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6.13 08:26:46
  • 호수 1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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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우리들의 대통령”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결여됐던 희망이 채워지고 있다. 분열로 가득했던 지난 정권의 흔적은 점차 희미해져간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국민들은 미래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변화가 대한민국의 변화로 번져가는 모습이다. 변화는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됐지만 그 한 사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힘쓴 사람들이 있다. <일요시사>는 이들을 만나 문재인정부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했다.
 

문재인정부 창출의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다. 박 의원은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부본부장을 맡으며 문 대통령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현재는 문재인정부의 제1공약인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국회서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 당당히 여당의원이 되셨다. 소감을 듣고 싶다.
▲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기쁘고 한편으로는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당은 정부와 같은 정책방향을 추구한다. 하지만 기존 여당이 가졌던 비합리적이고 친정부주의적 행태는 개혁해야 할 정치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당의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신뢰받고 협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여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대선서 캠프 총괄부본부장을 맡았는데. 
▲ 경선캠프인 ‘더문캠’서부터 총괄부본부장을 맡았다. 캠프 내 다양한 목소리를 적절하게 조율해내는 역할에 집중했다. 아울러 경선 이후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캠프를 통합해 용광로 선대위를 꾸리는 데 일조했다.

본선 중앙선대위는 비서실, 17개 본부, 8개 단, 66개 위원회, 1개 센터로 구성됐다. 매머드급 조직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추구하는 목표가 같았고 궂은일부터 먼저 해결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맡은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 지역구인 파주에서 유세 당시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 파주는 전통적으로 보수색채가 짙은 곳이기 때문에 ‘내가 출마한 선거’라는 마음으로 유세에 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고양·파주 유세를 함께했는데 걱정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축제’ 분위기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파주을 지역 유권자분들의 마음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 대선과정서 어려움은 없었나. 
▲ 여의도와 파주를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강행군이 계속됐다. 하지만 국민의 뜻과 함께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힘든 줄 몰랐다. 특히 중앙선대위 활동을 통해 파주의 숙원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확정해냈다는 보람은 힘든 일도 잊게 만들었다. 다만, 중앙선대위 구성 한계상 보다 큰 역할을 맡고 싶어 하신 분들을 다 모시지 못했던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대위 총괄부본부장 역임
캠프 통합 역할 맡아 수행

- 출범 초기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감이 높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 가장 큰 이유는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처럼 ‘준비된 정부’라는 점과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국민들의 마음을 산 것 같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부가 어떤 일을 하는지 매체를 통해 매일 자세하게 접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에 맞게 약속들을 하나하나 지켜나가고 있다. 또 공약 이행 과정서부터 결과까지 국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크게 와닿고 있다고 생각한다.    

- ‘파주통일경제특구 현실화’를 위해 현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파주통일경제특구는 대한민국 제2의 경제성장과 평화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핵심가치에 현 정부도 공감해 대선 공약에 담기게 됐다. 파주통일경제특구가 현실화되면 2017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0.8% 경제성장률이 늘어나고 5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앞서 개성공단은 민주정부가 이뤄낸 큰 결실임에 분명하지만 남북관계의 교착으로 개폐가 반복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개성, 해주를 연계한 파주통일경제특구가 그 해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파주 현안을 풀어가기 위해 현 정부 및 야당 도지사와의 공조도 중요해 보인다. 
▲ 모든 파주 현안은 파주시, 경기도, 중앙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만 답을 찾을 수 있다. 대선 전부터 문 대통령을 몇 차례 모시고 파주 현안을 설명드린 바 있다. 대통령께서도 접경지역 주민들의 희생에 이제는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는 최근 함께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특히 경기도 남쪽과 북쪽의 불균형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남 지사도 균형발전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협력해서 나갈 생각이다. 짧은 기간 안에 모두 풀어낼 수는 없지만 경기도, 정부와 늘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발전을 위해 뛰다 보면 큰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주통일경제특구 기대↑
“협력·소통·협치에 중점”

- 문재인정부의 정책 중 특히 기대되는 것이 있다면.
▲ 현 정부의 최대 목표이기도 한 일자리 정책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다. 일자리는 삶에 대한 최대 보장이자 복지다. 더욱 일자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내부대표로 있으면서 청년일자리TF 간사를 맡은 바 있다.

그 역할을 인정받아 신임 원내대표의 핵심기구인 ‘100일 민생상황실’서 일자리창출 팀장을 겸하면서 일자리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노동시간 단축 등 사안은 반발도 있다. 이런 점을 담론화시켜 국회가 해결하고 정부와 공조체제로 나가야 한다. 

- ‘중국통’으로서 사드 문제 해결 방법이 있다면. 
▲ 현 정부 출범 이후 ‘일대일로 포럼 대표단’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까지 포함해 그동안 국회의원으로서 중국에 총 3번 방문했을 정도로 사드 문제 해결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사드 문제로 양국관계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보수 세력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 사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외교적으로는 정상회담이나 다자외교를 통한 협의과정을 거쳐 각국의 입장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풀어가고 외교주권을 되찾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 국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 문재인정부는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정부다. 국민들께서 끝까지 관심을 갖고 애정과 격려를 보내주시면 좋겠다. 아울러 선출직인 의원들도 노력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같이 협력, 소통, 협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결국 개혁과 통합은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또 파주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의정활동에 임하겠다. 


<shs@ilyosisa.co.kr>

 

[박정 의원은?]

▲서울대학교 학사
▲박정어학원 CEO
▲더불어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수석부위원장
▲제20대 국회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 위원
▲제20대 국회 전반기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위원
▲제20대 국회의원(경기 파주시을/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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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