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주변’ 의문의 죽음들 추적

숨진 채 발견되는 그때 그 사람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도태호 수원 제2부시장이 지난달 26일 돌연 저수지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오후 2시까지 정상 근무를 하다가 한 시간 뒤 저수지서 숨진 채 발견된 도 부시장의 죽음에 누리꾼들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그는 최근 국토해양부서 근무할 당시 도로 공사와 관련된 비리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칼날이 매섭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가정보원의 방송 장악,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등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하나씩 파헤쳐질 기세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국정원의 광범위한 국내 정치 공작 의혹과 관련해 “윗선에 대한 수사 한계라든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세 몰린 MB
검찰 정조준

‘몸통’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게까지 검찰 수사가 닿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2008∼2013년) 동안 벌어진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그 주변에서 일어난 죽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는 지난 8월 팟캐스트 <정치, 알아야 바꾼다>와의 인터뷰서 “박근혜 전 대통령 주변에 5촌 살인 사건도 있고 무수한 죽음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주변에 더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MB 주변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먼저 2011년 3월26일 김태성 씨모텍 대표이사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노트북으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때 쓰는 데이터모뎀을 제조하는 업체인 씨모텍은 2007년 상장, 2010년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2009년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인수합병 전문기업 ‘나무이쿼티’를 통해 씨모텍을 인수했다. 씨모텍은 줄기세포 등 바이오사업을 영위하던 제이콤을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가 무리한 M&A를 감행하면서 투입된 돈은 200억원 이상으로 예측된다.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김 대표는 1200만주 유상증자에 성공했지만 자금 조달 두 달 만에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그는 담당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은 지 이틀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의 죽음은 무리한 M&A로 인한 자금 부담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김 대표의 자살 원인을 ‘주가 조작’과 연계시키는 시각도 있었다. 김 대표가 사망하기 한 해 전인 2010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조영택, 최문순 의원으로부터 나온 문제다. 

조·최 의원은 씨모텍 상근이사로 있던 전모씨가 씨모텍을 인수하고 제4이동통신사업에 참여하면서 주가를 띄워 개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전씨는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은씨의 사위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이사와 대우증권 국제조사총괄 등을 역임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는 조카사위가 된다. 


애초에 전씨는 나무이쿼티 설립자였고 씨모텍을 인수할 당시에는 나무이쿼티 대표이사였다. 씨모텍 인수 후 상근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 대표가 대표직을 맡았다.
 

씨모텍은 이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라는 배경을 가진 전씨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씨모텍 주가는 널을 뛰었고 이 과정서 전씨가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겨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논란이 주식사이트 등을 통해 제기됐다. 이 논란은 국정감사 때 거론되면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문제를 제기했던 최문순 의원은 “전씨가 이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의 사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씨모텍 주가가 널뛰기했고 그 과정서 개미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국감 당시 전씨는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고 이후 논란은 가라앉은 상태였다. 

그러다 김 대표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전씨와 그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친인척 주변 인물 돌연 사망
자원외교 연루자도 갑자기 죽어

2012년 6월에는 MB 측근으로 분류됐던 김병일 전 서원학원 이사장이 홍콩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전 이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직할 때 서울시 대변인을 맡았다. 충북 청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김 전 이사장은 대표적인 친MB 인사로 불렸다.

그는 19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3월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올라온 당시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의 성추문 의혹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퍼날랐다.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정 후보에 관한 의혹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정 후보 측 역시 “의혹은 모두 거짓”이라며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충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월 김 전 이사장을 소환해 1차 조사를 벌였다. 이 때 김 전 이사장은 “글을 본 적도 없다. 페이스북이 해킹당한 것 같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1차 조사를 마친 그는 2차 소환에 불응한 뒤 홍콩으로 출국했고 그곳서 불귀의 객이 됐다. 경찰은 김 전 이사장이 홍콩서 귀국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참이었다.

이 때문에 김 전 이사장의 죽음이 수사 중압감 때문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반면 경찰 수사를 김 전 이사장의 직접적인 자살 원인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문제의 글을 작성한 것도 게시한 것도 아닌 김 전 이사장이 이 정도 사안 때문에 홍콩으로 도망치듯 떠난 것은 물론 귀국도 못했다는 논리는 말도 안 된다는 것.

단순 명예훼손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사안은 김 전 이사장이 사망한 후 흘러나온 공천 과정의 뒷얘기, 저축은행 등과 엮이면서 궁금증이 커졌다. 특히 김 전 이사장이 퍼나른 글이 원래 게시됐던 블로그의 개설자가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기업 대표 자살
조카사위 관련?


문제의 글이 올라온 야후 블로그 ‘크라임 투 길티’를 만든 장본인인 이모씨는 대검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이 수사 중이던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 블로그 글을 빌미로 수차례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김 회장을 협박하는 글을 여덟차례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2013년 4월에는 임모 CNK 전 부회장이 갑작스레 목숨을 끊었다. 사망 당시 임 전 부회장은 CNK 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그의 시신 주변에는 타고 남은 번개탄과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임 전 부회장이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부풀리고 대량생산계획 등을 허위 유포해 9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봤다.

