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급사 10대 긴급기획]⑤울고 웃는 국내 인사들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 여기저기서 ‘엉엉’ ‘킥킥’ ‘헐헐’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김정일 사망’ 여파에 한반도가 술렁이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은 단숨에 모든 이슈들을 다 덮어버린 양상이다. 때문에 온갖 악재로 궁지에 몰렸던 인사들은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를 참느라 무척 애쓰는 모양새다. 반면 야심차게 이슈몰이를 준비하던 인사들은 곡소리가 나오게 생겼다. ‘김정일 사망’이라는 블랙홀에 울고 웃는 국내 인사들을 조명해봤다.

MB 켜켜이 쌓인 악재들 김정일 사망 쓰나미에 웃음꽃
2006 안보이슈 뼈아픈 기억 재연될까 박근혜 ‘전전긍긍’

천운(?)도 이런 천운은 없다. 게다가 타이밍까지 절묘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친인척 비리가 터지고 악재가 겹치며 궁지에 몰린 이 대통령은 ‘김정일 사망’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으로 켜켜이 쌓인 악재들이 한꺼번에 묻혀버리면서다.

최근 정국을 강타한 ‘디도스 파문’에 검찰의 칼끝은 이제 청와대까지 겨눈 상태다. 청와대 행정관 박모씨가 디도스 관련 금품거래 의혹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심적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MB 활짝 웃고
박근혜 침울하고

이 대통령의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BBK 논란도 재점화 됐다. 이 사건이 다시금 미국법정에 오른 것. BBK의 주가 조작에 동원했던 옵셔널캐피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고등법원에 김경준, 에리카 김, 그리고 다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도 이 대통령에겐 괴로운 사안이다. 

게다가 눈만 뜨면 벌어지는 친인척‧측근 비리 문제도 골머리를 앓는 대상이다. 이미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은진수?김두우?신재민 등 핵심인사들이 권력형 비리로 줄줄이 검찰에 구속되며 이 대통령 얼굴에 먹칠을 했다.
 
여기에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이 대통령의 손윗동서 황태섭씨를 고문으로 위촉해 수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말이 ‘고문’이지 사실상 ‘로비’다. 앞서 이 대통령 처사촌 김재홍씨도 퇴출저지 로비명목으로 유 회장으로부터 4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대통령이 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형님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박씨가 구속된 것이다. 박 보좌관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과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7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하지만 보좌관이 받은 금품이 거액이라는 점과 의원실 다른 직원 4명을 통해 돈세탁한 정황이 포착되며 ‘금품의 종착지’가 이 의원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때문에 검찰수사의 칼끝이 대통령의 친형까지 겨눌 공산이 크다.

내용으로 보면 하나같이 정국을 뒤흔들 ‘핵폭탄급’ 사안들이다. 하지만 어쩐지 잠잠하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묻혀 모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여서다.

게다가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불확실성은 한반도 정세를 술렁이게 만들며 안보이슈를 부각시켰다. 레임덕에 걸린 이 대통령은 안보를 내세우며 다시 정국을 장악할 수 있는 ‘천재일우’인 셈이다. 김 위원장 사망 여파의 최대 수혜자가 이 대통령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태원 함박웃음
현정은 조문 승부수

반면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은 곡소리를 토해내고 싶은 심경이다. 그간 한나라당은 ‘FTA 날치기’ ‘디도스 파문’ 등으로 궁지에 몰렸었다. 게다가 쇄신파 김성식‧태근 의원 등이 탈당하며 당내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당을 구하기 위해 조기 등판한 박 위원장은 지난 19일 “재창당을 뛰어 넘겠다”면서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하며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터진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에 존재감이 묻혀버렸다. ‘박근혜 체제’의 출범과 함께 강력한 쇄신을 추진해야 할 박 위원장은 초반부터 동력을 상실한 셈이다.


