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리온 빌라’ 둘러싼 수상한 소문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2.27 10:56:43
  • 호수 1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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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일대에 고급 골프텔 소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오리온이 가평 일대에 있는 고급 골프텔 두 채를 소유한 사실이 <일요시사취재결과 확인됐다오리온은 골프텔을 왜 두 채씩이나 구입한 것일까이 골프텔의 용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적한 경기도 가평 상면 대보간선로를 따라가면 가평골든빌리지가 나온다입구서 가파른 언덕을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고급 단독 주택 여섯 채가 들어서 있다이곳이 골든빌리지2가평 크리스탈밸리CC가 지난 2007년 타운하우스형 골프텔로 골든빌리지2를 분양했다크리스탈밸리CC는 세란병원이 출자한 한송이 소유하고 있다.

스포츠토토 소유
인수하면서 이전 

골든빌리지·외관 주변 환경은 한마디로 호화롭다시공 당시 골든빌리지분양가는 1417억원에 달했다단독 주택 여섯 채의 내부 구조는 대부분 방 4개와 유럽풍 벽난로가 있는 거실대형 주방으로 이루어졌다.

 고급 소파와 식탁침대까지 갖춰졌으며 대리석 바닥과 고급 마감재를 사용했다외관 역시 호화 별장을 떠올리게 한다주변 환경을 보면 고즈넉한 유럽의 부촌을 연상케 한다.

<일요시사취재 결과 골든빌리지2에 있는 골프텔 여섯 채 중 두 채가 오리온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오리온은 복층(2)과 단층으로 돼있는 단독 주택을 각각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평 초호화 골프텔 2채 소유
단층·복층 1417억원 호가

복층 골프텔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대보리 157-8(토지 주소 157-20번지)외 5필지 골든빌리지2나다부동산등기등본부에 따르면 철근콘크리트구조 기와지붕 2층 단독주택이다. 1층 136.58(41), 2층 88.98(26)로 돼있다오리온은 2013년 627일 한송서 골든빌리지2나를 11억원에 매입했다.

단층 골프텔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대보리 157-8(토지 주소 157-25번지)외 5필지 골든빌리지 2라다부동산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철근콘크리트구조 기와지붕 단층 단독주택으로 나와 있다. 1층 223.04(67).
 

 골든빌리지2라는 원래 오리온 자회사였던 스포츠토토가 소유했다. 2007년 125일 스포츠토토는 한송서 15억에 매입했다하지만 지난해 822일 오리온이 스포츠토토를 흡수·합병하면서 골프텔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스포츠토토는 골든빌리지2라를 급매처분하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스포츠토토는 골든빌리지2라를 매물로 내놨는데당시 매매가격은 8억이었다그런데 매수자가 없어 처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부동산 업계에서는 당시 비즈니스 접대 등이 많은 금융건설 무역 등 세일즈 법인을 상대로 매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사용
양평 별장처럼?
 

그런데 이 골프텔의 용도에 말이 많다일각에선 동양사태의 주범인 동양그룹 오너 일가가 이 골프텔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도 무성하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의 자식들이 이 별장(골프텔)을 자주 이용한다며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현 전 회장의 장인일가가 그 곳에 종종 목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그룹 일가는 사실상 해체됐다현 전 회장은 2013년 대규모 사기성 CP(기업어음)와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 4만여명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징역 7년과 파산 선고를 받았다.
 

1심은 2013년 2월부터 9월까지 동양그룹이 발행해 판매한 CP·회사채 12958억원 모두 사기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하지만 2심은 현 전 회장이 부도를 예상할 수 있었던 시점인 2013년 8월 이후 발행한 1708억 부분만 고의성을 인정해 사기죄로 판단징역 7년으로 감형했다대법원은 작년 10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동양사태 피해자 A씨 등은 2015년 12월 법원에 현 전 회장에 대한 파산을 신청했다지난해 919일 서울중앙지법은 개인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

행적 모호한
이혜경 가족들
 

현 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은 동양그룹 사태 때 미술품과 고가구를 빼돌린 혐의로 징역 3년 6월과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이 전 부회장을 구속하지는 않았다.

