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전문가가 짚은 4·11 판세 뒤집을 7대 변수

뜨거워진 총선불판 ***에 뒤집힌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9대 총선이 바짝 다가오자 지역으로 향하는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해 보인다. 여야 모두 민심을 사로잡으며 전력투구 중인 것. 하지만 공천진통으로 여야 할 것 없이 내부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다. 게다가 정당 지지율마저 엎치락뒤치락해 총선판도는 점점 안개국면이다. <일요시사>는 코앞의 선거를 뒤집을 막판 변수들을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보수 vs 진보 전쟁 ‘선거연대’ 이룬 쪽이 유리
한미FTA·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총선이슈로 급부상 중

4·11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며 정치권이 분주해졌다. 그간 정부여당에는 ‘내곡동 사저’ ‘디도스 파문’ ‘돈 봉투 살포’ 등 대형 악재가 겹치며 민심이 바닥을 쳤다. 이에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앞서며 승기는 야권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야권 역시 선거연대를 놓고 파열음이 빚어지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다시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38%를 기록한 새누리당이 32.9%에 그친 민주통합당을 앞섰다. 정당 지지율의 대혼전 속에서 총선은 더욱더 안개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뜨거워진 총선불판을 뒤집을 마지막 변수들을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에게 들어봤다.

물 건너간 보수연대
삐걱대는 진보연대

윤 실장은 먼저 보수 대 진보진영의 ‘선거연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선거연대는 야권에서 먼저 시동을 걸었다. 보수진영의 경우 30%라는 콘크리트 지지율이 존재한다. 따라서 야권연대에 실패할 경우 고정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보수진영에 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야권을 먼저 움직이게 만든 셈이다. 야권은 여권과 1:1구도를 만들어야 필승한다는 분석하에 줄기차게 야권연대를 추진해왔다.


실제로 지난 6·2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야권연대에 성공한 지역이 속속 승리하며 빛을 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아직까지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

게다가 통합진보당이 협상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며 노골적으로 민주통합당에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양측의 신경전만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에 양측은 협상 재개 시점도 정하지 못하고 야권연대 결렬 위기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여권에서도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등 ‘보수연대’를 물밑에서 추진해왔다. 사실상 이번 총선은 MB정부에 대한 심판의미가 짙다. 이미 바닥을 친 민심을 감안하면 여권에 매우 불리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보수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유선진당 등과 활발한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선진당 측이 충청권 내 20개 지역구 공천 보장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이에 윤 실장은 “보수연대는 무산된 분위기고, 진보연대는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막판에 선거연대를 이룬다면 상당히 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며 여야의 ‘옥석’도 하나둘 가려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공천에 대한 반발로 여야 할 것 없이 후유증과 진통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윤 실장은 공천갈등으로 불거진 갈등표출이 선거에 영향을 줄 두 번째 변수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거 때마다 그랬듯 여야 모두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이 불만을 품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해당 진영의 표 분열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

한미FTA 유·불리 떠나
상대측 공세로 표 결집

새누리당의 경우 MB정권 ‘실세 용퇴론’을 주장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이재오 의원 공천을 확정한 공직자추천심사위원회간의 내부갈등이 불거진 상태다. 공천이 쇄신과 거리다 멀다는 이유로 김종인 비대위원은 사퇴 표명으로 배수진을 치고 있다. 여기에 몇몇 친이계 인사 역시 공천 불복으로 무소속 출마를 암시한 상태다.


민주통합당도 공천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실정이다. 모바일 투표의 부작용과 아울러 특정 후보를 겨냥한 살생부까지 거론되면서다. 때문에 공천탈락자들의 향후 행보가 총선판도를 변화시킬 주요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윤 실장은 세 번째로 한미FTA 역시 총선이슈로 쟁점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미FTA는 오는 15일 0시부터 발효된다. 새누리당은 지난 정권에서 한미FTA가 체결될 당시 찬성했던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뒤늦게 반대하고 나선 데 대한 비판에 초점을 맞춰 대야공세에 나섰다. 여기에 야권은 국민적 호응도가 낮은 한미FTA에 대해 재협상 내지는 폐기를 주장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특히 보수 측과 40대에서 한미FTA에 대한 찬성 여론이 우세한 반면, 진보 측과 2030세대는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때문에 한미FTA가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여야 모두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윤 실장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보수 측과 재협상 내지는 폐기를 주장하는 진보진영이 각각의 전략으로 지지층을 집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 변수로 윤 실장은 오는 3월26~27일 열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꼽았다. 윤 실장은 “찬핵과 원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보수와 반핵과 반원전을 주장하는 진보의 구도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안보와 직결된 민감한 핵 문제에 북한의 도발적 상황으로 이른바 ‘북풍’이 불면 보수 측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또 핵안보정상회의는 국제 안보의 심각한 위협 요인인 핵테러 방지를 목표로 50개국의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특히 의장국으로서 국가행사가 성공적일 경우 국력과 위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바로 총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정부여당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 상태다.

공천반발로 무소속 출마 봇물 시 해당진영에 타격 줘
추가 비리폭로·돌발악재 발생여부가 막판 뒤집기 변수

최근 사회 각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고 있는 ‘SNS 홍보효과’도 이번 총선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실장은 이번 총선 역시 SNS 열기가 투표율로 이어질 경우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SNS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NS는 20~30대 젊은층의 정치의식을 높이고, 투표율을 견인하는 수단으로 갈수록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때문에 여야가 얼마만큼 SNS를 통한 이슈몰이에 성공하는지의 여부도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실장은 “헌재에서 SNS 선거운동 금지는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 만큼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SNS의 이용이 더욱 확대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투표율 제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여섯 번째로 양당의 쇄신경쟁과 그 결과가 표심에 오롯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는 쇄신에 박차를 가하며 총선 준비에 한창이다. 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불신으로 불어 닥친 ‘안철수 신드롬’은 정치권을 뒤흔들며 ‘바꿔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민의에 따르겠다는 정치권은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예고했다.하지만 막상 뚜껑 열린 공천은 쇄신의지가 헛구호였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새누리당의 경우 계파안배에 치중했고 민주통합당은 비리로 얼룩덜룩한 인물들을 다수 포함시켜 비난여론이 빗발치는 실정이다. 그간 여당의 악재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민주통합당이 유리한 국면이었다.

하지만 속속 드러나는 공천명단과 야권연대 등으로 쇄신에 찬물을 끼얹는 민주통합당의 오만(?)한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때문에 마지막까지 진행될 양당의 쇄신의 폭에 따른 결과로 이번 총선에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뚜껑 열린 공천에
“쇄신 어디 갔어?” 

마지막으로 윤 실장은 “여야의 생각지 못한 돌발악재가 총선을 뒤집을 마지막 변수다”고 주장했다. 총선을 앞두고 추가적인 비리폭로와 돌발 악재가 발생할 경우 이 역시 선거에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특히 갖가지 대형악재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결과 및 추가적인 비리폭로가 있을 경우 즉각 표심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고 윤 실장은 보고 있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겹쳐 ‘선거의 해’로 불린다. 특히 총선은 대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여야가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앞으로 바짝 다가온 4·11 총선. 과연 어느 쪽이 웃고 어느 쪽이 울게 될까? 세간의 관심은 벌써부터 총선결과에 쏠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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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