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간판도 없는 삼양식품 ‘비밀곳간’ 추적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03.12 14: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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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황태자 키워라!”…‘전인장 지령’ 받은 찜질방 주인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사무실이 없다. 직원도 없다. 그 흔한 홈페이지도 없다. 보통 이런 법인을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로 의심한다. 이른바 ‘유령회사’다. 50년 전통의 ‘라면 명가’ 삼양식품이 수상한 회사를 끼고 있다. 정확하게는 받들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 사명만 노출됐을 뿐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는 삼양식품의 ‘비밀곳간’. 그 실체를 캐봤다.

삼양 지배구조 핵심 비글스 ‘유령법인’ 의혹
사무실·종업원 따로 없어…“회사 실체 모호”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파라곤 105동 지하 601호. 50년 전통의 ‘라면 명가’ 삼양식품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떠오른 ‘비글스’ 주소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찾아간 이곳에서 비글스 사무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하 6층을 샅샅이 뒤져봐도 마찬가지였다. 간판조차 걸려있지 않았다. 엉뚱하게도 ‘스파’가 자리 잡고 있다. 지하 6층 전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정확한 명칭은 ‘파라곤스파’. 말이 좋아 스파지 여느 찜질방과 다를 바 없이 운영됐다.

“찜질방에 무슨
회사가 있겠냐”

스파 직원들도 비글스란 회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한 관리인은 “찜질방에 무슨 회사가 있겠냐”며 “여기는 그런(비글스) 회사가 없으니 딴 데 가서 알아보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직원들의 날카로운 시선에 쫓겨나듯 스파를 나왔다. 그리고 이튿날 비글스 본사 전화번호인 2654-○○○○로 연락해봤다.


‘예 스파입니다.’

전날 방문했던 스파였다. 비글스의 전화번호도 스파와 같았던 것이다. 스파 안내데스크라며 전화를 받은 직원은 “스파 전화번호가 여러 개 있는데, 이 번호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삼양식품의 ‘비밀곳간’인 비글스를 두고 말들이 많다. 식품업계에 실체가 모호하다는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의 취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무실이 없다. 직원도 없다. 그 흔한 홈페이지도 없다. 기업공개는커녕 외부감사와 공시도 하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로 의심해볼 만하다는 게 감독당국의 지적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 즉 유령회사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사무실과 직원 존재를 파악한다”며 “특히 매출이 없거나 허위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면 거의 맞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꽁꽁’ 베일에 싸인 비글스는 어떤 회사일까. 1961년 설립된 삼양식품은 1963년 한국 최초로 라면을 생산, 이를 기반으로 유지, 장류, 유가공, 사료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1989년 ‘우지파동’ 사건과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1998년 IMF 당시 화의를 신청했고,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2005년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최근엔 ‘나가사키짬뽕’ 히트로 옛 명성을 되찾는 등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우여곡절 와중에 2세 체제가 안착됐다. 전중윤 창업주의 2남5녀 중 장남인 전인장 회장은 1992년 영업담당 이사를 시작으로 경영관리실, 기획조정실 사장 등을 거쳐 2005년 부회장에 오른데 이어 2010년 회장으로 취임했다. 전 창업주는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전 회장이 ‘경영 바통’을 물려받기 직전 소리 소문 없이 생긴 게 바로 비글스다. 2007년 1월 설립된 비글스는 농산물 도소매 업체다. 경영컨설팅 및 기업투자관리, 해외기술알선 등도 사업목적에 포함돼 있다. 당초 강남구 청담동 고급빌라 퍼즐하우스에 ‘둥지’를 틀었다가 2008년 10월 현 주소인 목동파라곤으로 이전했다.

비글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삼양식품 지배구조의 축으로 떠오르면서다. 프루웰(79.87%), 삼양베이커(50%), 원주운수(20%), 삼양축산(48.49%), 삼양유통(63.09%), 삼양티에이치에스(100%) 등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삼양식품의 최대주주는 삼양농수산(33.26%).

비글스는 이 삼양농수산(26.9%)을 장악하고 있다. 결국 비글스가 삼양농수산을 통해 삼양식품과 그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삼양식품 지분(1.66%)도 있는 비글스는 2008년까지만 해도 계열 출자구도의 정점에 있는 삼양농수산 지분이 없었지만, 이듬해 계열사들이 갖고 있던 지분을 넘겨받았다.

이후 비글스가 삼양식품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로 드러나면서 더욱더 세간의 시선이 쏠렸다. 전 회장의 장남 병우군이 비글스 지분 100%를 소유한 사실이 알려진 것. 이에 따라 비글스는 삼양식품 3세 체제를 위한 ‘전진기지’란 분석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비글스는 ‘눈치 없는’주식 매매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비글스는 지난해 12월 나가사키짬뽕의 인기로 삼양식품 주가가 폭등하자 주식 12만4690주를 팔아치워 4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뿐만 아니다. 앞서 비글스는 지난해 평창이 동계올림픽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대관령목장을 소유한 삼양식품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자 잽싸게 지분 14만3290주를 매각해 약 35억원을 챙겼다.

이를 두고 ‘얌체 매매’란 빈축과 함께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삼양식품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비글스가 매각한 지분은 삼양식품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회사가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당연한 기업행위”라고 일축했다.

