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갑질공방’ 신화의 더한 갑질 내막

당했다더니 뒤로는 더 하네

[일요시사 취재팀] 장지선 기자 = 갑을관계서 을은 약자로 인식된다. 그런 약자가 또 다른 을에게는 갑이 될 수 있다. 갑질 피해자가 동시에 가해자인 경우도 많다. 먹이사슬 가장 밑에 위치한 최약자들은 ‘을의 갑질’을 견뎌야 밥벌이가 가능하다. 상사의 횡포서 벗어나려면 직장을 떠나는 수밖에 없다. 최근 이들이 입을 열었다.
 

“대표님은 본인이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왜 자기가 직원들한테 한 갑질은 생각 못하죠?” “직원을 본인 개인비서 정도로 생각했어요.” “TV에 나와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대표님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어요.”(신화 전 직원들)

전북 전주 소재 육가공업체 신화의 전 직원들은 작심한 듯 이전 상사에 대해 성토했다. 신화를 그만둔 지 7∼8년이 넘은 직원들도 당시 일을 대부분 정확하게 기억했다.

롯데마트 납품
삽겹살 공방중

신화는 롯데마트의 이른바 ‘삼겹살 갑질’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업체다. 2012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 돼지고기 등 육가공품을 납품했다. 롯데마트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호소 중이다. 2016년 1월 시사 프로그램서 이 문제를 다루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신화는 삼겹살 1㎏을 1만4500원에 납품할 때 롯데마트에는 ‘삼겹살데이’ 행사에 맞춰 9100원에 납품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졌다고 했다. 물류비와 판촉비, 삼겹살 절단 비용 등의 명목을 빼고 나면 1㎏당 6970원에 불과했다는 게 신화의 주장이다. 또 롯데마트가 각종 비용을 신화에 떠넘겼다고 했다.


2016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신화는 롯데마트와 거래 과정서 출혈이 생겼고 그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윤모 신화 대표는 2016년 법원 지시로 외부 회계법인의 정밀감사를 받은 결과 롯데마트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 109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신화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신화로부터 납품받은 돼지고기 부위별 1㎏당 평균 매입금액은 동종업체의 제조원가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신화의 ‘물류대행 수수료 떠넘기기’ 주장에 대해서는 계약 체결 시 규정됐고, 롯데마트가 파트너사 대신 각 점포까지 배송을 대행하기 때문에 운송수수료를 받는 게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삼겹살 갑질’ 피해 주장
직원들에 갑질 의혹 제기

2015년부터 현재까지 3년여간 공방을 벌인 롯데마트와 신화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재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2015년 11월 신화의 주장을 인정, 롯데마트에 48억1700만원 지급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롯데마트가 불복하면서 공정위 조사가 이뤄졌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공정위 전원회의서 재조사가 결정됐다. 롯데마트와 신화는 공정위 재조사 결과가 오는 10∼11월경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표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갑질 피해자가 가장 피해자 대접을 못 받는다. 대기업이 워낙 힘이 세고 절대적인 갑이기 때문”이라며 “대기업은 법무팀도 있고 대형로펌을 쓰는데 중소기업은 대표가 무너지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나는 투명하게 경영해 잘 입증했지만 아픈 사람들, 무너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갑질당한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힘이 돼달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언론, 시민단체, 정당 등에 갑질 피해를 호소해온 윤 대표가 갑질 가해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신화 전 직원들은 윤 대표가 여직원들을 성추행하고, 직원들에게 아픈 그의 어머니 병수발을 들게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해자?

윤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전 직원 A씨는 “2010년 5∼6월경에 있던 일”이라고 운을 뗐다. A씨는 그 시기에 윤 대표가 불러 회의실에 갔다가 피곤하다며 다리와 팔을 주물러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대표였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입장도 되지 않아 수치심을 참고 (다리와 팔을)주물러줬다”며 “그런 일이 몇 차례나 더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일을 겪은 건 A씨만이 아니었다. A씨에 따르면 다른 여직원들도 윤 대표에게 불려가 그의 다리와 팔을 주물렀다.

A씨는 2011년 7월경에도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윤 대표가 전화로 실험실에 오라고 해서 갔더니 ‘혹시 힘들지는 않은지, 애들은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지’ 등의 개인적인 얘기를 물어 ‘어려운 일은 없다’고 답했다”며 “그 과정서 윤 대표가 손으로 허벅지를 더듬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신체접촉을 해왔다. 몸을 비틀며 반항했더니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쥐고 주무르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A씨는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다. 그런 A씨에게 윤 대표는 ‘내가 보살펴주겠다’ ‘어려운 일 있으면 나에게 얘기해라’ ‘내가 회사의 오너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A씨는 동료 여직원이 윤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 직후 회사를 그만두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직원이 자신도 윤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지만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형편이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해온 것도 계기가 됐다.

A씨는 “당시에는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이런 얘기(성추행 피해)를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여직원들에게 성추행을 일삼는 윤 대표를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화의 전 직원 B씨도 윤 대표에게 당한 성추행 피해 경험을 폭로했다. B씨는 2011년 8월경 업무 관계로 매달 1회씩 출장을 가게 됐다. 윤 대표의 차로 ○○○ 이사, B씨 등 세 명이 함께 이동했다. 


