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관설’ 북한 석탄 미스터리

분위기 좋은데…산통 깨지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이 국내에 수차례 반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붙은 논쟁은 한국과 미국 등 각국 정부로 번지는 모양새다. 해당 의혹은 유엔 결의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청와대와 정부 대응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수 있는 사안이다. <일요시사>가 북한 석탄 반입 의혹에 대해 살펴봤다.
 

남북관계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해빙기에 들어갔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연일 미사일을 발사해 전 세계를 전쟁 공포로 떨게 했던 북한의 태도 변화가 시작이었다. 이후 4월 남북정상회담, 6월 북미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렸다.

뒤늦게 드러난
몰래 반입 의혹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 미국은 상대의 움직임에 대응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그 사이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됐고 북한 내 미군 유해가 미국으로 송환됐다.

미국은 북한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를 멈춰서는 안 된다면서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종전선언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과거처럼 협상테이블을 박차고 나가진 않는다.

북한산(産)이라고 의심받는 석탄이 국내에 반입됐다는 의혹은 이런 미묘한 정세 상황에 불거졌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등 야당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유엔 결의안과도 관련된 사안이라 자칫 문제가 확대될 가능성을 신경 쓰는 모양새다.

북한 석탄 의혹은 지난달 17일 처음 불거졌다. 미국의 소리(VOA)는 지난달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한국에 환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지난 6월 공개한 연례보고서 수정본을 인용, “러시아 홀름스크항서 실린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10월2일과 11일 각각 인천, 포항서 환적됐다”고 보도했다.

수정본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선박인 릉라2호와 을지봉6호, 은봉2호와 토고 깃발을 달았던 유위안호는 지난 7월과 9월 사이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북한 원산과 청진항서 석탄을 싣고 러시아 홀름스크항으로 향했다.

이후 홀름스크항에 하역된 석탄은 파나마 선적인 스카이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 리치 글로리호 등에 옮겨 제3국으로 출발했다. 이 과정을 거친 석탄은 지난해 10월2일 스카이엔젤호가 인천에, 10월11일 리치 글로리호가 포항에 정박해 국내로 반입됐다.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국내에 유통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반입 석탄
러시아산이냐 북한산이냐

문제는 북한산 석탄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오른 금지 품목이라는 점이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8월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했다. 2371호에 따르면 북한은 자국 영토로부터 또는 자국민에 의해 자국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해 석탄, 철, 철광석을 직·간접적으로 공급, 판매 또는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이명박정부는 2010년 3월26일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같은 해 5월24일 대북 제재조치를 내놨다. 당시 조치로 남북교역이 전면 중단되면서 북한산 석탄 역시 국내 반입이 금지됐다. 국내외 대북제재 조치 대상인 북한산 석탄이 국내로 반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일을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당초 스카이엔젤호와 리치 글로리호 등 두 선박을 한국에 억류하지 않은 채 운항을 지속하게 한 것을 두고 ‘제재 위반 관여 선박이 입항할 시 나포·검색·억류해야 한다’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 결의안 2397호를 위반했다는 주장도 덩달아 제기됐다.
 

논란이 지속되는 사이 북한산 석탄을 싣고 인천, 포항, 평택 등 국내 항구에 입항한 선박은 샤이닝리치, 진룽, 안취안저우66호 등 총 8척, 반입 석탄량은 2만4000t에 달한다는 의혹이 추가로 나왔다.

처음 문제가 불거진 이후 한 달 넘게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석연찮은 정부 대처가 꼽힌다. 먼저 정부가 국내로 반입된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한 북한산일 수 있다는 점을 정말 몰랐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제의 석탄을 반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은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인 남동발전. 남동발전은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무연탄을 지난해 11월 이후 두 차례, 총 9700t을 들여온 혐의로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

