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특집> ‘치고받고’ 불꽃 뿜는 ‘격전지’ 총정리(上)

활~활 달아오른 총선불판 ‘어디가 가장 뜨겁나?’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4?11 총선이 바짝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국의 긴장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공천도 마무리되며 대진표의 윤곽도 또렷해졌다. 하지만 곳곳에서 치열한 혈전이 예고되며 총선판세는 점점 더 안개국면이다. 링위에 올라온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해진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벌써부터 치열해진 신경전으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화제의 격전지를 살펴봤다.

여야 승부 가를 ‘수도권 대첩’ 곳곳이 혈전지로 급부상
종로 홍사덕 vs 정세균, 강남을 김종훈 vs 정동영 ‘불꽃매치’

제19대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오자 여야 모두 선거대책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여야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선대위 진용을 갖추고 승리를 단단히 벼르는 모양새다.

진통 끝에 완료된 공천에 따라 대진표가 확정되자 후보자들은 사활이 걸린 총선에 ‘올인’하며 비장감마저 감도는 상태다. 점점 더 안개국면으로 치닫는 총선판세 속 가장 피 튀기는 혈전지는 어디일까?

여야 선거체제로 전환
'잔인한 4월' 누가 웃을까?

이번 4ㆍ11 총선에서는 246개 선거구 중 112개가 몰린 서울과 수도권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증명하듯 수도권의 대다수 지역구가 혈전지로 급부상 중이다. 먼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여야의 거물급인사들이 맞붙으며 최고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에서는 6선의 중진인 홍사덕 후보가, 야권에서는 잠룡으로 꼽히는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마해 ‘빅매치’가 예고된 상태다.

특히 홍 후보는 새누리당의 새 주류인 친박계를, 정 후보는 친노진영을 각각 상징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문에 홍 후보는 옛 참여정부의 ‘실정(失政)’을, 정 후보는 ‘MB정부 심판론’과 ‘박근혜 동반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을은 ‘한미FTA 대전지’로 변모하며 전국민적 주목도가 높아졌다. ‘한미FTA 전도사’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한미FTA 저격수’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격돌하면서다. 여야가 한미FTA에 대한 여론을 결부시키고 있는 것.

작년 한미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정 후보는 김 후보에 “우리 주권의 일부를 잘라낸 매국노 이완용이다”며 맹공하고 있고, 김 후보는 “정 의원이 참여정부에 계실 때 협상에 나선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 정 후보의 입장번복을 꼬집으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쳐왔다.

다시 외나무다리인 강남을에서 맞붙게 된 두 후보의 제2라운드의 혈전은 벌써부터 정국을 뜨겁게 달궈 논 상태다.

BBK?FTA 맞수들
총선서 맞붙는다!

서울 동대문을 역시 ‘BBK 맞수’들이 격돌하며 격전지로 떠올랐다. BBK 의혹에 대해 방패막이였던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와 창을 들었던 민병두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민 후보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BBK 의혹을 제기하는 등 대야 공격수 역할을 했다.

상대인 홍 후보는 한 통의 편지를 공개하며 당시 참여정부와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의혹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방패역할을 수행했다. 게다가 두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한차례 맞붙은 바 있다. 때문에 수성에 나선 홍 후보와 설욕을 다짐한 민 후보 간의 뜨거운 격돌이 예상된다.


서울 서대문갑은 무려 4번째 대결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선후배인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와 우상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다시 맞붙는다. 두 후보는 과거 민주화 투사로 활약한 공통점이 있지만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며 얄궂은 인연이 되었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 후보는 ‘지역인물론’을 내세우고 있고, 친노무현계 인사로 분류되는 우 전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상태다. 전적은 이 후보가 16대와 18대 총선에서, 우 후보는 17대 총선에서 승리한 바 있다.

