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설(說說) 피어나는 ‘김두관 대망론’ 실체 대해부

문재인 ‘바람몰이’ 안철수 ‘킹메이커’ 김두관 ‘대권후보’

[일요시사=서형숙 기자]‘리틀 노무현’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친정’ 민주통합당에 돌아왔다. 지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탈당한 지 꼭 4년만이다. 친노의 부활과 동시에 김 지사의 귀환으로 ‘김두관 대망론’이 본격 꿈틀거리기 시작한 양상이다. 여권에서조차 단단한 내공을 갖춘 김 지사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야권에서는 본격 김두관-문재인-안철수 ‘삼각편대설’이 떠오르며 대선판도 변화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제 김 지사의 의지가 관건인 모양새다. ‘김두관의 입’은 초미의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4년 만에 친정 복귀한 김두관…여권도 긴장하며 예의주시 
야권 일각서 김두관-문재인-안철수 ‘삼각편대설’ 목소리 나와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에 전격 입당했다. 김 지사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맞이해 민주진보 진영의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입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민주당이 출범했지만 시대적 과제인 혁신과 통합은 미완의 목표다”며 “오직 야권연대와 정당혁신만이 총·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고 성공하는 서민정부를 만들어내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4년만에 친정 복당
김두관에 관심집중
 

한명숙 대표는 “그의 입당은 부산·경남 지역에 변화와 승리를 희망하는 도민들의 민심과 함께 들어오는 것이다. 총선승리를 위한 정략적 요충지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입당으로 민주당은 더 큰 통합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고 김 지사의 입당을 반겼다.
 
민주당에 복당하자 김 지사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친노의 부활 속에 김 지사는 이제 단순한 ‘변수’가 아닌 ‘상수’로 야권의 대선 지형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김 지사는 동네 이장·군수부터 장관·도지사까지 구석구석을 경험한 ‘행정의 달인’이다. 여기에 그는 열린우리당 최고위원과 경남도당위원장이라는 정치경험이 더해져 공공연히 대선판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유력 잠룡으로 꼽혀왔던 터였다. 이런 그가 민주당에 입당하며 중앙정치인으로 보폭을 넓힌 것. 
 
때문에 정계 안팎에서는 그의 입당 등 최근 행보로 미루어 차차기가 아닌 차기 대선 레이스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통합진보당 쪽의 거센 반발에도 입당을 감행함으로써 대선직행설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지사도 입당 기자회견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남의) 현안을 잘 챙기는 것도 총선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도정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빠져나가는 화법을 사용했다. 
 
특히 기자회견 당시 ‘야권연대’를 첫 번째로 강조한 것도 본인의 입지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공천과정에서 야권연대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이후 총선 결과에서도 야권이 PK지역에서 약진할 경우 야권 잠룡으로서의 그의 위상은 한층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자연대 가동하고

노무현 향수 자극하고 
 
게다가 김 지사는 같은 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라든지 시민사회 동지들이 총선 이후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나름대로 준비를 하라는 요청들이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11일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대선 출마에 대해) 주변에서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말한다.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근래 사석에서도 “한국의 룰라(전 브라질 대통령)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 지사의 측근인사도 “대선 출마(여부)는 국민적 요구가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무등산 산행을 포함한 최근의 행보와 야권연대를 강조하는 모습 등을 볼 때 12월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김 지사 지지그룹이 여의도에 사무실을 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김 지사는 특히 여권에서조차 경계하는 대상이다. 사실상 김 지사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경남 지역에서 당선되었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승리를 일궈내며 여권의 경계를 받는 유력 차기 주자로 발돋움했다. 
 
그래서일까. 여권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지지율 정체에 빠진다면 김 지사가 ‘대체제’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김 지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전격 입당하자 이른바 ‘김두관-문재인-안철수 삼각편대설’까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문 고문이 김 지사에게 바람을 몰아다 주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를 이끌어 낸다는 시나리오다. 
 
일면 터무니없는 시나리오처럼 보이지만 대선을 10개월여 앞둔 현 정치지형도를 놓고 볼 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안철수 혹독한 검증과정과 문재인 4·11 결과에 대권 판도변화
먼지 없는 ‘행정의 달인’ 김두관… 대권 도전 여부에 관심집중
 
김 지사는 산전수전 다 겪으며 정치·행정의 막강한 내공을 쌓아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게다가 김 지사는 친서민 이미지와 경남도지사 당선으로 PK경쟁력까지 검증된 상태다. 
 
이는 문 고문과도 크게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문 고문은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 어떠한 결실을 맺느냐에 따라 위상이 재정립될 전망이어서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지사는 또 ‘우직하게 한 길만 간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다. 실제로도 걸어온 길이 비슷해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고 있다. 때문에 김 지사가 유권자들에게 노무현 향수를 강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경남 남해 이장 출신인 김 지사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정당으로 돌아와 2004년 총선 때 경남 남해ㆍ하동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지난 2006년 6월 지방선거 때 경남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셨다. ‘참여정부 심판론’이 제기되며 궁지에 몰렸던 2008년, 김 지사는 탈당 후 4월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했지만 또다시 낙선했다. 수차례 실패에도 결코 영남을 포기하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의 행보와 닮은 것.  
 
안 원장의 경우도 정치경험이 전무하고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무소속의 강용석 의원이 지속적으로 ‘안철수 저격수’를 자임하며 ‘먼지털이’에 나선 상태다. 
 
강 의원은 지난 13일‘안철수연구소’가 1999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안 원장이 헐값에 인수해 수백억원대의 이득을 취하고,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안 원장은 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안철수연구소 BW 186만주를 2000년 10월 주당 1710원에 인수했다. 당시 이 주식의 장외 거래가는 3만∼5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5분의 1 가격에 주식을 취득한 셈이다. 
 

문재인, 총선이 분수령 
안철수 먼지털기 본격화 
 
이 주식은 1년 뒤인 2001년 10월 상장가 4만6000원에서 출발해 주당 8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결국 안 원장은 BW 저가인수로 최소 400억, 최대 700억원의 이득을 얻었고 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에 해당한다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안 원장 고발 배경에 대해 “1위 대선후보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이유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강 의원은 지속적으로 안 원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왔고, 앞으로도 폭로할 것이 많다고 벼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조사부(박규은 부장검사)에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안 원장이 정치무대에 전면 등장할 경우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여기저기서 난도질이 자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때문에 ‘김두관-문재인-안철수 삼자연대’에서 김 지사를 킹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 
 
김 지사는 아직까지 대권에 대해 “도정에 전념해야 할 때”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때문에 세간의 관심은 이장 출신 대통령의 신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김 지사의 정치적 결단에 쏠리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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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