대북제재 결의안
우리 정부 위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국당 소속 윤한홍 의원은 남동발전 제출 자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석 결과를 두고 “남동발전은 지난해 11월 서울세관에게 H사와 체결한 계약 관련 서류에 대한 제출 요구를 받았고 올해 6월 대구세관의 조사가 이뤄지는 와중에도 지난 3월 같은 회사에서 석탄을 들여왔다”며 “이를 볼 때 정부 차원의 방조 내지는 묵인 여부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들여온 석탄이 러시아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연탄 구매 입찰공고를 낼 때 ‘북한산 석탄은 입찰할 수 없다’고 분명히 명시했다는 주장이다. 또 석탄 반입이 국제입찰로 진행됐고 국제관행에 따라 산적돼 세관을 통과하는 등 정상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또 남동발전은 입찰 당시 석탄을 실제로 태워 ㎏당 약 6300㎉의 발열량을 기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북한산 석탄은 품질이 낮아 발열량이 5000㎉ 전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원산지를 굳이 의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석탄의 성분을 분석해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문이 떠올랐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8일 ‘북한산 의심 석탄 관련’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석탄을 분석해 발열량, 수분량 및 성분 등으로 유·무연탄 여부는 알 수 있지만 같은 산지나 탄광서도 분석값이 다르게 나올 수 있어 원산지를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의 석탄을 싣고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선박에 대한 억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 (선박을)억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VOA 보도 이후 의혹이 커지자 당시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스카이엔젤호, 리치 글로리호가 지난 9개월 동안 16차례 국내 항구로 입항했음에도 정부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선박들을 억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외압설 제기
관세청 부인

지난 7일 북한 석탄 반입 의혹을 받고 있는 벨리즈 선적 진룽호와 관련해 “북한산이 아닌 러시아산 석탄을 적재하고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포항서 하역작업을 완료한 후 예정대로 8일에 나간다”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서 “관계기관의 선박 검색 결과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당 북한석탄대책TF 단장인 유기준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언급하면서 “지난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후인 9월1일부터 현재까지 (진룽호가)국내 항구에 25회 자유롭게 입출항하는 동안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대북제재 결의안 조치에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지난해 석탄 반입뿐만 아니라 이번의 석탄반입까지 합쳐 관계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며 “또 진룽호를 포함한 석탄 운반선 등 관계 선박들에 대한 압류, 검색, 나포 등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른 조치를 지체 없이 바로 실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정부는 지난해 10월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의 제3국 경유 국내 입항 사례를 인지했다”며 “사건 인지 직후부터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해당 선박에 대한 검색을 시작으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행 중인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검찰에 사건은 송치하는 시점에 보다 자세한 조사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 “정부 묵인했다”
정부 “미국과 문제없다”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국당과 바미당의 정부의 묵인설, 관세청 외압설 등을 제기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8일 “정부와 청와대가 남북대화에 목매는 상황서 북한산 석탄 반입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북한 정권 눈치 보기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신보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가 지난해 10월경 관련 정보를 인지하고도 수입과 유통을 차단하는 등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은 10개월간 이 문제를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2일 “북한 석탄 수입 문제는 단순한 국내 문제가 아니다”라며 “청와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쉬쉬한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갈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 묵인설, 관세청에 대한 함구령 등의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며 “만약 정부가 진실을 은폐할 목적이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관세청은 “외압 사실은 전혀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혐의로 총 9건의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며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위장 수입한 혐의가 있는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압수수색과 무역 관련 서류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중요 피의자들이 그간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등 어려운 조사 여건 속에서 다수의 피의자, 참고인 등 관련자를 소환 조사했고 담당 검사의 보강수사 지시에 따라 추가 조사를 실시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진행됐다”며 “현재 수사 마무리 단계로 검찰 송치에 앞서 그간의 수사상황을 공개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나 대북제재에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지난 8일 북한 석탄 의혹에 대해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 “대북제재의 주체이자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클레임을 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서 “미 국무부는 (이 문제에 대해)‘한국 정부를 깊이 신뢰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에 대해 가장 먼저 문제 삼아야 할 미국이 우리를 신뢰하는데 우리 언론이 계속 부정적인 보도를 내보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관계
이상 무?

앞서 미국 국무부는 북한 석탄 의혹에 대해 한국 정부를 신뢰하고 양국은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서 “한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해상 이행에 있어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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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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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