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모텍그룹 ‘특정 종교 강요’ 인권위 조사 착수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1.06 10:26:04
  • 호수 11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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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뽑나…기업이 종교집단?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회사는 곧 신앙생활 그 자체였다. 오너가 주관하는 예배 모임에는 근무 중에도 참석했다. 본사에서는 전도 목적 봉사활동 모임 ‘12제자’를 각 사업장 별로 결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중견기업 오너 김병규 아모텍그룹(이하 아모그룹) 회장이 직원들에게 기독교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아모텍그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닥 상장기업 아모그룹은 국내 1000대 기업에 속하는 중견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전기·전자·제어 업종의 전자제품 등을 생산한다. 주 생산제품인 스마트폰용 세라믹칩 ‘배리스터’는 시장점유율 1위로 삼성전자와 애플 등 국내외 대기업들에게 납품된다. 지난해 매출 2665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만 164억원에 달하는 알짜 회사다. 

순이익 164억
중견기업이…

이런 건실한 회사가 직원들에게 기독교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8월부터 이와 관련해 아모그룹 인권침해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아모그룹의 오너인 김병규 대표이사에게 공문을 보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조사 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기독교인이다. 사내 예배 모임까지 주관하며 신우회에선 그가 손수 기타 연주까지 하며 찬송가를 부른다. 심지어 10여곳에 이르는 아모그룹 사업장의 가장 높은 곳에는 십자가가 세워졌다. 그가 얼마나 신실한 기독교인인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김 대표 개인이 종교를 믿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그 종교를 강요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침해다. 

헌법재판소는 “종교의 자유의 기초가 되는 신앙의 자유는 국가가 국민이 종교를 가질 권리뿐만 아니라 특정 종교를 강요받지 않을 권리, 그리고 더 나아가 종교를 갖지 않을 권리까지도 넓게 보장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근로기준법 제6조에는 고용과 모집·채용서 특정 종교·신념·정치적 의견·정당 가입 여부 등으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너 직원들에 기독교 강요했나
인권위 자유침해 여부 조사 착수 

그런데 아모그룹이 이런 법을 역행한 것이다. 아모그룹 전·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채용 면접시 지원자들에게 기독교 전도 ▲김 대표가 주관한 예배 모임 강제 참석 ▲초청된 목사 설교 시 전원 참석 ▲전도 목적이 포함된 봉사활동에 각 부서별 인원 할당 등 다수의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이 있다. 

아모그룹 채용 면접을 봤던 지원생들은 면접관으로 참석한 김 대표에게 종교 강요 압박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가 지원자들 면접보다는 포교 활동에 더 힘썼다는 후문이다. 

아모그룹 지원자였던 A씨의 경우 30분 정도 면접을 본 뒤에 2시간 동안 김 대표의 설교를 들었다고 한다. 아모그룹 내부에선 최종면접을 이른바 ‘전도시간’이라고 부른다. 또 면접을 마칠 때쯤 김 대표가 기도문을 강독하는데 지원자들 역시 이를 소리 내어 따라 읽는다고 한다. 


또 지원자들의 아모그룹 면접 후기에 따르면 ‘아모그룹은 하나님을 기쁘게 할 사람을 뽑는다’ ‘우리가 만난 것도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 자신이 있나’ ‘기독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이 자주 나온다. 

또 신입사원들 경우 의무적으로 수개월 동안 아모그룹의 신앙 모임인 ‘신우회’에 참석해야 한다. B씨의 경우 김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신우회 참석을 강요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월 김 대표는 B씨에게 “왜 요즘 신우회 안 들어오느냐”며 “다음 주는 꼭 들어오라”고 말했다. B씨는 기독교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우회에 나가지 않았다. 그러자 김 대표는 “어떻게 내가 말했는데도 신우회에 안 들어오냐”며 “너는 원칙적으로 그만둬야 한다”며 역정을 냈다. 

면접관 참관
지원자와 전도

김 대표의 역정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에 대해 전직 회사 관계자는 “기독교를 믿는다고 해서 뽑았는데, 신우회 참석을 왜 안 하느냐가 김 대표의 생각”이라며 “김 대표는 신우회에 나오지 않은 사원들을 보며 ‘면접 때는 믿겠다고 했으면서 입사만 하면 애들이 싹 바뀐다’고 타박했다”고 말했다.  
 

