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을 조 후보는 황 후보가 날치기한 점에 대해 서로 맹공을 가하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과연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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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