서울 구로갑에서는 이범래 새누리당 후보와 이인영 민주통합당 후보의 3번재 리턴매치가 이뤄진다. 두 후보의 인생궤적도 대조적으로 이(범래) 후보는 서울 법대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반면, 이(인영) 후보는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초대의장을 지내며 야권의 486의 다크호스로 성장했다. 17대 총선에서는 이(인영) 후보가, 18대 총선에서는 이(범래) 후보가 승리하며 두 후보 모두 1승1패의 전적을 가졌다. 특히 구로갑은 바람의 영향을 받는 지역구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세종시, 친노 거목 이해찬 vs 충청 맹주 심대평 ‘빅매치’ 성사
부산사상, 박근혜 지원받는 손수조 vs 친노 최대주주 문재인   

서울 영등포을 역시 인지도 높은 선수들이 출마하며 새로운 격전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하며 지역기반을 다진 권영새 새누리당 후보에 9시뉴스 앵커로 활약하며 전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신경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대결이 성사된다.

두 후보는 각각 새누리당 ‘실세’와 민주당 ‘얼굴’이란 점에서 양 당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영등포을은 현재 권 후보가 내리 3선에 당선되었지만 15~16대에는 김민석 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되었던 지역구다. 때문에 여야 모두 텃밭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안개 지역구로 혈투가 예고된 상태다.

수도권과 함께 부산도 최대격전지로 분류된다. 부산 사상은 야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27세의 젊은 신예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격돌한다. 두 후보 간의 싸움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지역이다. 

전국적인 인물인 문 후보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을 ‘낙동강 벨트’로 깨부수겠다고 선언했고, 손 후보는 ‘바위로 계란을 치는 심정으로 싸우겠다’며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정치 새내기인 손 후보가 열세를 면치 못하자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직접 전폭적인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판이 흔들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낙동강 벨트의 연장인 부산 북ㆍ강서구을에 친노계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가 합류했다. 문(성근) 후보는 특히 ‘노풍’을 부산 전역에 확산시켜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노풍을 잠재울 소방수로 부산 토박이이자 검사 출신인 김도읍 후보를 공천하며 낙동강 벨트 타파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이 지역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혼전양상을 보이며 더욱 날카로운 신경전으로 긴장지수를 높이고 있다. 

경남 김해을은 경남지사 출신의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후보가 다시 한판승부를 펼친다. 김(태호) 후보는 지난해 4ㆍ27 재보선에서 승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물론에 주력한다는 전략인 반면 김(경수)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인 ‘지역주의 타파’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친노의 성지’ 격이어서 노풍의 강도가 주목된다.

친노의 진원지에
노풍 영향력은?


세종시는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가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와의 대결로 격전지로 급부상한 상태다. 친노의 거목으로 불리는 이 후보가 충청권의 맹주로 자리 잡은 심 후보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세종시는 심 후보의 지역구였던 연기군이라는 점과 이 후보의 고향이 충남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생활을 서울에서 해와 지역에 영향력이 크기 않아 지지기반이 없다는 이유로 심 후보에게 유리한 상태다.

하지만 연기군 내 민주통합당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과 참여정부 총리시절 세종시를 기획했던 이 후보이기에 승부는 예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두 거물급 인사들이 4?11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충북 청주 상당구는 충북지사 출신의 정우택 후보와 국회부의장인 홍재형 후보가 맞붙어 지명도가 높은 옛 경제 관료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정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 김영삼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재원 장관을 지낸 홍 의원은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강원 홍천·횡성은 홍천 토박이들 간의 4번째 질긴 전쟁으로 일찌감치 격전지에 이름을 올린 지역구다. ‘읍내 아들’ 황영철 새누리당 후보와 ‘산골 아들’ 조일현 민주통합당 후보가 네 번째로 격돌하는 것. 두 사람의 역대 전적은 1승 1무 1패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처음 맞붙어 나란히 고배를 마신 이후 17대는 조 후보가 18대는 황 후보가 잇따라 금배지를 달았다. 한우의 본고장이자 축산농가가 몰린 지역구의 특성으로 최대 쟁점은 한미FTA다.

때문에 황 후보는 조 후보가 한미FTA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을 조 후보는 황 후보가 날치기한 점에 대해 서로 맹공을 가하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과연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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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