또 신우회는 대부분 평일 업무시간에 열린다. 오후 3∼4시부터 약 두 시간 가량 김 대표가 직원들을 모아두고 기타 연주를 하며 찬송가를 부른다. 신우회는 사회 이슈를 포함한 설교 내용으로 채워진다. 

행사 마지막에는 직원들이 성경 한 구절씩을 돌아가면서 읽는다. 김 대표는 사실상 업무시간에 종교 행사를 주관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신우회가 있는 날은 직원들 퇴근이 최소 1시간가량 늦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신우회가 있는 날에만 결재한다. 신우회가 퇴근 시간을 넘긴 6시30분에 끝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모그룹은 결재할 때 김 대표 집무실 문 앞에서 일렬종대로 줄서서 기다리는 특이한 문화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날은 퇴근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현직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아모그룹은 한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찬양예배제’라는 대규모 종교 행사도 개최한다. 이때는 외부서 목사까지 초청해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직원들에게 성경 교육을 시킨다. 지난해 7월 개최된 상반기 찬양예배제에선 ‘주임 대리급’ 이상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는 공지도 냈다. 

이 날은 직원들끼리 ‘휴대폰 여분의 배터리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근무시간에 성경 공부
각 계열서 12제자 차출 


김 대표는 아모그룹 계열사에 전도 목적 봉사활동 모임인 ‘12제자’를 결성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12제자는 열두 사도와 동의어로 예수가 인류 구원을 위해 하나님의 가르침을 완수할 제자들의 무리를 가르킨다. 

아모그룹 총무팀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예배 준비 관련, 회장님 지시 사항 전달 드립니다”라며 “각 사업장별로 ▲열두 제자 명단(사업장/부서/직급 이름 순으로 결정) ▲각 사업장 별 후원기관 활동 내용, 사진 자료 회신 및 앞으로 계획 ▲각 사업장 12제자의 각오 및 인터뷰 등을 본사에 올리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은 12제자 활동을 자발적으로는 하고 싶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사업장 별로 강제 할당이 돼 있는 상태. 누군가는 12제자에 들어가야 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사업장에선 12제자를 정할 때 가위바위보나 사다리타기 등을 통해 걸리는 사람을 억지로 위촉했다고 한다. 

올해 아모그룹은 김 대표가 직접 면담까지 할 정도로 신입사원 퇴사자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이런 회사 분위기를 견디지 못해 나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난 3월2일에 입사해 신우회 참석이 의무라는 통지를 받고 일주일 만에 퇴사한 사람도 있다. 물론 신우회 참석이 퇴사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이런 분위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신우회 불참
사규상 해고?


이는 곧 비기독교인에 대한 차별까지도 연결된다. 전직 아모텍 직원은 “기독교를 믿지 않으면서 믿는 척하며 앞잡이 노릇과 아부하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주식회사 아모그룹은 개인회사가 아니다. 왜 마음대로 사옥에 십자가를 세우며 기독교를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전도하고 싶으면 교회를 세우지…”라고 성토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모텍 입장은? “강요 아닌 권유였다”

아모그룹은 이번 종교 강요 의혹에 대해 ‘강요가 아니라 권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아모그룹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아모그룹이 직원들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사실인가?
▲사실과 다르며, 당사는 지금까지 임직원의 종교와 관련해 어떠한 강요나 차별, 불이익한 조치 등을 취한 사실이 없음을 말씀 드린다.

-김병규 대표가 주관하는 예배 모임에 직원들이 꼭 참석해야 하나?
▲신우회 모임은 사내 기독교인 직원 중심으로 하는 모임으로 사업장별로 30∼40명의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신우회 모임에는 기독교인임에도 참석하지 않는 직원들도 많고, 비기독교인 직원임에도 참석하는 직원이 있는 등 직원들의 자유 의사에 따라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모텍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해서 입장은?
▲종전에 근무했던 직원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사안으로 당사는 사실에 근거해 대응할 예정이다. 본 사안은 현재 진행 중인 사안으로 이와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지난 6월 이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개선된 부분은 있나 ?
▲지난 6월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한 보도가 있은 후 당사는 신우회 및 후원기관 봉사활동 등에 관한 직원들과의 소통 및 의사전달 과정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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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