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3대 사업' 중간점검

벌써 위기? 시작도 안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의 국내 이용자수는 2016년 1분기 기준으로 4117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구축된 잠재적 고객층을 등에 업고 O2O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요시사>가 카카오의 3대 사업을 점검해봤다.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증권사의 예측이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은 로엔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증가하겠지만 영업 이익은 예상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수익은 언제부터?

정호윤 연구원은 “카카오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원인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서비스에서 사업 안정화와 관련된 부정적 이슈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면서 “O2O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 근거를 들었다.

이어 정 연구원은 “O2O 서비스의 장기 성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기에 대해서는 다수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속적으로 신규 O2O 서비스들을 선보여 기존 시장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 종사자의 후생을 최대한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서비스 혁신을 통해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편리하게 바꾸는 등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택시 블랙 = 카카오는 지난해 11월3일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선보였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카카오택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카카오가 내놓은 첫 O2O 수익 모델이다. 카카오는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주식회사 하이엔 등과 협력해 벤츠E클래스 등 3000cc급 고급차량 약 100대와 고급택시 전문기사 교육을 수료한 200여명의 기사들을 기반으로 야심차게 시작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지 10개월째로 접어든 8월 현재 카카오택시 블랙에 대한 관심도는 현저하게 낮아진 상태다. 특히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카카오택시 블랙의 증차 및 지역 확대를 위해 지자체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도 카카오택시 블랙 서비스가 제공하는 고급택시는 100여대에 머물러 있다. 고급택시 시장에 뛰어든 우버 블랙과 경쟁도 불가피하다.

카카오 홍보팀 관계자는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차량의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100여대의 고급택시로 23만대에 이르는 일반택시와 경쟁이 쉽지 않아 여러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드라이버 = 지난 5월31일, 카카오가 내놓은 두 번째 O2O 수익모델인 ‘카카오 드라이버’는 기존 업체, 대리기사들과 갈등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카카오 2분기 실적과 관련한 증권사 분석 자료에서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밑돌 것이라는 분석 근거로 카카오 드라이버를 콕 찍어 지적했을 정도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출시 1년 전부터 대리기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출시 이후에는 대리업계에 대한 낮은 이해도, 요금 체계 등으로 생긴 대리기사와 갈등 그리고 기존 업체의 카카오 드라이버 배척 등으로 진퇴양난의 기로에 빠져있다. 이미 대리업계를 선점하고 있던 몇몇 업체는 카카오의 시장 진출을 두고 대리기사들을 볼모로 삼아 딴죽을 걸고 있다. 기존업체에서 카카오 드라이버를 이용하는 기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는 기존 업체와의 갈등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대리운전 기사 4인이 각각 대리운전 업체 4곳을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낸 ‘카카오 드라이버 이용에 대한 기존 업체의 불공정 행위' 가처분 신청을 지원하고 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검찰 고발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급택시·대리운전·헤어샵
O2O 서비스 공격적으로 진행
아직 초기…장기적으로 접근


카카오는 탄력적 요금제 도입, 기사 회원들을 위한 셔틀버스 도입 시도 등 시장 안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처음 카카오가 대리운전 업계에 뛰어들 때에는 기본료 1만5000원에 거리와 시간에 따라 1000원 단위로 실시간 계산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대리운전 요금은 택시나 버스와는 달리 업체별, 지역별로 모두 다르다. 고정 요금 없이 이용자와 대리기사 사이에 최적 가격 산정이 돼야만 배차가 가능하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이 점을 놓치고 있던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시장 내 수요와 공급을 고려해 지금보다 탄력적인 방식으로 요금 체계를 바꾸는 방식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사 회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확대해 서비스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헤어샵 = 카카오는 지난달 12일 ‘카카오 헤어샵’을 내놓고 뷰티업계에도 발을 들였다. 카카오 헤어샵은 탐색부터 예약, 결제까지 한번에 가능한 모바일 헤어샵 예약 서비스다. 카카오는 출시 당시 1500여개 매장과 1만여명의 디자이너를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올해 안에 4000개까지 매장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출시된 지 3주 정도 지난 상황이라 성패를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지만 카카오 측은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평했다.

카카오 헤어샵은 예약과 동시에 결제가 진행되기 때문에 예약 후 방문하지 않는 노쇼 고객 문제에서 서비스 공급자 측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약 8주간 사전체험서비스에서 노쇼 비율은 0.5% 미만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존 업계 평균 노쇼 비율인 20%의 40분의 1 수준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단 안정화 우선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O2O 사업이 생각보다 반향이 없는 것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아직 급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자리를 잡고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게 서비스를 시작하고 5~6년이 지나서였다”면서 “이용자들이 O2O라는 새로운 변화에 익숙해지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앞으로 충분히 성장할 분야라고 본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현재는 O2O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사업 안정화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카카오 다음 사업은?

카카오가 고급택시, 대리운전, 헤어샵에 이어 주차, 가사도우미 분야에도 진출한다. 카카오 주차(가칭)는 빈 주차공간과 이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를 모바일에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이동 중 언제라도 모바일 앱을 통해 주차가 가능한 인근 주차장을 추천해주고, 결제까지 앱 내에서 가능한 원스톱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용자-주차장-주차서비스 업체 등 주차장 관련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주차 문제 완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4월 인수한 파킹스퀘어와 함께 서비스를 진행한다.


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인 카카오홈클린(가칭)도 하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 홈클린은 이용 날짜 선정, 청소 범위 등 예약부터 결제, 서비스 피드백까지 모든 과정을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근무조건과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매칭 시스템을 적용해 이용자와 종사자가 서로 원하는 조건에 맞춰 원하는 지역에서 연결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홈클린 출시를 위해 서비스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여성 취업기관 제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준비 중에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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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