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②미리 보는 4‧11총선 핵심 관전 포인트

벌써부터 치고 받고~달궈지는 총선불판 “이러다 불 나겠어~”

19대 총선이 약 100일 앞으로 성큼 다가오며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며 여야 모두 전열 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여권은 박근혜 위원장 비대위 체제로 공천 혁신을 내세웠고, 야권은 통합을 통한 정권심판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총선의 신호탄인 예비후보자 등록이 본격 시작되며 ‘대진표’의 윤곽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거물들의 ‘빅매치’와 적진에 출사표를 던진 돌격대장들의 성적표는 최대 관심사다. 현재 승기는 ‘정권심판론’으로 인해 야권으로 기운 상태지만 ‘김정일 변수’가 선거 판세를 변화시킬지 주목 받고 있다. 신녀특집 <일요시사>는 4·11 총선의 주요 격전지와 선거변수 등을 전망해봤다.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 스타트…여야 최대 격전지는 어딜까?
여야 ‘불모지 개척’ 도전 이어져, ‘권토중래’로 설욕 다짐도

4·11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며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온갖 악재가 겹친 위기의 한나라당은 박근혜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며 가까스로 분열위기를 봉합했다. 야권은 우여곡절 끝에 본격 통합당을 출범시키며 정권심판으로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정치권은 지난 13일부터 19대 총선의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선거정국에 돌입한 상태다.

거물급 인사들의 ‘진검승부’는 벌써부터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김부겸 민주통합당 의원(경기 군포ㆍ3선)이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 출마를 결단하며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진검승부의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거물급 인사들의 ‘빅 매치’
예고된 곳 어디?

김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위원장의 아성을 총·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만들겠다”며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김 의원은 야권 내에서 얼마 되지 않는 대구·경북(TK) 출신 정치인이다. 하지만 대구는 야권의 최고 불모지로 꼽히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박 위원장의 경우 7월 본인의 지역구 출마를 둘러싼 억측이 난무하자 “유권자에게 처음부터 약속드린 것이 있고 저는 신뢰를 끝까지 지킬 것”이라며 대구 달성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제 김 의원의 결단이 남은 상태다.

김 의원은 “구체적으로 대구의 어느 지역에 출마할지는 지역에 내려가 상의한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김부겸 vs 박근혜’의 빅매치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야권에서는 ‘4선파워’의 호남 터줏대감인 정세균 민주통합당 의원이 기득권을 버리고 ‘정치 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종로구는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내리 3선의 수성에 성공한 지역구다.

박 의원은 지난 23일 당의 쇄신과 변화를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누가 나오더라도 정 의원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여권에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종로는 수도권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역으로 불린다. 때문에 종로에서 펼쳐질 승부도 혈전이 예고 된 상태다.

민심변화로 점차 지역주의가 허물어지며 부산·경남(PK) 지역은 모든 곳이 혈전지로 떠오른 상태다. 부산 역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부산저축은행사태,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등으로 ‘반(反)MB’ 정서가 심화됐다.

이곳에 거물급 친노 인사들의 부산 출격이 구체화되며 PK 곳곳에서 ‘빅 매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는 각각 부산 사상구와 북·강서을에 출마로 가닥을 잡으며 PK공략을 본격화한다.

부산 사상구는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출마를 준비하며 빅매치가 예고된 상태다. 야권에서는 ‘문재인·문성근 출격’으로 PK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적진 향해 뛰어든
돌격대장은 누구?

기득권을 버린 채 상대 진영의 ‘텃밭’에 뛰어드는 과감한 도전도 늘어나는 추세다.

박 위원장의 최측근인 한나라당의 이정현 의원은 여당의 불모지인 광주 서구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구을은 김영진 민주통합당 의원이 강진 완도에서 지역구를 옮겨 5선을 한 곳이라 험로가 예상된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한나라당)은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장세환 민주통합당 의원 지역구인 전북 전주시 완산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불모지 개척에 합류한 상태다.