CNK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등 MB정부 실세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스캔들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임 전 부회장의 죽음으로 검찰 수사 중이던 주가조작 의혹은 진상 규명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 12월 외교부는 ‘CNK가 아프리카 카메룬서 최소 4억2000만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후 CNK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장량이 과대평가 됐다는 주장이 수차례 나왔고, 급기야 외교부가 사실을 부풀렸다고 발표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사업은 2010년 외교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MB정부의 대표적 자원외교 성과로 꼽혀왔다.

올해 6월 대법원은 CNK 대표 오모씨에 대해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 대표에게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매장량을 부풀린 보도자료를 작성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던 김은석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는 무죄가 확정됐다.

주가조작 혐의
번개탄 사망

MB정부 시절 가장 큰 화두였던 광우병 문제를 제기한 수의사가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사망한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논란 당시 안전성 의혹을 꺼냈던 인물이다.

2014년 1월19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의 한 호텔 객실서 숨진 박 국장을 종업원이 발견했다. 그의 수첩에는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쓰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동물용 마취제와 주사기도 나왔다.

박 국장은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위생검역분과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당시 미국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 타결에 앞서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등급판정 결과를 전제로 한 ‘합리적 수준 개방’을 약속한 이후 줄기차게 무조건 개방을 요구해왔다. 

박 국장은 “모든 나라의 검역 기준은 OIE 기준보다 높다. OIE 기준은 그야말로 권고사항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 국장은 2012년에도 CBS 라디오 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미국 광우병 조사를 진행한 민관 합동조사단이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박 국장은 “광우병 소의 귀에 찍었던 이표라는 게 있다. 민관 합동조사관에선 그 사진을 근거로 현지 조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 사진은 미국에 가지 않아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내용은 전혀 조사하지 않고 그냥 시간만 때우고 왔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광우병·숭례문 민감한 사안
관련자들 비슷한 시기 자살

인터뷰 말미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가 그렇게 많이 터지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이 정부에 실망해서 도저히 이제 이 정부에선 더 기대할 것이 없다. 이런 정도의 자포자기 수준까지 간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월18일에는 숭례문 복원 부실 공사를 조사 중이던 충북대 박모 교수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 교수는 충북대의 한 학과 재료실서 재료를 쌓아놓은 선반에 목을 매 사망했다. 

시신을 발견한 것은 박 교수의 아내로 “평소 (남편이) 정신질환을 앓았던 적이 없고 우울해하거나 고민을 토로한 적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박 교수의 옷에서 “너무 힘들다, 먼저 가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수첩을 발견했다. 박 교수의 지인들은 그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사망 직전까지 숭례문 복구 공사에 사용한 소나무 중 일부가 국내산 금강송이 아니라 값싼 러시아산이라는 의혹과 관련해 나이테 분석을 통해 진위 여부를 가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자신이 내놓은 결과물이 나무 바꿔치기 의혹을 받고 있던 신응수 대목장의 사법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찰은 박 교수가 어떤 전화를 받은 후 괴로워했다는 지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협박 받았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조사했다.

국보 1호 숭례문은 이 전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름 앞둔 2008년 2월 전소됐다. 숭례문 복원 사업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많은 전문가 사이서 속도전을 벌이는 숭례문 복원 사업을 두고 “왜 이렇게 서두르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숭례문은 5년 4개월에 걸친 복원 공사 끝에 2013년 5월 공개됐다. 하지만 복원 공사를 마쳤다고 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나무 기둥이 갈라지고 뒤틀려 속이 드러나는 현상이 발생했다.

감사위원 투신
우울증 앓았다?

미국산 쇠고기 논란과 숭례문 복원 부실 공사 검증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룬 두 인물의 죽음은 수많은 의문을 자아냈다.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점, 자신의 수첩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두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사회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사안과 연관된 인물이 연이어 숨지면서 사망원인을 좀 더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같은 해 4월에는 ‘MB정부의 감사맨’으로 불렸던 홍정기 감사원 감사위원이 아파트 옥상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홍 위원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아파트 13층과 14층 사이 계단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은 홍 위원이 아파트 현관 지붕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신고했지만 경찰이 출동했을 땐 이미 숨진 뒤였다. 유족은 홍 위원이 우울증을 앓았다고 진술했다.

홍 위원은 이 전 대통령 재임기간인 2011년 7월부터 1년4개월여간 감사원의 실무를 총괄·지휘하는 사무총장을 맡아 민감한 사안을 다뤄왔다. 일각에서는 홍 위원이 MB정부의 숱한 비밀을 꿰고 있다는 말도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지난 정부의 감사원 사무총장’이라는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했다는 말도 돌았다.

홍 위원은 투신 전 우울증 치료차 휴가를 낸 상태였다. 그의 자살을 둘러싸고 외압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홍 위원의 죽음을 두고 청와대서 조사 등의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의문을 품었다. 

당시 황찬현 감사원장은 “내가 아는 범위에선 (외압 의혹은) 없다”며 “병원에 입원해 잘 치료받고 있다고 파악했지만 안타깝게도 예상보다 병이 깊었던 모양”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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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