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이상득‧최시중 측근 비리’에 흔들리는 내막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더니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새해 벽두부터 ‘비리폭탄’이 또 터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대국민 사과가 있은지 불과 하루만이다. 바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양아들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것.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비리가 터진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충격은 배가된 양상이다. 현 정권에서 두 사람은 각각 ‘방통대군’ ‘영일대군’으로 불리며 양대 실세로 통했기에 비리의 종착지로 의심받는 실정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던 MB정부는 임기 말 갖가지 꼼수와 반칙이 드러나며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란 오명을 안고 추락하는 모양새다.

횡령‧탈세로 구속된 김학인 ‘최시중 양아들’에 로비 의혹
이상득 보좌관 10억 문어발식 금품수수혐의로 구속 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일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친인척 측근비리에 대해 사과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다소 우회적인 표현이었지만 잇따라 터졌던 측근비리들에 대해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권력형 비리가 또다시 터지며 이 대통령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 수백억원대의 횡령 혐의로 구속된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이하 한예진) 이사장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측근에 거액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

새해부터 MB 얼굴
먹칠한 권력형 비리

지난 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 이사장이 각종 청탁 명목으로 최 위원장의 정책보좌관을 지낸 정모씨에게 2억원대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이사장이 EBS 이사 선임 로비 명목으로 정씨에게 돈을 건넸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이사장이 정씨에게 돈을 건넸다면 방통위 고위층이나 여권 실세 등 정관계 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씨는 20년 전부터 최 위원장을 줄곧 보좌해오며 ‘양아들’로까지 불리는 최측근 인사다. 정씨는 앞서 의정보고서를 제작하는 인쇄업을 하다 이명박 캠프에서 최 위원장의 신임을 얻어 2008년부터 방통위원장 정책보좌역으로 일했다. 최 위원장 취임과 함께 이전에 없던 정책보좌관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정씨를 방통위에 들여오자 ‘낙하산’이라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씨는 방통위 실세로 성장하며 방송통신정책에 대한 각종 민원은 대부분 정씨를 거쳐 최 위원장에게 전달됐다고 전해진다. 특히 정씨는 정치권과 통신업계, 언론계에 인맥이 두터워 주요 현안을 막후에서 조율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 수사를 통해 확인된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시중에 떠도는 소문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우선 김 이사장과 정씨가 수백 차례 통화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김 이사장이 정씨에게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건넸는지 추궁하고, 최 위원장에게도 돈이 전달됐는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정씨는 방통위 측에 “말도 안 된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통위는 최 위원장 측근 뇌물의혹과 관련해 “최시중 위원장과는 무관한 일이다”며 “(현재) 퇴직한 정 보좌역의 금품수수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이다”고 해명했다.

김 이사장의 EBS 이사 선임 의혹에 대해서도 “김씨는 공모절차를 통해 교육계 추천으로 위원회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9명의 이사 중 1명으로 선임됐고, 이 과정에서 금품수수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버시바우 “최시중
이상득, MB의 두뇌”

하지만 정씨는 김 이사장에 이어 모 기업과 케이블업체 등으로부터도 계속해서 금품 수수 의혹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실정이다. 게다가 정씨는 각종 비위 첩보로 앞서 청와대로부터 수차례 구두 경고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혹은 한층 더 깊어진 상태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이 비리혐의로 구속되며 검찰의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터져 나온 최 위원장 측근비리는 현 정권에 충격을 배가시키는 양상이다.

이 의원의 보좌관 박모씨는 각종 청탁 명목으로 10억원 이상을 받아 챙긴 혐의가 밝혀지며 구속된 상태다. 15년지기 보좌관의 부당거래 혐의에 이 의원은 ‘억지 춘향격’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등 떠밀려 퇴진하게 됐다.

최 위원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 위원장도 측근비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퇴진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현재 그는 모든 일정을 취소한 상태다.

이 의원과 최 위원장은 현 정부의 ‘양대 실세’로 꼽힌다. 지난해 9월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미 외교전문에 조차도 최 위원장과 이 의원을 이 대통령의 ‘양대 브레인’이라고 평하고 있다.

폭로된 비밀문서에 따르면, 당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이 대통령의 당선 직후 올린 대외비 정보 보고에서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최시중 전 갤럽연구소 회장이 이명박의 정치적 두뇌로 생각된다”며 “강한 기질을 지닌 이명박 당선자는 오직 이 두 사람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접촉한 많은 사람들은 전했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현 정부에서 ‘방통대군’ ‘영일대군’ 으로 불리며 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최고 실세’로 통했다. 하지만 잇단 권력형 비리가 두 사람의 지근거리에서 터진 것. 때문에 최측근이 엄청난 비리 혐의에 연루된데 이어 비리의 종착지로 실세인 두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며 파문은 일파만파 퍼지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사실무근”이라고 잘랐고, 이 의원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MB정부에서 두 사람이 휘둘러온 권력으로 미루어 의혹은 점차 증폭되고 비난 여론은 가열되는 양상이다.


측근비리 의혹에 ‘실세’ 이상득‧최시중이 종착지로 지목
방어막 뚫리고 정치 기반 무너진 MB정부…검찰 칼 뽑아
 

 

안 그래도 임기 말 레임덕에 허덕이는 MB정부는 지탱하던 ‘양대산맥’마저 흔들리자 급락하는 모양새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형님정치 폐막’과 동시에 이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친이계까지 와해된 상태에서 MB정부를 지킬 마지막 최전선 방어막이 뚫린 셈이다.

이어진 ‘쇄신 쓰나미’가 여당인 한나라당을 덮치며 주도권도 ‘미래권력’ 쪽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미래권력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다가오는 총‧대선을 겨냥해 현 정부와 선긋기에 나섰다. 여기에 이 대통령 본인 역시 ‘내곡동 사저’와 ‘BBK’라는 뇌관이 도사리며 턱밑까지 물이 찬 상태다.

이에 검찰은 새해 벽두부터 칼을 빼들어 MB정부의 숨통을 조이는 상황이다. 그간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썼던 검찰이었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그만큼 정권의 힘이 빠질 때로 빠졌다는 얘기이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기존에 진행 중이던 수사를 일시 보류하고 담당검사 3명을 투입해 김씨, 정씨와 관련된 각종 로비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두 사람을 둘러싼 각종 첩보도 대검에서 넘겨받아 이번 수사와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지난달 태국으로 출국해 해외에 머물고 있는 정씨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 깃털만 뽑을까
몸통까지 겨냥할까?

야권은 맹공을 퍼붓고 있다. 홍영표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이제 마를 때도 되었건만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부’임을 증명하는 최측근비리는 퍼내도 ‘마르지 않는 우물’인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언론에 따르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멘토로 알려진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그의 양아들이 용의선상에 있다고 한다”며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노회찬 진보통합당 대변인도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에 대한 비리의혹이 날로 커져가는 마당에 터져 나온 최시중 방통위원장 측근비리 의혹 사건은 그 자체로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등이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줄줄이 구속됐다. 이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KT&G 복지재단 이사장도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로비청탁과 함께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29일 구속 기소된 상태다.

여기에 최측근인 최 위원장과 이 의원의 측근들까지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하는 이 대통령으로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지경이다. 무엇보다 한예진 김 이사장은 여권 유력 인사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수사 결과에 따라 폭발 위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세간의 관심은 내리막길을 걷는 MB정부에 검찰의 칼끝이 과연 어디까지 겨눌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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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