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6·13’ 역대 지방선거 흔든 초대형 이슈들 백태

미투, 회담, 개헌…큰 거 한방 더 터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무궁무진하다. 주요 정당은 선거 때마다 전략가를 영입해 판도를 예측하고 작전을 세우지만 민심을 정확히 읽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평소에는 별다른 반향 없이 지나가는 이슈도 선거 때만 되면 대형 태풍으로 변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일요시사>가 지방선거를 뒤흔든, 또 6·13지방선거를 뒤흔들고 있는 이슈를 짚어봤다.
 

6·13지방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교체 이후 치러지는 첫 대규모 선거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여당은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정운영의 동력을, 야당은 집권세력 견제의 힘을 얻고자 한다. 80일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대비해 주요 정당은 이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지방선거
80일 남아

6·13지방선거는 1995년 6월27일 처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시행된 이래 7번째 실시되는 선거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활성화 되면서 전국 각지의 일꾼을 국민 손으로 뽑은 지 24년째에 접어들었다. 

바로 직전인 2014년 6월4일 6대 지방선거에선 시도지사 17명, 시·군·구의장 226명 등 총 3952명을 뽑았다.

지방선거는 국회의원(300명) 선거보다 10배 이상 많은 사람을 뽑기 때문에 각종 이슈에 영향을 받기 쉽다. 지역 이슈는 물론 대형 이슈에 따라 민심이 요동치는 진폭도 총선이나 대선보다 훨씬 크다. 


서울 여의도서 여론조사 회사를 운영하는 김모 대표는 “지방선거는 시·군·구처럼 작은 단위부터 광역시·도 같은 큰 단위까지 한꺼번에 진행되기 때문에 여론조사 정확도가 총선이나 대선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서 여론조사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후보 간 격차가 10%포인트 이상이던 지역이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근소한 차이로 나오거나 아예 결과가 뒤집히는 사례가 나타났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였다.

그것도 인구수가 적어 표본이 작은 시·군·구 지역이 아닌 광역시서 결과 예측이 잘못된 터라 두고두고 뒷말이 나왔다. 당시 지방선거 기간 동안 300건이 넘는 여론조사를 진행한 김 대표 역시 “민심은 천심”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이 있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질 수는 있으나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지방자치단체서 결정되는 만큼 중요도는 높은 편이다. 또 대개 정부 출범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 특성상 중간 평가의 특징을 띤다. 

이번 6·13지방선거 역시 문재인 정부 2년 차에 진행되는 만큼 일각에선 중간평가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는 선거 직전 대형 이슈가 발생했다. 


2010년의 경우 선거 3개월 전에 천안함 사태가, 2014년에는 2개월 전 세월호 사고가 터졌다. 천안함 사태로 촉발된 북풍 논란은 역풍으로 작용해 집권여당에 독이 됐고 세월호 사고는 지방선거 이슈를 ‘안전’으로 통합시켰다.

천안함·무상급식·세월호 등 펑펑
2010·2014 선거 직전 판 뒤집어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이명박정부 3년 차와 박근혜정부 2년 차에 각각 실시된 두 번의 지방선거는 결과적으로 집권여당이 당시 지지율만큼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를 넘나드는 상황임에도 6·13지방선거서 집권여당의 압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2010년 3월26일 백령도 근처 해상서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했다. 정부가 발표한 공식 명칭은 천안함 피격 사건. 이 사건으로 해군 장병 40명이 사망했고 6명이 실종됐다. 정부는 민간·군인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같은 해 5월20일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2010년 6·2지방선거를 석 달 앞두고 천안함 폭침이라는 대형 안보 이슈가 발생하면서 선거 판도는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의 우세가 점쳐졌다. 이명박정부 지지율도 낮지 않았고 한나라당 지지율 역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보다 앞선 상태였다.

통상 선거를 앞둔 상황서 북한 관련 안보 논란은 보수 정당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10년 6·2지방선거는 달랐다. 이명박정부의 안보무능 논란이 함께 불거지면서 ‘전쟁이냐 평화냐’를 외친 민주당의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다. 
 

‘북한 이슈-보수층 결집-보수정당 승리’로 이어졌던 공식이 깨진 셈이다.

여기에 민주당이 무상급식 이슈를 점화하면서 논쟁이 불거졌다. 선거에 가까워질수록 안보 이슈는 ‘먹고 사는’ ‘애들 밥 먹이는’ 문제로 옮겨갔다. 

전국적인 교육복지 공약으로 떠오른 무상급식 이슈는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이미 선거는 끝났다”고 좌절했던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피부에 직접 와닿는 정책이 이념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선거였다.

2010년 6·2지방선거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여당 압승이라는 예측이 우세했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무상급식 이슈를 선점한 민주당은 야권연대와 후보단일화에 힘입어 16개 광역단체장 중 7곳에서 이겼다. 

민주당 압승?
뚜껑 열어야


한나라당이 얻은 6석보다 1석 많다. 기초단체장 선거서도 92석으로 한나라당(82석)에 앞섰다.

박근혜정부 2년 차에 진행된 2014년 6·4지방선거는 ‘안전’ 이슈가 지배한 선거였다. 선거 두 달 전인 4월16일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서 침몰하면서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인천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들을 포함, 총 476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172명만 구조됐고 304명이 사망·실종됐다. 특히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이 탑승,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세월호 참사는 선거판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300여명이 바다 속에 수장되는 모습을 언론으로 접한 국민들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또 사고 직후 정부의 미흡한 대처와 부족한 소통이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 참사로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선거 운동까지 보름가량 중단됐다. 모든 후보들은 선거 운동 과정서 ‘안전’을 첫 머리에 내세웠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박근혜정부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6·4지방선거는 야당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압승이 예상됐다. 야당은 세월호 심판론을 선거 전략으로 삼고 정부와 집권여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은 ‘도와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읍소 작전을 펼쳤다.


