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일요시사’ 단독·화제의 기사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6.12.26 10:19:22
  • 호수 10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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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환부 시원스레 도려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일요시사> 기자들은 올해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 덕분에 2016년도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자평한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그동안 <일요시사>가 단독 보도했거나, 사회적으로 유의미했던 기사들을 모아봤다.

올해의 가장 큰 이슈는 ‘최순실 게이트’다. 언론에선 최순실씨와 관련된 주변 인물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일요시사> 역시 이에 발맞춰 최씨의 주변 인물들의 행적 등을 단독 추적했다.

권력감시 역할

<일요시사>는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가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건물로 막대한 이득을 취한 사실을 단독으로 확인하고 ‘차은택 강남빌딩 수상한 거래 추적’(지령 1087호 11월14일)을 보도했다. 차씨는 해당 건물을 담보로 금융권서 막대한 돈을 대출 받는가 하면 미스터피자와 모 투자회사로부터 10억원의 계약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향후 차씨는 건물을 되팔아 50억원대 시세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정황상 부동산 투기가 의심됐다.

이 기사가 보도된 이후 각 언론사에선 해당 기사를 토대로 추가 취재가 들어갔다. 이후 차씨의 건물을 매입한 곳이 식품 대기업인 오뚜기 계열사라는 사실 등이 드러났다. 차씨가 대기업을 압박해 광고 일감을 따낸 의혹은 알려졌으나 대기업과 부동산 거래까지 했다는 사실이 <일요시사> 기사를 계기로 드러난 것이다.

<일요시사>는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씨가 호스트바 출신이라는 사실도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 당시 언론에선 최씨와 고씨가 ‘막역한 사이’라고만 보도했다. 이들 둘이 “강남의 한 유흥업소서 만난 사이”라는 풍문이 돌면서 고씨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순실 측근 고영태는 강남 호빠 출신’(지령 1086호 10월26일) 기사를 강남 일대의 복수의 화류계 관계자와 고씨의 지인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 고씨가 8~9년 전까지 호스트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이 기사는 60만건을 상회하는 클릭수를 기록했으며, 수많은 언론사에서 인용보도했다. 당시 이틀간 ‘고영태’ ‘호빠’라는 키워드가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보도로 최순실 게이트의 국민적 관심도를 환기시키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일요시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권력 감시에도 끈을 놓지 않았다. ‘박정희 신격화 구미시, 왜?’(지령 1086호 11월1일) 기사를 통해 구미시에서 자행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우상화 작업 행태를 낱낱이 밝혔다.

구미시는 객관적이어야 할 박정희 대통령의 기록과 콘텐츠를 지나치게 미화했다. 기사가 보도된 직후 구미시는 해당 콘텐츠를 즉각 삭제했으며, 타 언론서도 <일요시사> 보도를 주목하고 이와 관련된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일요시사>는 스스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외삼촌이라고 주장하는 최모씨가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정황도 단독으로 포착했다. ‘우병우 외삼촌, 박근령에 입김 행사 정황’(지령 1085호 11월2일) 기사에서 최씨가 박 전 이사장에게 소송을 부추기는가하면 그녀가 언론 인터뷰를 하기 전에 조언도 해준 사실을 드러냈다.

한 종편 채널 인터뷰 전에는 서초동서 2시간 동안 만나 “(우)병우를 감싸달라”고 박 전 이사장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점 상 우병우 사태가 벌어진 이후라는 점에서 조카(우 전 수석) 구명운동을 펼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영태 관련 보도 실시간 검색 1위
‘청담 주식부자’ 사기 처음 알리기도


또 이 보도로 법조계 안팎에선 최씨가 박 전 이사장에 접근, 사기 행각을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최씨는 2007년 육영재단 소유권 분쟁서 밀려난 뒤 오명을 쓰고 실의에 빠진 박 전 이사장에게 접근해 “재단을 되찾도록 도와주겠다”며 소송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도 <일요시사> 감시망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올해는 대기업들의 불법전용 백태를 대대적으로 파헤쳤다. ‘안정호 시몬스 사장 농지 불법전용 의혹’(지령 1056호 4월19일) ‘에넥스 불법전용 의혹’(지령 1061호 5월18일) ‘샘표 박진선 사장 농지 불법전용 추적’(지령 1065호 6월10일) ‘에이스 안성호 사장 불법 토지전용 의혹’(지령 1069호 7월6일) ‘시멘트 회사들 불법전용 백태’(지령 1092호 12월13일) 등의 기사를 보도했다.

토지는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용도에 맞지 않는 토지의 개발 및 이용은 법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그런데도 기업들의 불법전용은 만연했다. <일요시사>는 관련 당국에 적발돼도 벌금조차 내지 않고 버티고 보자는 식의 기업들의 ‘배짱’을 파헤쳤다.

<일요시사>는 ‘비리온상’으로 불리는 스포츠 단체에 대한 단독 기사도 여럿 보도했다. 먼저 ‘레슬링협회 30억 미스터리’(지령 1062호 5월18일) ‘대한체육회 상납 의혹’(지령 1063호 5월23일) 등을 보도했다. 이후 경찰은 대한레슬링협회 임직원들에 대한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지방재정법위반, 배임 수재 및 증재, 사기 등의 혐의로 대한레슬링협회 전 회장 등 2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대한당구연맹도 현재 비리복마전으로 내홍을 앓고 있다. <일요시사>는 ‘당구연합회 비리 복마전’(지령 1073호 8월10일) ‘내홍 대한당구연맹 복마전’(지령 1076호 8월23일) 등을 보도했다. 올해 대한당구연맹은 임원과 사무국 직원들이 각종 대회서 참가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대회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지난 3월 당구연합회와 대한당구연맹은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으로 통합됐다. 두 단체의 통합과정 순탄치 않았다. <일요시사>는 이런 대한당구연맹의 내홍을 어느 언론보다 더 자세히 보도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 역시 <일요시사>의 보도를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청담동 백만장자 사기행각 의혹’(지령 1071호 7월18일)서 이씨의 사기 행각을 낱낱이 파헤쳤다.
 

이씨가 사기꾼이라는 확신이 없었던 피해자들은 이 기사를 통해 그가 사기꾼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계기가 됐다고 ‘이희진 피해자 모임’ 측은 전하기도 했다. 구속되기 전까지 이씨는 사기 행각을 극구 부인하며 회원들을 기만해지만 결국 쇠고랑을 찼다. 이씨는 회원들의 돈 130억원을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현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올해도 약자의 편에 섰다. ‘유족 등쳐 돈 버는 의료원 고발’(지령 1080호 10월4일) 기사는 지방자치단체서 설립한 공공 지방의료원들이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행태를 고발했다. 장례용품 중 높은 가격을 차지하는 수의와 관의 경우 구입 가격보다 평균 3배 가까이 부풀렸다. 공공성을 추구해야 하는 공공의료원들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스캔들 탐사

<일요시사>는 일본계 저축은행인 JT친애저축은행의 노조 문제도 다뤘다. ‘일본계 JT친애저축은행 한국 노조 탄압 논란’(지령 1083호 10월26일) 기사는 JT친애저축은행 내 일본인 경영진들이 일방적으로 한국 노조를 죽이는 행태를 고발했다. 심지어 일본 경영인의 폭력 스캔들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사측이 실시한 노조간부 인사평가에 대해 부당 노동행위를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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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카지노>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