일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할 때는 ○○○ 이사가 먼저 내리고 윤 대표와 B씨만 남았다.

B씨는 “○○○ 이사가 내리면 윤 대표가 운전하고 나는 조수석에 앉았는데, 운전을 하면서 손으로 허벅지를 계속 더듬었다”며 “‘나와 어머니에게 잘하면 더 좋은 자리를 주겠다’ ‘나는 이 회사의 오너다’ 등의 말을 하곤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실험실로 불러 ‘좋아한다, 자고 싶다, 만나자’ 등의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고, 신체접촉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를 그만둔 이후 윤 대표가 TV에 나와 본인이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말하는 모습을 봤다”며 “(윤 대표가)무릎을 꿇고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내 모습이 떠올라 화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화의 전 직원 C씨는 몇 차례에 걸쳐 윤 대표에게 여직원들에 대한 성추행을 그만두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직원들에게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C씨는 “윤 대표가 여직원들을 만지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며 “회사를 그만둔 이후에도 몇몇 여직원들이 울면서(성추행 피해를)호소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내가 오너”
상습적으로?

신화 전 직원들이 폭로한 윤 대표의 갑질 행위는 이뿐만이 아니다. 윤 대표가 몸이 좋지 않은 모친의 병수발을 직원들에게 맡겼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오후에는 윤 대표 모친 집으로 출근해 병수발을 든 일종의 전담 직원도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화서 일했던 복수의 직원들은 “D씨가 점심을 먹고 늘 윤 대표 모친의 집으로 갔다. 그러다 저녁 시간 쯤에 다시 회사로 돌아와 업무를 마무리하곤 했다”며 “그런 일이 1년 넘게 이어졌다”고 말했다. 

D씨는 윤 대표 모친 집에 있던 간병인을 도와 병원에 가거나 잔심부름 등의 일을 했다. 윤 대표 모친의 말동무가 돼주기도 했다.

D씨는 “(윤 대표의)부탁일 수도 있고 지시일 수도 있다”며 “내가 벌어서 생계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좋다 싫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처음에는 한 두 달 정도로 생각했는데 1년 넘게 지속돼 힘들었다”며 “직장을 그만두게 된 이유에 그런 부분이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직원들도 윤 대표 모친의 집에 드나들었다. 

여직원 E씨는 “윤 대표는 ‘어머니가 적적해 하신다, 보고 싶어 하신다’라고 말하곤 했다”며 “그래도 대표의 말인데 안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근 후에 가서 밤 10시 정도까지 말동무를 해드렸다”며 “1~2주에 한 번 정도 그렇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 정도로 그쳤지만 다른 여직원은 1주일에 2∼3번씩 방문한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성추행에 어머니 병수발 의혹

윤 대표는 전 직원들이 제기한 갑질 의혹 제기에 펄쩍 뛰었다. 전 직원인 B씨와 법정공방을 치르는 과정서 해당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윤 대표는 “B씨와 법적 다툼을 하는 동안 성추행 의혹과 어머니 병수발에 관련해 말이 나왔다”며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거듭 말했다.

또 “자료도 다 가지고 있다. 이미 법원 판결이 나온 내용을 가지고 또 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마트와 3년여 간 다투고 있는 상황서, 내게 흠결이 있었다면 오히려 롯데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으로도 나를 음해하는 말이 전해졌지만 다 소명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신화 전 직원 가운데 한 사람은 정의당을 찾아 윤 대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의 반박에 대해 그와 소송을 벌인 B씨의 말을 들어봤다. B씨는 “그 소송은 투자금 회수 문제로 내가 윤 대표에 제기했던 것”이라며 “(윤 대표의) 성추행이나 그 외 갑질 의혹에 대해 소송을 건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은 몇몇 여직원들이 그를 고소하려 했으나 시간이 많이 지나 접수가 안됐다고 덧붙였다.

“당했다”
“무혐의”

한 법조계 관계자는 “민사 사건이든 형사 사건이든 법원은 소가 제기된 부분만 따진다”며 “고소인이나 피고소인이 법정서 진술한 내용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소당한 부분서 무혐의를 받았다고 해서 법정 진술한 내용까지 무혐의를 받았다고 보는 건 가당치 않고 면죄부 또한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신화 대표 법인카드 남용 의혹 ‘회사 어려운데 카드 펑펑?’

롯데마트의 갑질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신화의 윤모 대표가 법인카드를 남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화 전 직원들은 윤 대표가 사적인 용도로 회사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신화 전 직원들에 따르면 윤 대표가 소유하고 있던 회사 법인카드는 전북체크카드 등 9개에 달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윤 대표는 회사 법인카드를 영화 관람비, 자녀의 휴대폰 요금, 안경 구입비, 약값 등에 사용했다. 

신화 전 직원들은 “윤 대표는 회사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같은 날짜에 같은 물건을 2개 이상의 카드로 쪼개 결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사가 경영상 어려운 상황서도 윤 대표의 돈 씀씀이는 상상을 초월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이 부분도 검찰에서 조사가 진행된 부분”이라며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신화 전 직원들은 윤 대표의 횡령·배임 등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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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