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폭풍> ‘특검보다 더할’ 특수본 수사 시나리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3.13 10:52:15
  • 호수 11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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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목에 검찰 운명 달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특검 수사가 막을 내렸다. 정권실세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성역이라 불렸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시키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나머지 부역자들에 대한 수사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헌재 판단도 끝났다. 향후 온 국민의 시선이 검찰에 쏠렸다. 2기 검찰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가 국정농단 ‘3라운드’ 수사에 착수한다. 1기 검찰 특수본이 하지 못한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0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6일 수사결과를 국민에게 보고했다. 122명으로 꾸려진 ‘블록버스터’급 특검은 30명을 재판에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특검팀은 국정 농단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활동을 종료했다. 특검은 총 46회의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 대상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했으며 이를 근거로 총 3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46회 압색
30명 기소

특검법상 특검의 수사 대상은 수사 중 인지된 사건을 포함, 총 15가지였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비리 사건 ▲비선 진료 및 특혜 의혹 사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민관 인사 및 이권사업 개입 사건 ▲청와대 행정관 차명폰 개통 사건 등 7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특검이 가장 집중했던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에선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최씨 등 6명을 기소했다. 특검은 이 사건 수사를 위해 총 15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사실상 특검 수사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특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최씨 일가에 433억2800만원의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총 298억2535만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는 것이 특검 판단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78억여원을 재산국외 도피로, 말과 훈련비용 지원을 숨기기 위해 허위계약서를 작성한 것을 범죄수익 은닉으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에게는 국회서 “최씨를 몰랐다”고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팀 수사 자료 검찰로 넘겨
놓치거나 못 건드린 부분 숙제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해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대주주가 최소 8549억원의 이득을 챙기고 국민연금은 최소 1388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로 특검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을 비롯해 7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세월호 참사와 같이 선량한 국민의 희생을 추모하자는 의견을 밝힌 것만으로 탄압의 대상이 됐다”고 강조했다. 특정 단체에 활동비를 지원하도록 한 ‘화이트 리스트’ 사건 역시 사실로 드러났다.

이화여대 학사비리에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 9명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씨 딸 정씨의 입시 및 학사관리에 특혜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대가 각종 국책사업에 선정된 것은 사실이나 이와 관련된 대통령의 지시나 최씨의 관여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장만 됐어도’
기간 짧아 한계


최씨가 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하거나 미얀마 공적원조 사업 이권 확보를 위해 미얀마 대사, 코이카 이사장 인선에 개입한 것도 특검 수사 결과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박 전 대통령을 ‘비선 진료’했던 김영재 원장은 의료법 위반과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휴대전화를 옷에 닦아 최씨에게 건넨 영상으로 유명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은 의료법 위반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영수 특검팀은 특별검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대의 성과를 올린 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특검 기간이 짧은 탓에 남은 부역자들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기 때문이다. 특검이 하지 못한 수사는 향후 검찰의 2기 특수본이 공을 넘겨받는다.

대검찰청은 지난 3일 “김수남 검찰총장이 기존 특수본을 재정비해 특검서 인계받은 사건을 차질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본은 특검서 받은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조속히 수사팀을 재구성한 뒤 본격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지난 90일의 수사기록을 검찰에 넘겼다. 특검팀의 수사자료는 모두 10만 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박스 20개 분량이다. 앞서 검찰은 2만 페이지 상당의 자료를 넘긴 바 있다.

검찰 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6일 특검으로부터 이첩받은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이영렬 수사본부장, 노승권 1차장 및 총 31명 검사들로 수사본부를 재편했다. 지난해 최순실게이트를 수사했던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이근수)가 다시 수사에 나선다.

박 전 대통령·우병우 핵심 타깃
대기업들 조사도 관심거리

2기 특수본은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 ▲SK·롯데·CJ그룹 등 대기업 수사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이 실패한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 우 전 수석 구속 수사 등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만 했고, 우 전 수석의 경우 수사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건 일체를 인계했다. 삼성 외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본격적으로 벌이지 못했다.

