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오리온이 가평 일대에 있는 고급 골프텔 두 채를 소유한 사실이 <일요시사> 취재결과 확인됐다. 오리온은 골프텔을 왜 두 채씩이나 구입한 것일까. 이 골프텔의 용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적한 경기도 가평 상면 대보간선로를 따라가면 가평골든빌리지가 나온다. 입구서 가파른 언덕을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고급 단독 주택 여섯 채가 들어서 있다. 이곳이 골든빌리지2다. 가평 크리스탈밸리CC가 지난 2007년 타운하우스형 골프텔로 골든빌리지2를 분양했다. 크리스탈밸리CC는 세란병원이 출자한 한송이 소유하고 있다.
스포츠토토 소유
인수하면서 이전
골든빌리지2 내·외관 주변 환경은 한마디로 호화롭다. 시공 당시 골든빌리지2 분양가는 14억∼17억원에 달했다. 단독 주택 여섯 채의 내부 구조는 대부분 방 4개와 유럽풍 벽난로가 있는 거실, 대형 주방으로 이루어졌다.
고급 소파와 식탁, 침대까지 갖춰졌으며 대리석 바닥과 고급 마감재를 사용했다. 외관 역시 호화 별장을 떠올리게 한다. 주변 환경을 보면 고즈넉한 유럽의 부촌을 연상케 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골든빌리지2에 있는 골프텔 여섯 채 중 두 채가 오리온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온은 복층(2층)과 단층으로 돼있는 단독 주택을 각각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층 골프텔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대보리 157-8(토지 주소 157-20번지)외 5필지 골든빌리지2나다. 부동산등기등본부에 따르면 철근콘크리트구조 기와지붕 2층 단독주택이다. 1층 136.58㎡(41평), 2층 88.98㎡(26평)로 돼있다. 오리온은 2013년 6월27일 한송서 골든빌리지2나를 11억원에 매입했다.
단층 골프텔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대보리 157-8(토지 주소 157-25번지)외 5필지 골든빌리지 2라다.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철근콘크리트구조 기와지붕 단층 단독주택으로 나와 있다. 1층 223.04㎡(67평)다.

골든빌리지2라는 원래 오리온 자회사였던 스포츠토토가 소유했다. 2007년 12월5일 스포츠토토는 한송서 15억에 매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22일 오리온이 스포츠토토를 흡수·합병하면서 골프텔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스포츠토토는 골든빌리지2라를 급매처분하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스포츠토토는 골든빌리지2라를 매물로 내놨는데, 당시 매매가격은 8억이었다. 그런데 매수자가 없어 처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당시 비즈니스 접대 등이 많은 금융, 건설 무역 등 세일즈 법인을 상대로 매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사용
양평 별장처럼?
그런데 이 골프텔의 용도에 말이 많다. 일각에선 동양사태의 주범인 동양그룹 오너 일가가 이 골프텔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도 무성하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의 자식들이 이 별장(골프텔)을 자주 이용한다”며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현 전 회장의 장인) 일가가 그 곳에 종종 목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그룹 일가는 사실상 해체됐다. 현 전 회장은 2013년 대규모 사기성 CP(기업어음)와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 4만여명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징역 7년과 파산 선고를 받았다.

1심은 2013년 2월부터 9월까지 동양그룹이 발행해 판매한 CP·회사채 1조2958억원 모두 사기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현 전 회장이 부도를 예상할 수 있었던 시점인 2013년 8월 이후 발행한 1708억 부분만 고의성을 인정해 사기죄로 판단, 징역 7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작년 10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동양사태 피해자 A씨 등은 2015년 12월 법원에 현 전 회장에 대한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해 9월19일 서울중앙지법은 개인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
행적 모호한
이혜경 가족들
현 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은 동양그룹 사태 때 미술품과 고가구를 빼돌린 혐의로 징역 3년 6월과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이 전 부회장을 구속하지는 않았다.