조경태 통합민주당 의원은 계속해서 부산 사하을에서 3선에 도전한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조 의원은 사하을 지역에서 당시 16대 현역의원이던 박종웅 전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것에 항의하여 무소속으로 출마, 야당 표가 분산된데 힘입어 부산 유일의 열린우리당 당선자가 됐다.

이어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와의 맞대결 속에서도 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이 세 번째 수성전이 될 전망이다. 서울 광진갑의 재선 출신인 김영춘 민주통합당 의원도 부산진갑 출마를 선언, 영남 공략에 나섰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은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에서 공천 갈등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낙선했다.

이 전 총장은 총선 국면이 도래하면서 일주일 내내 경남 사천에 머무르면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18대 총선과 이듬해 재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정종복 한나라당 경주시 당협위원장 역시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고군분투 중이고, 지난달 경북 안동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도 조만간 사무총장직을 내놓고 예비후보로 등록할 계획이다.

‘김정일 변수’에 ‘재외국민투표’까지 선거판의 영향 줄 요인들
지역주의 무너지고 세대주의 뜨고…‘태풍의 눈’ SNS 홍보효과


야권에서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진두지휘하며 승리를 견인한 이상수 전 의원과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며 경남 함안ㆍ합천ㆍ의령 출마를 선언한 장영달 전 의원 역시 여의도 귀환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

한나라당과 전 민주당 의원들의 ‘리턴매치’도 벌써부터 불꽃 튀는 양상이다. 서대문갑에는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과 지난 10ㆍ26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 캠프의 대변인을 맡으며 주목을 받은 우상호 전 의원이 지난 16ㆍ17ㆍ18대 선거에 이어 네 번째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현재까지 전적은 2대 1로 이 의원이 1승 앞선다.

구로갑은 홍준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이범래 의원과 야권통합과정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인영 전 의원이 재대결을 펼친다. 성동갑에서는 ‘입대결’로 관심을 모으며 지난 17ㆍ18대에서 1승씩 나눠가진 진수희 의원과 최재천 전 의원이 다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출마자들의 윤곽이 속속 잡혀가는 가운데 선거판에 영향 끼칠 변수들 역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정국은 여야의 쇄신, 야권통합, 창당 등 정계개편으로 격변기를 맞고 있다.

특히 ‘안철수 신드롬’ 여파로 기성 정당 정치가 이미 존립 위기에 처한 가운데 ‘김정일 변수’까지 새롭게 등장하면서 총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한 정세의 폭발력을 가늠할 수 없어서다. 때문에 ‘안보’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안보 이슈의 급부상은 느슨해진 보수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의 이탈규모를 줄이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 총선에 영향 미칠
변수들은 뭐가 있을까?

다만 지난해 천안함 사태 이후 치러진 6·2 지방선거에서는 야권 결집 현상을 가져오는 등 ‘북풍 변수’에 대한 유권자의 민감도가 상당히 약화된 상태다.
 
또 총선까지 4개월가량 남은 점 등을 들어 김 위원장 사망 자체가 총선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때문에 여야 모두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 결정적 표심은 20~40대 젊은 유권자들의 힘으로 볼 수 있다. 2040세대의 성난 민심은 대학 등록금 문제, 청년 실업, 전·월세 대란 등 민생 문제에 대한 쌓인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때문에 여전히 젊은층의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정권심판론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큰 상태다.

최근 사회 각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고 있는 ‘SNS 홍보효과’도 이번 총선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SNS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NS는 20~30대 젊은층의 정치의식을 높이고, 투표율을 견인하는 수단으로 갈수록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때문에 여야가 얼마만큼 SNS를 통한 이슈몰이에 성공하는지의 여부도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4·11 총선부터 재외국민투표가 가능해져 230만명에 이르는 해외 표밭이 새로운 선거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재외국민이란 국외에 거주하고 있으나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결국 재외국민 투표권은 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19세 이상의 재외 영주권자와 선거 기간 중 국외 체류 예정자 또는 일시 체류자에게 부여하는 투표권을 의미한다.

정치권에서는 230여 만명의 재외국민 유권자에 의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거나 승부가 바뀔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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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