세월호 심판론과 박근혜정부 수호론이 맞부딪친 6·4지방선거 결과는 무승부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8석, 새정치민주연합이 9석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 등 수도권 3곳 중 2곳에서 이겼다. 기초단체장은 새누리당이 117석으로 80석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야권에선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여권에선 이만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선거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양당에 기회와 경고를 배분했다는 분석을 내렸다. 세월호 참사와 보수층 결집 등의 상황이 민심을 어느 한 방향으로 움직이진 못한 셈이다.

6·13지방선거의 경우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현 상황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맞다.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3월 둘째 주(13∼15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4%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3월 첫째 주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지지 정당의 경우 민주당이 50%를 돌파했다. 무당층 25%를 제외하고 자유한국당(12%), 바른미래당(7%), 정의당(5%), 민주평화당(1%) 등 네 정당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민주당의 반 토막 수준이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그러나 결과를 장담하기엔 남은 80여일은 선거판서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두 번의 지방선거서 각각 ‘여당 압승’ ‘야당 압승’을 예측했지만 결과를 정확히 맞추지 못했다. 

‘정치는 생물’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6·13지방선거가 80일 남짓 남은 현 상황서 ‘여당이 크게 이길 것’이라는 분석은 미리 든 축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돌발 변수에
민심 움직여

이번 6·13지방선거서 가장 파괴력 큰 돌발변수로 지목되는 게 ‘미투(#MeToo) 운동’이다. 한국의 미투 운동은 지난 1월 서지현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검사의 성폭력 피해 폭로로 시작됐다. 

그동안 수면 아래 감춰져 있던 권력형 성범죄가 피해자의 고발로 세상에 드러나면서 각계각층서 유명 인사들이 평생 쌓아온 명성과 명예는 물론 직위와 직책을 잃었다.

미투 운동은 법조계, 문화예술계, 대학, 정치권서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성범죄를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부정적이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는 순간 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비난을 받는다. 
 

정치인들이 미투 운동에 연루될까 몸을 한껏 낮추는 이유다.

정치권서 일어난 미투 운동은 차기 대선 유력후보로 분류됐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라는 거물 정치인도 한순간에 날려 버렸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여비서를 성폭행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김지은씨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서 “8개월 간 4번에 걸쳐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안 전 지사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그의 정치생명은 끝났다는 게 중론이다.

‘안희정의 친구’라는 프레임으로 충남도지사에 도전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역시 불법공천과 불륜 의혹으로 낙마했다. 그는 지난 12일 “미투 운동과 개인사를 가공한 흑색선전은 분명히 다르다”며 “네거티브 공작에 굴복하지 않고 진정성을 갖고 도민과 함께 하겠다”고 선거 운동을 재개했다.

‘성’ 문제 정치권 관건
개헌 여부에 여론 요동?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이틀 뒤인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예비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6·13지방선거서 내심 충청권 싹쓸이를 노렸던 민주당은 ‘안희정·박수현 쇼크’로 선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봉주 서울시장 예비후보도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의 보도로 시작된 정 예비후보 관련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정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처해 해당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상황은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 정 예비후보 측과 <프레시안>은 맞고소 중인 상태다.

정 예비후보는 복당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있고 미투 운동의 기본 취지에 동의한다는 일환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불허했다. 정 예비후보가 복당 불허에도 선거 운동을 지속하고 있어 향후 서울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려 했던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미투 운동에 연루되자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당내에선 사퇴 철회 목소리가 컸지만 거취 문제는 6·13지방선거 이후에나 논의될 예정으로 이번 선거 출마 가능성은 사라진 셈이다.

현재까지 미투 운동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정당은 민주당이다. 
 

그러나 다른 정당 역시 안심할 분위기는 아니다. 지금까지 검증된 영향력으로 봐서는 또 다른 후보자가 미투 운동에 연루될 경우 그 후폭풍은 태풍급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각에선 미투 운동이 선거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4월과 5월로 예정된 남북·북미 정상회담도 변수로 꼽힌다. 문재인정부 들어 북한은 수차례에 걸친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를 긴장 국면으로 끌고 갔다. 

미국은 북한의 행위에 선제타격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고 강력한 제재를 통한 압박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평창올림픽서 남북 간 화해무드가 조성됐고 이는 정상회담 성사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정상회담은 집권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앞서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 개최 후 열린 총선과 대선에서는 여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와 분위기에 따라 여야의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북미 정상회담은 경우에 따라 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북풍 등의 안보 이슈를 완전히 잠재울 수 있다.

개헌 이슈도 선거 기간 내내 따라다닐 변수다. 청와대는 지난 22일까지 사흘간 ‘대통령 개헌안’ 발표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이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 방침을 밝히면서 여야의 갈등은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여야는 정치구조 개편 등의 내용뿐만 아니라 개헌 시기를 두고도 대립하는 모양새다.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의 동시 실시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와 개헌을 분리하자고 주장한다.

이슈마다
영향 촉각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들은 정부 개헌안을 지지합니다. 정부의 개헌을 꼭 실현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있다. 

청원자는 “야당과 국회의 개헌이 아닌 국민이 원하는 현재 정부의 의지가 담긴 개헌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청원에는 22일 기준으로 19만5000여명이 동의했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상황이라 성사 여부에 따라 민심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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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