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원‧양문석 수백만원 룸살롱 접대 파문 전모

국감기간 중 피감기관 임원과 ‘부어라~마셔라’

[일요시사=홍정순 기자 ]최종원 민주당 의원과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 국감기간 중 피감기관으로부터 수백만원대의 룸살롱 접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당사자들은 “국감과 무관한 사적인 자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국감을 앞두고 있었으며, 특히 최 의원의 지역구인 태백시민들의 상경집회가 있는 민감한 시기여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당사자들 “국감과 무관한 술자리였다” 주장
국감 당시 최종원 의원 질문 없어…접대 의혹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종원 의원과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 국정감사 기간이었던 지난 9월20일 피감기관이던 A기업 임원에게 서울의 한 룸살롱에서 수백만원대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 의원과 양 위원은 국감 시작 이틀째인 지난 9월20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오전 1시 사이 서울 강남 인근 한 유흥주점에서 A기업의 대외업무 담당 전무 B씨와 술을 마셨다. 1차 일식집과 2차 유흥주점까지 술값이 수백만원이 나왔으며 계산은 B전무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절성 논란 이어져

술자리 이틀 뒤인 9월22일로 예정됐던 문방위의 방통위 국감에서는 A기업의 주파수 경매 포기, 이동통신 품질 저하 등이 쟁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았다. 때문에 B전무가 청탁을 위해 두 사람에게 향응을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최 의원은 문방위의 방통위 국감 당시 A기업과 관련해 어떤 질문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접대 성격이 짙어졌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역시 “국감과 무관한 사적인 술자리”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 측은 “지역구인 태백시민들이 이날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폐광지역 지원을 요구하는 상경집회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최 의원이 삭발을 한 데 대해 A기업 B전무가 위로주를 제안해 모이게 된 것이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이어 그는 “미리 예정됐거나 국감과 관련된 청탁이 오가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양 위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나치게 많은 ‘적’을 만들어 왔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고 부끄럽기 한이 없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그러나 “(사적인 만남이었다 하더라도 방통위원이라는) 유리관 속에 들어와 있음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 위원은 지난 23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양 위원은 “방통위 조직에 누를 끼친 부분에 대해 사죄의 말을 한다. 공직자로 가서는 안 되는 자리에 갔다.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보다 성숙된 공직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반성했다.

양 위원은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출신으로 지난해 7월 민주당 추천으로 방통위 상임위원이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접대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논평을 통해 “어떤 이유에서든 국감을 앞두고 국회의원과 방통위원, 방통위 피규제기관의 임원이 만나 수백만원대 룸살롱 술자리를 가진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깊은 반성과 책임있는 처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비판 여론 확산 

류지영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뇌물의 성격이 농후하다”며 “민주당은 사과하고 최 의원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양 위원에 대해서는 자진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보수 시민단체인 라이트코리아의 봉대홍 대표는 최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봉 대표는 지난 24일 최루탄을 터트린 바 있는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과 함께 최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장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보다 최 의원은 국감기간 중 술 접대 파문과 관련해 술값 계산자를 A기업의 B전무에서 건설업체 후배가 했다고 말을 바꾸며 다시 논란이 되는 모양새다. 게다가 현재 정국은 한미FTA 파동으로 어지러운 상황이다. 이에 적절한 사과 없이 유야무야 묻혀가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최 의원 측에서 밝혔던 것처럼 자신의 지역구인 태백시민들의 상경집회가 있던 날이었다. 게다가 이틀 후면 해당기관의 국감을 앞두고 있던 상태였다.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 문제 인식도 없이 수백만원어치의 술을 마셨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사과는 커녕 유리하도록 자꾸 말만 바꾸는 태도는 고민을 떠안고 상경한 지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상실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국민들은 지금 최 의원의 진실규명과 진심어린 사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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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