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천하’ IBK기업은행 왜?

무슨 공수부대도 아니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IBK기업은행이 구설에 올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IBK기업은행과 자회사 임원 45명 가운데 23명이 낙하산 인사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새누리당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고 한다. 또 기업은행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IBK기업은행의 임원 절반 이상이 정·관계 출신의 친박(친 박근혜) 낙하산 인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4일 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중소기업은행 및 자회사 임원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기업은행 및 자회사에 임원으로 재직 중인 공직자·정치권·금융권 출신 인사는 총 23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원 45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자리 나눠먹기 

출신별로는 기획재정부(재경부 포함) 4명·여성가족부 1명·공정거래위원회 1명·행정자치부 1명 등 공직자 출신 10명이다. 새누리당 4명·대선캠프 2명 등 정치권 출신 10명, 금융감독원·금융연구원 등 금융권 출신 3명 등이었다. 

김 의원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유독 ‘낙하산 인사’가 집중되는 것은 전형적인 ‘나눠먹기 인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속별로는 중소기업은행 감사 및 사외이사 4명, IBK캐피탈 부사장 및 상근감사위원·사외이사 4명, IBK투자증권 사외이사 3명, IBK연금보험 부사장 및 사외이사 3명, IBK자산운용 사외이사 3명, IBK저축은행 사외이사 4명, IBK신용정보 대표이사 및 부사장 2명 등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나라당 특보 출신,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 새누리당 인사들이 기업은행 사외이사 등으로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과 인사가 눈에 띈다. 

이수룡 IBK기업은행 감사는 18대 대선 당신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언론보도를 담당했다. 이 감사는 지난 2014년 10월31일부터 기업은행 상근 감사로 출근했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조 기업은행지부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며 이 감사의 출근길을 막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이 감사는 감사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인물로 절대 감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감사의 임기는 2017년 10월30일까지다. 

서성교 IBK투자증권 사외이사 역시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다. 이뿐만 아니라 서 이사는 지난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예비 후보이기도 했다. 2003년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정책담당 보좌역을 맡았다. 서 이사는 지난해 3월20일 사외이사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2017년3월24일까지다. 

심정우 IBK자산운용 사외이사는 18대 총선과 올해 4·13총선서 고향인 전남 여수을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심 이사는 광주광산을 지역위원장이기도 하다. 심 이사는 1981년 군을 전역하고 민추협 활동을 하면서 고 김영삼 대통령과 함께 민추협 인권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9월15일 IBK자산운용 사외이사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2017년 9월14일까지다. 

송석구 IBK저축은행 사외이사는 19대 총선 때 강서을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왔으며, 부대변인을 지냈다. 송 이사는 지난해 10월29일 임명됐으며, 임기는 올해 10월28일까지다. 

임원 45명 가운데 23명 낙하산 인사
대선캠프·새누리당 출신 요직 장악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과 보수 언론 출신 주요 인사들이 IBK기업은행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등 요직을 점하고 있다. 

성효용 IBK기업은행 사외이사는 뉴라이트를 주창하는 대학교수들이 모인 뉴라이트 싱크넷의 발기인 중 한 명이다. 성 이사는 성신여자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성 이사는 지난 2014년 12월19일에 사외이사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2017년 12월18일까지다.
 

방형린 IBK캐피탈 상근감사위원은 자유총연맹 중앙회 이사이며, 지난 18대 대선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 위원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4월 23일 임명됐으며, 임기는 2017년 4월22일까지다. 

보수 언론으로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출신 간부들이 IBK기업은행 자회사의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관피아’들도 즐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민 전 기재부 재정관리협력관은 현재 IBK신용정보 대표로 일하고 있으며, 배재현 전 이탈리아 대사와 이종성 전 행자부 과천청사관리소장은 각각 IBK연금보험, IBK캐피탈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조국환 전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의 경우 지난 2월 IBK신용정보 부사장으로 선임돼 2018년 2월까지 근무한다. 

IBK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는 미래형이 될지도 모른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기업은행장 ‘내정설’이 금융계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금융에 대해서는 일자무식과 다를 바 없는 현 전 수석은 기업은행장은 물론 어떤 금융기관장으로도 부적격한 자”라면서 “현 전 수석은 물론 기업은행장이 되기 위해 권력의 힘을 빌리는 자 누구라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특히 현 전 수석의 기업은행장 내정설이 나오는 배경에 대해 “현 전 수석은 당초 꾸준히 KB국민은행장을 노려왔고 그 시도가 수면 위로 떠오른 9월 초 금융노조는 이를 강력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그는 금융노조의 강력한 투쟁으로 낙하산 지주회장 및 행장이 사퇴하는 등 꾸준히 개선되어온 KB금융지주의 현재 지배구조상 자신이 낙마할 수도 있다고 판단, 기업은행장으로 목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행장 내정설 

김 의원은 IBK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전형적인 나눠먹기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낙하산 인사가 집중되는 것은 전형적인 ‘나눠먹기 인사’로 보인다”며 “연말에 교체되는 기업은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정피아 출신 인사의 내정설이 도는 등 낙하산 기관장 인사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min1330@ilyosisa.co.kr> 

 

[금융기관 낙하산 실태]


국내 금융공공기관과 이들 기관이 지분을 가진 금융회사 27곳 현직임원 255명 가운데 97명이 관피아 (관료+마피아)나 정피아 (정치+마피아) 출신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들 기관의 전체 임원 가운데 38%가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27개 금융공공기관 및 공공기관 지분보유 금융회사의 임원에 대해 전수 조사해 27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밝혀졌다.  

조사 대상 27곳은 기술보증기금, 한국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KDB인프라자산운용, 산은캐피탈, 한국해양보증보험)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보증, 수협 신용사업부문, 우리은행, 한화생명), 주택금융공사, 중소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IBK시스템, IBK신용정보, IBK연금보험, IBK자산운용, IBK저축은행, IBK캐피탈,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코스콤,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선박운용주식회사)다. 

채이배 의원 분석에 따르면 이들 금융공공기관의 전체 임원 255명 중 17%에 해당하는 44명이 정부 관료 출신인 소위 '관피아 (모피아)'다. 또 ‘정피아’는 53명으로 전체 임원의 21%에 이르렀다. 27개 기관의 임원 대비 낙하산 인사 비중이 절반을 넘는 곳은 9개로 나타났다. 특히 9곳 중 5곳이 기업은행과 이 은행 계열 금융회사다. 기업은행과 그 계열은 관피아 비중 순으로 따져 상위 10위권까지 해당하는 11곳 중 4곳으로 조사됐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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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