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급사 10대 긴급기획]⑤울고 웃는 국내 인사들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 여기저기서 ‘엉엉’ ‘킥킥’ ‘헐헐’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김정일 사망’ 여파에 한반도가 술렁이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은 단숨에 모든 이슈들을 다 덮어버린 양상이다. 때문에 온갖 악재로 궁지에 몰렸던 인사들은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를 참느라 무척 애쓰는 모양새다. 반면 야심차게 이슈몰이를 준비하던 인사들은 곡소리가 나오게 생겼다. ‘김정일 사망’이라는 블랙홀에 울고 웃는 국내 인사들을 조명해봤다.

MB 켜켜이 쌓인 악재들 김정일 사망 쓰나미에 웃음꽃
2006 안보이슈 뼈아픈 기억 재연될까 박근혜 ‘전전긍긍’

천운(?)도 이런 천운은 없다. 게다가 타이밍까지 절묘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친인척 비리가 터지고 악재가 겹치며 궁지에 몰린 이 대통령은 ‘김정일 사망’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으로 켜켜이 쌓인 악재들이 한꺼번에 묻혀버리면서다.

최근 정국을 강타한 ‘디도스 파문’에 검찰의 칼끝은 이제 청와대까지 겨눈 상태다. 청와대 행정관 박모씨가 디도스 관련 금품거래 의혹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심적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MB 활짝 웃고
박근혜 침울하고

이 대통령의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BBK 논란도 재점화 됐다. 이 사건이 다시금 미국법정에 오른 것. BBK의 주가 조작에 동원했던 옵셔널캐피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고등법원에 김경준, 에리카 김, 그리고 다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도 이 대통령에겐 괴로운 사안이다. 

게다가 눈만 뜨면 벌어지는 친인척‧측근 비리 문제도 골머리를 앓는 대상이다. 이미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은진수?김두우?신재민 등 핵심인사들이 권력형 비리로 줄줄이 검찰에 구속되며 이 대통령 얼굴에 먹칠을 했다.
 
여기에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이 대통령의 손윗동서 황태섭씨를 고문으로 위촉해 수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말이 ‘고문’이지 사실상 ‘로비’다. 앞서 이 대통령 처사촌 김재홍씨도 퇴출저지 로비명목으로 유 회장으로부터 4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대통령이 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형님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박씨가 구속된 것이다. 박 보좌관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과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7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하지만 보좌관이 받은 금품이 거액이라는 점과 의원실 다른 직원 4명을 통해 돈세탁한 정황이 포착되며 ‘금품의 종착지’가 이 의원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때문에 검찰수사의 칼끝이 대통령의 친형까지 겨눌 공산이 크다.

내용으로 보면 하나같이 정국을 뒤흔들 ‘핵폭탄급’ 사안들이다. 하지만 어쩐지 잠잠하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묻혀 모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여서다.

게다가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불확실성은 한반도 정세를 술렁이게 만들며 안보이슈를 부각시켰다. 레임덕에 걸린 이 대통령은 안보를 내세우며 다시 정국을 장악할 수 있는 ‘천재일우’인 셈이다. 김 위원장 사망 여파의 최대 수혜자가 이 대통령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태원 함박웃음
현정은 조문 승부수

반면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은 곡소리를 토해내고 싶은 심경이다. 그간 한나라당은 ‘FTA 날치기’ ‘디도스 파문’ 등으로 궁지에 몰렸었다. 게다가 쇄신파 김성식‧태근 의원 등이 탈당하며 당내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당을 구하기 위해 조기 등판한 박 위원장은 지난 19일 “재창당을 뛰어 넘겠다”면서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하며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터진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에 존재감이 묻혀버렸다. ‘박근혜 체제’의 출범과 함께 강력한 쇄신을 추진해야 할 박 위원장은 초반부터 동력을 상실한 셈이다.