게다가 박 위원장은 대북안보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박 위원장은 안보이슈에 뼈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006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조성된 안보정국 속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지지율 역전을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보수 진영에서 군대 경험이 없는 여성 정치인이 과연 위기 상황에서 관리능력을 제대로 보여줄지 의문을 제기했고, 박 위원장에게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또 다시 안보이슈 부각으로 박 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정국 주도권을 내주며 활동공간이 좁아지게 생겼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소를 감추며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 회장은 SK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 가운데 500억여원을 빼돌려 총수 개인의 투자금으로 사용하는 데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일단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자금 횡령을 주도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최 회장이 이를 지시했거나 보고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

특히 SK그룹 오너가 검찰에 소환되자 SK그룹 관련 주가는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오너 일가의 검찰 소환 소식은 연일 언론에 도배되며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김 위원장 사망 여파로 묻히며 일단 한숨 돌린 분위기다. 

검찰 소환 최태원 ‘활짝’ 대화창구 사라진 현정은 ‘침울’
섹스 비디오 유출 파문으로 언론 장악한 A양 한숨 돌려

반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어진 모양새다. 그간 현 회장은 세 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과 만나 독대했고, 그때마다 대북사업의 중요한 물꼬를 텄다.

지난 2005년과 2007년 백두산과 내금강 비로봉 관광을 잇달아 성사시켰고, 2009년엔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중단된 현대 측의 대북사업도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현 회장은 주초에 방북길에 오른다. 현대그룹은 공식적으로 “이번 방북은 김 위원장의 조문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 회장 개인으로나 그룹 모두 이번 조문으로 3년가량 중단돼 온 대북사업이 전환점을 맞게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현재로선 현대그룹의 이러한 희망이 이번 방북 조문에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지금껏 현 회장의 대화 창구이던 김 위원장이 고인이 된 마당에 누구와 교섭할지조차 불확실한 상태여서다.

때문에 이번 방북에서 조문 외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퍼지며 현 회장을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연예계는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방송인 A양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 그간 A양은 전 남자친구이자 스폰서라 주장하는 B씨가 블로그를 통해 A양의 동영상과 사진을 유출하며 세간에 충격을 던졌다.

특히 B씨는 A양에 대한 충격적인 폭로도 서슴지 않아 A양을 궁지로 몰았다. B씨는 “A양이 살던 서울 금호동의 한 아파트에서 그녀의 어머니, 오빠, 고문변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알지 못하는 남자들에게 폭행당하고, 옷이 벗겨져 소지품을 모두 뺏겼다”며 “전 남자친구 S씨도 납치당해 감금당하고 벌거벗겨 사진 찍혔었다. 남자로서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것.

그는 또 “내 돈을 물같이 사용했다. 다이아가 박힌 시계와 온갖 명품 옷들을 샀다. 청구서를 다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숨은 A양 웃고
홍학표도 천운

이에 대해 A양은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혐의로 B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B씨 역시 A양을 맞고소 했다. B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따른 형사고소와 동시에 집단폭행에 따른 위자료 및 피해보상으로 5억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현재 휴대폰 번호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계정까지 삭제하고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 같은 충격적인 사태에 연일 언론은 물 만난 물고기 마냥 A양 소식으로 도배했다. 하지만 이제 더욱 폭발력이 큰 김 위원장의 소식이 언론을 장식하며 A양 소식도 잠잠해진 모양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90년대 청춘스타 홍학표와 가수 송대관의 부인 C씨가 마카오에서 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홍학표는 지난 2009년 4월 마카오 호텔에서 5000여만원을 가지고 바카라 게임을 한 혐의다. 또 C씨는 같은 해 1월부터 4월 사이 10억원을 가지고 상습적으로 바카라 게임을 한 혐의다.

홍학표와 C씨는 지난 1월 각각 벌금 20만원과 10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며 정식재판을 청구, 재판 중이다. 이 같은 소식 역시 같은 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묻히며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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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