특수본의 첫 번째 타깃은 우 전 수석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해 우 전 수석의 개인비리 의혹 등을 수사했으나 ‘봐주기 수사’ 논란에 시달렸다. 뚜렷한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특검팀으로부터 우 전 수석에 대해 모두 8개 항목의 11가지 범죄 사실을 넘겨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외교부 공무원 등 인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 특별감찰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진상 은폐 혐의, 민간인 불법사찰 혐의 등이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특수본 내부에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를 주축으로 한 ‘우병우 전담팀’이 꾸려졌다. 김 총장은 검찰 요직을 장악한 ‘우병우 사단’의 수사 방해를 막기 위해 우 전 수석과 연고가 없는 검사들 위주로 전담팀을 꾸리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에 초점을 맞춘 특검과 달리 검찰은 탈세·횡령 등 개인비리 확인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이 자신의 통신비와 승용차 유지비 등을 가족회사 ‘정강’ 자금으로 충당한 것이 탈세와 횡령에 해당하는지 등은 그간 상당한 수사가 이뤄졌다. 여기에 검찰은 몇몇 기업서 입금된 30억∼40억원에 이르는 수상한 자금 흐름을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부역자
이번엔 골인?

검찰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변호사로 활동하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발탁된 2014년 5월 3∼4군데 기업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일단 변호사 시절 받기로 한 수임료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대가성 불법자금일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지난 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관계없이 수사하나”라는 질문에 “그래야 하지 않겠나. 넘어온 사건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탄핵심판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나든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계획대로 맡은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이 손대지 못한 대기업 수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수1부의 경우 대기업 관련 수사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SK, 롯데그룹 등 대기업 관련 수사를 검찰로 넘긴 바 있다. 이들 기업은 특수본의 주요 수사 대상으로 꼽히고 있어 검찰에서도 정예인력인 특수1부가 맡을 게 유력해 보인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금을 둘러싸고 드러난 특검과의 시각차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10∼11월 수사를 담당한 1기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이 강압적으로 대기업들의 출연을 성사시켰다고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 등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특검은 청와대-삼성 부당거래 의혹을 수사하면서 삼성의 재단 출연금 204억원을 대가성 뇌물로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최씨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최씨의 기존 사건 재판과 병합해 심리해 달라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 신청했다.
 

지난 6일 재판서 검찰 측은 “기록 검토를 마치지 못했으니 추후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특검이 추가 기소한 최씨에 대한 뇌물죄 관련 사건은 당분간 병합하지 않고 별도로 공판 준비절차를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검찰 특수본은 삼성을 포함한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을 ‘강요’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검찰은 최씨와 박 전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대기업을 압박해 돈을 받아낸 것으로 보고 최씨와 안 전 수석에게 강요와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특검팀은 두 재단 출연금을 포함해 삼성이 최씨 측에 건네기로 한 433억여원 모두를 뇌물로 의율했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돕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법리다.

뇌물 혐의는?
공소장 변경?

검찰이 대기업을 강요와 직권남용 피해자로 본 반면 특검팀은 뇌물공여자로 법리를 구성했고, 이 사건이 다시 검찰로 돌아온 것이다. 직권남용과 뇌물공여는 병립이 불가능한 혐의인 만큼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이 받아들여지면 출연금을 낸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도 뇌물공여 혐의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판 준비하는 특검

수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공소유지를 통한 법정 공방 체제로 전환,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에 나섰다. 특히 공소유지 업무를 하며 법정을 오가야 하는 탓에 서울중앙지법과 가까운 서초동에 사무실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식수사 기간 대치동에 사무실을 마련했던 특검은 현재 사무실 이전 장소로 법조타운이 있는 서초동을 최우선 검토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30명에 달하는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 수사 자료를 재판 때마다 법정에 옮겨 법리 공방을 벌이려면 지리적으로 법원과 가까운 곳이 낫다는 게 특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검은 또 서울중앙지검과 이번 사건 피의자와 피고인 수사 및 공판 공조를 위해 서초동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게 용이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특검 일각에선 서초동 건물에 공실이 많지 않고 임대료가 비싸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에 사무실을 두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창>

 

<기사 속 기사> 이재용 초호화 변호인단

뇌물공여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지난 9일부터 시작됐다. 현재 이 부회장 변호인단으로는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송우철 변호사와 판사 출신 문강배 변호사 등 태평양에서만 10명의 변호인이 이름을 올렸다.

또 2003년 ‘대북송금 의혹 사건’수사 당시 특별검사보를 지낸 김종훈 변호사와 고검장 출신인 행복마루 법무법인의 조근호 대표변호사, 오광수 변호사도 합류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담당 재판부(형사합의33부)가 지정된 지난 2일 곧바로 특검 수사 기록 열람과 복사를 재판부에 신청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와 법원 영장실질심사 당시 법무법인 외에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법무팀의 법률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미래전략실이 전격 해체되면서 그룹 차원의 법무팀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해체된 미래전략실 법무팀 관계자 중 일부는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적을 옮겨 이 부회장 사건을 계속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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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