게다가 박 위원장은 대북안보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박 위원장은 안보이슈에 뼈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006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조성된 안보정국 속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지지율 역전을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보수 진영에서 군대 경험이 없는 여성 정치인이 과연 위기 상황에서 관리능력을 제대로 보여줄지 의문을 제기했고, 박 위원장에게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또 다시 안보이슈 부각으로 박 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정국 주도권을 내주며 활동공간이 좁아지게 생겼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소를 감추며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 회장은 SK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 가운데 500억여원을 빼돌려 총수 개인의 투자금으로 사용하는 데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일단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자금 횡령을 주도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최 회장이 이를 지시했거나 보고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

특히 SK그룹 오너가 검찰에 소환되자 SK그룹 관련 주가는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오너 일가의 검찰 소환 소식은 연일 언론에 도배되며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김 위원장 사망 여파로 묻히며 일단 한숨 돌린 분위기다. 

검찰 소환 최태원 ‘활짝’ 대화창구 사라진 현정은 ‘침울’
섹스 비디오 유출 파문으로 언론 장악한 A양 한숨 돌려

반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어진 모양새다. 그간 현 회장은 세 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과 만나 독대했고, 그때마다 대북사업의 중요한 물꼬를 텄다.

지난 2005년과 2007년 백두산과 내금강 비로봉 관광을 잇달아 성사시켰고, 2009년엔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중단된 현대 측의 대북사업도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현 회장은 주초에 방북길에 오른다. 현대그룹은 공식적으로 “이번 방북은 김 위원장의 조문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 회장 개인으로나 그룹 모두 이번 조문으로 3년가량 중단돼 온 대북사업이 전환점을 맞게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현재로선 현대그룹의 이러한 희망이 이번 방북 조문에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지금껏 현 회장의 대화 창구이던 김 위원장이 고인이 된 마당에 누구와 교섭할지조차 불확실한 상태여서다.

때문에 이번 방북에서 조문 외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퍼지며 현 회장을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연예계는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방송인 A양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 그간 A양은 전 남자친구이자 스폰서라 주장하는 B씨가 블로그를 통해 A양의 동영상과 사진을 유출하며 세간에 충격을 던졌다.

특히 B씨는 A양에 대한 충격적인 폭로도 서슴지 않아 A양을 궁지로 몰았다. B씨는 “A양이 살던 서울 금호동의 한 아파트에서 그녀의 어머니, 오빠, 고문변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알지 못하는 남자들에게 폭행당하고, 옷이 벗겨져 소지품을 모두 뺏겼다”며 “전 남자친구 S씨도 납치당해 감금당하고 벌거벗겨 사진 찍혔었다. 남자로서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것.

그는 또 “내 돈을 물같이 사용했다. 다이아가 박힌 시계와 온갖 명품 옷들을 샀다. 청구서를 다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숨은 A양 웃고
홍학표도 천운

이에 대해 A양은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혐의로 B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B씨 역시 A양을 맞고소 했다. B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따른 형사고소와 동시에 집단폭행에 따른 위자료 및 피해보상으로 5억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현재 휴대폰 번호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계정까지 삭제하고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 같은 충격적인 사태에 연일 언론은 물 만난 물고기 마냥 A양 소식으로 도배했다. 하지만 이제 더욱 폭발력이 큰 김 위원장의 소식이 언론을 장식하며 A양 소식도 잠잠해진 모양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90년대 청춘스타 홍학표와 가수 송대관의 부인 C씨가 마카오에서 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홍학표는 지난 2009년 4월 마카오 호텔에서 5000여만원을 가지고 바카라 게임을 한 혐의다. 또 C씨는 같은 해 1월부터 4월 사이 10억원을 가지고 상습적으로 바카라 게임을 한 혐의다.

홍학표와 C씨는 지난 1월 각각 벌금 20만원과 10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며 정식재판을 청구, 재판 중이다. 이 같은 소식 역시 같은 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묻히며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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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