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으로 얼룩진’ 프로리그 실상

선수·심판 돈놀음 “썩을 대로 썩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프로리그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경기장을 찾거나 매체를 통한 팬들의 응원은 리그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 그렇기에 선수는 물론 스태프와 심판, 구단 등 모든 리그 관계자들은 팬들의 지지에 보답할 의무가 있다. 승리만이 아니다. 스포츠맨십에 따라 정당하고 공정한 경기를 보여주는 것 역시 팬들을 만족시키는 방법이다.
 

프로야구 KBO리그가 대형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 수는 833만명에 달했다. 1982년 출범 이후 사상 처음 8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다. 

최근에는 1위부터 5위까지 어느 한 자리도 예상이 어려울 만큼 불붙은 순위 경쟁에 팬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서 터진 심판 금품 스캔들은 프로야구 판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흥행에 찬물

지난달 29일 엠스플 뉴스를 통해 기아 타이거즈 구단 직원이 최규순 전 심판에게 두 차례 돈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기아는 “구단 직원 2명이 금전을 빌려달라는 KBO 심판의 부탁에 2012년과 2013년 100만원씩 각 1회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해 기아 타이거즈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해당 직원을 상대로 징계위원회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엠스플 뉴스는 최 전 심판이 돈을 받을 때 사용한 차명계좌를 추적한 결과 기아 구단이 연루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같은 의혹으로 두산 베어스 김승영 사장이 사임한 지 채 두 달도 안 돼 일어났다는 점이다.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최 전 심판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야구 선후배는 물론 구단에까지 돈이 필요하다며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구 규약 155조 ‘금전 거래 등 금지’ 조항에 보면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는 10개 구단을 상대로 자체 조사에 나섰다. 당시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은 ‘확인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기아 역시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회신했다. 그럼에도 기아가 최 전 심판에게 돈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은폐 논란까지 불거졌다. 또 자체 조사를 진행했던 KBO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BO는 두산과 최 전 심판 간의 돈 거래가 밝혀졌을 때 “추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기 바란다”며 최소한의 경고 조치만 내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최 전 심판과 사임한 두산 김 전 사장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메시지에는 ‘사장님 최규순 팀장인데 제가 다급한 일이 생겨 통화가 가능하신지요’ ‘네 걱정 마시고 일 잘 처리하세요. 지금 300만원 보낼게요’ ‘사장님 최팀장인데 한 번 더 도와주십쇼. 시리즈 들어가야 하는데 상황이 넘 급하네요’ ‘이번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죄송하구요. 김 단장한테 함 얘기해 보세요’ 등 금전을 요구하고 보낸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두산·기아·삼성…승부조작에 금품스캔들
축구서도 매수…농구는 감독이 말썽

여기에 지난달 30일 기준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가 추가로 최 전 심판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게이트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넥센 구단주인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대표는 지난달 29일 검찰 조사 당시 돈 전달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300만원을 입금한 사실이 있다며 말을 바꿨다.

삼성 라이온즈는 전 직원이 최 전 심판에게 400만원을 송금한 사실에 대해 지난달 30일 사과했다. 

삼성 측은 “삼성 직원이 지난 2013년 10월 폭행사건 합의금을 위해 금전을 빌려달라는 최 전 심판의 요청을 받고 4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이 검찰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4개 구단이 ‘최규순 게이트’에 거론되자 리그 전체는 충격에 빠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달 30일 최 전 심판에게 상습 사기와 상습 도박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심판은 프로야구 관계자나 주변 인물들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각각 수백만원씩 총 3000여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심판은 이 돈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를 통해 최규순 게이트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일각에선 승부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검찰은 최 전 심판이 금품의 대가로 승부조작을 하는 등 배임수재 혐의가 있는지 수사 중에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 관계자 역시 일각에서 거론되는 승부조작 등 의혹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라고 한 상태다.

사건의 규모가 실시간으로 커지면서 그와 비례해 팬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승부조작 논란으로 이미 여러 차례 실망을 안긴 상황이라 팬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프로야구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조작에 나선 혐의로 포항과 대구 조폭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2014년 4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서 거액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 승부조작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이들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도와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제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미 프로야구는 2012년 LG 트윈스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이 1회 첫 타자 볼넷의 대가로 브로커에게서 금품을 챙기거나 지난해 넥센 외야수 문우람과 NC 투수 이태양이 1회에 점수를 내주는 조작에 가담해 거액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는 등 승부조작의 그림자가 짙은 상태였다.

타종목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프로축구 K리그서 심판 매수 사건이 발생해 판 전체가 뿌리부터 흔들렸다. 2013년 전북 현대 소속 스카우트인 A씨가 심판 2명에게 각각 2차례와 3차례에 걸쳐 100만원씩 총 500만원의 현금을 준 사실이 지난해 5월 발각된 것.

전북 측은 “스카우트가 구단에 알리지 않고 진행한 개인적인 행위”라고 해명했다. 전북 구단의 심판 매수 사건은 2015년 경남FC에 이어 두 번째였다. 프로축구연맹은 전북에 승점 9점 삭감과 함께 벌금 1억원을 부과했다. 당시에도 축구 팬들은 연맹이 전북에 내린 징계 수위가 낮다며 반발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팬들은 멘붕

프로농구도 승부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선수 시절 ‘레전드’로 불렸던 강동희 전 감독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은 더욱 컸다. 강 전 감독은 현직 감독이던 2011년 3월 불법 스포츠 토토 브로커들로부터 총 4700여만원을 받고 4경기서 주전 대신 후보 선수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모든 혐의를 인정한 강 전 감독은 결국 KBL서 영구제명 처분을 받아 농구판서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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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