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대통령 만든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6.19 10:42:49
  • 호수 1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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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공(수처) 삼각 견제가 최상”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결여됐던 희망이 채워지고 있다. 분열로 가득했던 지난 정권의 흔적은 점차 희미해져 간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국민들은 미래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변화가 대한민국의 변화로 번져가는 모습이다. 변화는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됐지만 그 한 사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힘쓴 사람들이 있다. <일요시사>는 이들을 만나 문재인정부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했다.
 

2015년 12월 문재인(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은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영입인사 1호였다. 거듭 정치에 뜻이 없다고 밝혀왔던 그가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져갔다.

그 후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는 가장 대중적이면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간 풍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심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탄핵 찬반의원 명단을 공개해 보수 측의 표적이 된 건 유명한 일화이자 그의 신념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당시 그는 비난을 예상했음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런 그의 행동을 ‘소신’이라 칭찬했고, 반대 측에서는 ‘오만’이라 비하했다. 평가는 엇갈리지만, 표 의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을 행동에 옮긴 것만은 부정 못할 사실이다. 그렇게 한국의 CSI(Crime Scene Investigator)는 죽어가는 정치판에 뛰어들어 원인을 파헤치고 주범들을 심문해 개혁의 포인트를 찾고자 오늘도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표 의원과 일문일답.

- 대선 기간 중 문 대통령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는지?
▲수원에서 집중유세를 할 때였다. 문 대통령께서 연설을 마친 후 단상 아래 계시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데 위험해보였다. 악수하는 과정서 조금만 힘을 가하면 앞으로 확 넘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팔을 잡아드렸다.


과거 경찰 생활하던 시절의 경험을 살려 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나에게 주어진 또 다른 역할이라는 점을 그때 깨달았다. 그날부터 난 단상을 내려가 시민들을 진정시키며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경호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다.

- 6개월 당직 정지로 선대위 활동을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박주민, 정춘숙 등 친한 동료 의원들이 선대위 등에서 역할을 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셨을 텐데, 아쉽지 않으셨는지?
▲전혀 아쉽지 않았다. 내 스타일 자체가 현장을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오히려 마음이 가벼웠다. 혼자서 자유롭게 지역을 누비면 되니까. 앉아서 회의하는 것보다 현장서 지원유세하고 거리서 춤도 추고(하하)... 오히려 좋았다.
 

- 대중과의 스킨십을 꺼려하지 않는다. 기존 정치인이 가진 권위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인지, 아니면 타고난 성향인지 궁금하다.
▲둘 다 해당된다. 내가 정치를 하기 전 바라봤던 정치인의 모습은 대단히 부정적이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권위주의다. 국민들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선거 때는 90도로 고개 숙이다가 당선되면 고개를 뻣뻣이 들고 다니는 모습. 

마치 자신은 특별하다는 권위적인 자세가 너무 싫었다. 그런 부분을 바꾸고 싶었다. 권위 없이 소탈하게 시민들과 살로 부대끼며 하는 정치가 훨씬 좋다는 것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표 의원의 방식이라 받아들이겠다.
▲그렇다. 기본적으로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스킨십 나누는 걸 좋아한다.

수사권 조정 “지선 전에 꼭”
경찰대 카르텔 “개혁 대상”

-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예상이 어렵겠지만, 언제쯤 실현될 수 있다고 보나?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다. 문 대통령께서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고 국회도 그 시기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 만약 시기를 놓친다면, 다음 총선이 새로운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전제로 경찰 개혁을 들었다.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경찰대 출신 간부들이 만든 카르텔을 개혁 1순위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동의한다. 나도 경찰대 출신이지만, 일부 권력 지향적인 경찰대 출신 인사들이 고속승진하면서 자기네들끼리의 카르텔을 형성해왔다. 이는 다른 경찰관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결국 폐쇄적 엘리트 집단에 대한 반감으로 작동한다. 군대의 하나회·알자회, 검찰의 우병우사단과 같이 이 부분도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

-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
▲먼저 권력과 유착해 고속승진한 사람에 대한 인적 청산이 있어야 한다. 최순실·우병우 등에 기대 전횡을 누리고 자기네들끼리 카르텔을 형성한 사람이 경찰 고위직에 있는지 조사해 그들에게 과오에 걸맞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

- 검찰 일각에선 검경 이중 수사 구조가 인권 침해를 예방한다며 현상 유지를 주장한다.
▲첫째, 이중 수사 구조에 인권 침해 예방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둘째, 하지만 그것이 현재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 아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재심>과 같이 엉뚱한 사람을 살인범으로 만드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검경 관계는 한쪽이 지배하고 다른 쪽이 종속당한 구조다. 

그러나 검경 모두 권력이라는 우산 아래서 한통속으로 지내왔다. 그러다 보니 수사권 조정으로 다투다가 큰 사건이 터지면 서로 뭉친다. 정윤회 문건을 경찰이 과연 몰랐을까? 우병우와 관련된 일들을 경찰 정보라인이 파악하지 못했을까? 못했다면 경찰 정보라인이 필요 없을 정도로 무능한 것이다.

검경은 둘로 찢어놔야 한다. 지금 같은 구조에선 순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공수처·검찰·경찰, 이렇게 세 개의 기관이 서로 상호 견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 가볍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것 하나 질문하겠다. 최근 ‘삼국지 덕후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석하셨던데, 좋아하는 인물이 누군지?
▲조자룡을 가장 좋아한다.

- 인기 많은 스타일을 좋아하시나 보다.
▲(하하) 그것도 이유지만, 권력을 탐하지 않는 모습이 좋다. 또 장판파에서 적진을 단신으로 헤쳐 나가 주군의 아이를 구하는 등 실력을 갖췄으면서 그 시대의 정의도 지켜낸 점이 매력적이다. 너무너무 좋아한다.

- 이미지가 비슷하다.
▲(하하) 실력은 없지만, 방향성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chm@ilyosisa.co.kr>


[표창원은?]

▲경북 포항 출생
▲경찰대 행정학 학사
▲엑시터대 대학원 석·박사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
▲경찰청 범죄심리분석 자문위원
▲아시아경찰학회 회장
▲현 20대 국회의원(경기 용인시정/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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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