비글스가 삼양식품의 ‘비밀곳간’으로 부상하면서 동시에 비글스를 둘러싼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그 실체가 모호하다.

대법원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비글스 사무실은 서울시 양천구 목동 917번지 목동파라곤 105동 지하 601호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 당국에 신고된 주소지도 같다.

오너 최측근 가신
대표이사직 겸임

그런데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주소지엔 식품사업과 전혀 연관이 없는 찜질방이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찜질방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휴네트개발’. 비글스와 휴네트개발이 한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는 전화번호도 같았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1996년 4월 설립된 휴네트개발은 당초 학습교재를 제작하다 2003년 11월 부동산과 서비스 업체로 전환됐다.

비글스와 휴네트개발의 대표이사도 동일 인물로 드러났다. 비글스 대표이사인 심의전씨는 휴네트개발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심씨가 휴네트개발 경영(사내이사)에 참여한 것은 2003년 4월. 대표이사는 2007년 12월부터 역임했다.

이듬해 10월 심씨는 비글스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비글스가 청담동 퍼즐하우스에서 목동파라곤으로 이전한 시점(2008년 10월17일)은 심씨의 취임일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는 사전에 논의 후 비글스가 휴네트개발로 주소지만 옮겼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심씨는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선 ‘전인장 그림자’로 통한다고 한다. 인천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심씨는 비글스 외에도 전 회장, 김정수 사장(전 회장 부인)과 함께 삼양농수산 등기임원에 올라있다. 지난해 3월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특히 심씨는 삼양식품과 삼양농수산에 라면, 스낵, 유제품 등의 포장지를 납품하고 있는 테라윈프린팅 대표이사도 역임 중이다. 1968년 삼양식품 인쇄사업부로 출범한 테라윈프린팅은 2008년 분사했지만, 여전히 삼양식품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이 회사 경영에 참여한 심씨는 2006년 9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비글스의 직원이 없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으로 분류된 비글스가 세무당국에 신고한 종업원은 단 1명이다.(2010년 말 기준) 통상적으로 종업원수에 대표이사도 포함되는 사실을 감안하면 심씨 혼자 회사를 꾸리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인 삼양식품을 ‘수하’에 두고 있는 사실상 지주사가 직원 한명 없는 ‘1인 회사’란 점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휴네트개발 한 직원은 “이곳(지하 6층 스파)에 비글스 사무실과 직원은 따로 없다”며 “딱 구분돼 있지 않지만 다 같이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비글스에 대해 묻자 “뭐 때문에 꼬치꼬치 캐묻냐. 여기서 뭘 하든지 무슨 상관이냐”며 “(비글스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알아도 알려줄 수 없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별도의 사무실과 직원이 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도대체 무슨 사업으로 실적이 얼마나 되냐는 것이다. 이 역시 지금까지 언론 등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주소지 목동스파로 확인 직원은 ‘사장님’ 단 1명
회사측 ‘모르쇠’ 일관 “오히려 더 의문 키워”

<일요시사>가 입수한 비글스 재무현황 등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도소매가 주사업인 비글스는 2008년 56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2009년과 2010년엔 각각 6억6400만원, 6억700만원을 기록했다. 비글스는 삼양농수산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비글스의 영업이익은 2008∼2010년 각각 1000만원, 1억700만원, 1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인건비는 단 한 푼도 지출되지 않았다. 이는 직원이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순이익의 경우 2008년 1000만원, 2009년 3300만원에서 2010년 적자(-2700만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1억900만원에서 29억8300만원으로, 총자본은 5800만원에서 6400만원으로 늘었다. 부채도 5100만원에서 29억1900만원으로 불었다.

비글스 설립 자금의 출처도 불분명하다. 비글스의 자본금은 5000만원이다. 병우군이 지분 100% 소유한 것은 이 돈을 전액 출자했다는 뜻이다.

1994년생인 병우군의 올해 나이는 18세. 2007년 비글스 설립 당시엔 13세였다. 초등학생이었던 병우군이 어떻게 5000만원을 마련했는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병우군은 5세 때인 1999년 삼양식품 지분(0.69%·1만주)을 처음 매입할 당시 취득 방법을 증여나 상속이 아닌 ‘매수’라고 공시해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았다.
삼양식품과 휴네트개발 등은 이렇다 할 해명이나 반박을 하지 않아 오히려 더 의문을 키우고 있다. 이들 회사는 모두 <일요시사>의 취재를 사실상 거부했다. 하나같이 피하기에 급급했다.

삼양식품은 비글스와의 관계 등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회사 홍보실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장남 병우군 소유
13세때 회사 차려

삼양식품 홍보실장은 “비글스에 대해 전혀 아는 사실이 없다. 어디서 뭘 하는 회사인지도 알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삼양식품도 비글스의 실체를 모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이어 “다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유령회사란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요시사>는 ‘키맨’심씨에게도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공식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휴네트개발 관계자에게 수차례 메모를 남겨도 소용없었다. 이 관계자는 “메모를 전달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현재 심씨 외 유일하게 비글스 등기명부에 감사로 등재돼 있는 김모씨(대학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비글스 감사를 맡고 있는 것은 맞다. 어찌 어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지금은 학교 일로 바쁘다. 나중에 통화하자”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이후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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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