이 전 부회장은 현재 거취가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등록상 주소는 성북동이지만, 이 집은 압류가 걸린 상태다. 최근에는 한남동 힐스테이트에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회장 부부는 정담, 승담, 경담, 행담씨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 장녀 정담씨는 이모부 회사인 오리온서 근무하고 있으며, 외아들인 승담씨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담씨와 승담씨는 함께 동양그룹 경영에 참여했지만 회사가 공중분해된 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현 전 회장과 담 회장은 동양사태 이후 사이가 틀어졌다. 현 전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동서인 담 회장에게 자금 지원 요청을 했는데 거절했기 때문이다. 당시 오리온은 동양그룹에 대한 자금지원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동서지간만 틀어졌을 뿐 여전히 자매 사이는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직원용? 용도 두고 설왕설래
동양 일가 자주 목격…사적 유용?
가평 오리온 골프텔이 오너 일가서 유용하고 있다는 말이 무성한 이유는 담 회장의 과거 전력 때문이다. 2011년 6월14일 <일요시사>는 담 회장의 경기도 양평 별장을 단독 추적하며, 오리온과 서미갤러리 간 미술품 거래를 보도했다.
양평 별장은 오리온 연수원이다. 담 회장은 이 곳에 비자금을 조성할 목적으로 미술품을 쌓아 놓은 창고로 썼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당시 오리온 측은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냐. 그저 소설이고 추측일 뿐”이라며 “직원들 연수원에 그림이 왜 있고, 그림 창고가 왜 있겠냐”며 관련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하지만 오리온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당시 양평 연수원 등을 압수수색하며, 담 회장의 미술품 창고가 있다는 사실과 수십 점의 미술품이 보관된 것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측근들은 담 회장이 양평 별장에 회삿돈으로 산 16억원짜리 시계와 한 병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급 와인 5억원치를 쌓아뒀다고 주장했다.
“직원들 워크숍
용도로 사용중”
이처럼 담 회장의 과거에 비춰보면 이번 오리온 가평 골프텔 역시 오너 일가에서 사적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오리온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 곳은 직원들 워크숍 용도로 구입했다. 오너들이 이용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동양일가 재산 은닉 의혹
동양그룹 부도 사태 이후 피해자들은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채권자들의 채무를 변제해야 함에도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 전 부회장은 동양그룹 사태 당시 고가의 미술품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 보상을 해야 함에도 이 전 부회장이 보상을 피하기 위해 아이팩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과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이 전 부회장 외에도 담철곤 오리온 회장 및 그의 아들 서원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담 회장과 아들 서원씨를 조세범 처벌법상의 조세 포탈죄 등으로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바 있지만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재차 고발했다.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 김대성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은닉재산을 고백하는 자필 자백서를 동양그룹 사기 피해자에게 제공하고, 은닉재산이 환수돼 피해배상으로 쓰이길 바란다고도 밝혔지만 지금까지도 은닉재산 환수를 위해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재판서 가중한 처벌 등을 피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과 단체가 적극적인 고발에 나선 이유에는 이 전 부회장이 자신의 제부인 담 회장의 보유 회사를 통해 재산을 은닉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담 회장이 이 전 부회장에게 돌아가야 할 아이팩 지분을 불법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아이팩 일부 지분이 이 전 부회장의 몫인 만큼 환수해서 동양사태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아이팩의 주식 가치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1000억원가량이 이 전 부회장의 몫이라고 봤다.
동양사태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아이팩은 동양제과(현 오리온)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업체로 고 창업주 고 이양구 전 회장이 부인 이관희 여사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 이 전 회장이 이 회사를 인수할 당시 포장지 업체가 중소기업 고유 업종으로 지정되어 있어 자신의 이름으로 명의 변경할 수 없어 차명으로 보유했다.
동양사태 피해자들은 이 전 부회장이 동양그룹 임원이었던 만큼 민·형사책임이 있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할 채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