 이 전 부회장은 현재 거취가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주민등록상 주소는 성북동이지만이 집은 압류가 걸린 상태다최근에는 한남동 힐스테이트에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회장 부부는 정담승담경담행담씨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장녀 정담씨는 이모부 회사인 오리온서 근무하고 있으며외아들인 승담씨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담씨와 승담씨는 함께 동양그룹 경영에 참여했지만 회사가 공중분해된 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현 전 회장과 담 회장은 동양사태 이후 사이가 틀어졌다현 전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동서인 담 회장에게 자금 지원 요청을 했는데 거절했기 때문이다당시 오리온은 동양그룹에 대한 자금지원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하지만 동서지간만 틀어졌을 뿐 여전히 자매 사이는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직원용용도 두고 설왕설래
동양 일가 자주 목격사적 유용?


가평 오리온 골프텔이 오너 일가서 유용하고 있다는 말이 무성한 이유는 담 회장의 과거 전력 때문이다. 2011년 614일 <일요시사>는 담 회장의 경기도 양평 별장을 단독 추적하며오리온과 서미갤러리 간 미술품 거래를 보도했다.

양평 별장은 오리온 연수원이다담 회장은 이 곳에 비자금을 조성할 목적으로 미술품을 쌓아 놓은 창고로 썼다하지만 <일요시사취재 당시 오리온 측은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냐그저 소설이고 추측일 뿐이라며 직원들 연수원에 그림이 왜 있고그림 창고가 왜 있겠냐며 관련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하지만 오리온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당시 양평 연수원 등을 압수수색하며담 회장의 미술품 창고가 있다는 사실과 수십 점의 미술품이 보관된 것을 확인했다이 외에도 측근들은 담 회장이 양평 별장에 회삿돈으로 산 16억원짜리 시계와 한 병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급 와인 5억원치를 쌓아뒀다고 주장했다.

직원들 워크숍
용도로 사용중
 

이처럼 담 회장의 과거에 비춰보면 이번 오리온 가평 골프텔 역시 오너 일가에서 사적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하지만 오리온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회사 관계자는 그 곳은 직원들 워크숍 용도로 구입했다. 오너들이 이용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동양일가 재산 은닉 의혹

동양그룹 부도 사태 이후 피해자들은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채권자들의 채무를 변제해야 함에도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했다이 전 부회장은 동양그룹 사태 당시 고가의 미술품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받고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 보상을 해야 함에도 이 전 부회장이 보상을 피하기 위해 아이팩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과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이 전 부회장 외에도 담철곤 오리온 회장 및 그의 아들 서원씨를 검찰에 고발했다담 회장과 아들 서원씨를 조세범 처벌법상의 조세 포탈죄 등으로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바 있지만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재차 고발했다.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 김대성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은닉재산을 고백하는 자필 자백서를 동양그룹 사기 피해자에게 제공하고은닉재산이 환수돼 피해배상으로 쓰이길 바란다고도 밝혔지만 지금까지도 은닉재산 환수를 위해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재판서 가중한 처벌 등을 피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과 단체가 적극적인 고발에 나선 이유에는 이 전 부회장이 자신의 제부인 담 회장의 보유 회사를 통해 재산을 은닉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은 담 회장이 이 전 부회장에게 돌아가야 할 아이팩 지분을 불법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아이팩 일부 지분이 이 전 부회장의 몫인 만큼 환수해서 동양사태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약탈경제반대행동은 아이팩의 주식 가치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1000억원가량이 이 전 부회장의 몫이라고 봤다.

동양사태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아이팩은 동양제과(현 오리온)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업체로 고 창업주 고 이양구 전 회장이 부인 이관희 여사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이 전 회장이 이 회사를 인수할 당시 포장지 업체가 중소기업 고유 업종으로 지정되어 있어 자신의 이름으로 명의 변경할 수 없어 차명으로 보유했다

동양사태 피해자들은 이 전 부회장이 동양그룹 임원이었던 만큼 민·형사책임이 있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할 채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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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