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2 03:01
“도대체 누가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가. 난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 그랬을 뿐인데 항명죄가 붙었다. 박정훈 대령은 사실 그대로를 조사해 보고했다. 채수근 일병의 죽음에 사단장의 책임을 묻겠다는 조사 결과가 담겨있었을 뿐이다. 국방부는 ‘사단장의 책임을 묻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여전히 국방부는 은폐·조작을 하겠다는 것인가? 군 수사는 ‘정녕’ 정직할 수 없는 것인가? 아래는 글 싣는 순서다. <편집자 주> ①헛발질의 전환점 ②군사경찰의 고백 ③국회 국방위원 배진교의 직언 ④군판사가 경험한 군사법원 무용론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한국이 들끓고 있다. 군 사망사고 수사에 대한 불신이 뜨거운 감자가 됐기 때문이다. 군 수사는 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어떤 과정서 수사에 오류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을 듣기 위해 <일요시사>는 천안함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종성 전 국방부조사본부장을 만나, 군 수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변모했는지 그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매주, 매달, 매년 군대서 사람이 죽는다. 그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없어질 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망한 군인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수사도 끊이지 않는다.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군대 수사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 언론 매체서 수없이 보도되는 것처럼 군대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수사 과정서 모두 은폐되고 조작된 것일까? 전 조사본부장 윤종성의 특단 지난 7일 오후 1시30분, <일요시사>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헌병전우회를 찾아 회장을 맡고 있는 윤종성 전 국방부조사본부장을 만났다. 윤 전 본부장은 2006년 군대에 과학수사 시스템을 접목한 장본인으로, 이 시스템을 접목해 천안함 사건 수사를 진행했다. 군대에 과학수사 시스템을 만들고 도입한 것은 2006년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박정훈 대령을 만나서 꼭 술 한 잔 사고 싶다.” 전직 군사경찰의 말이다. <일요시사>는 전·현직 군사경찰을 포함한 군 관계자 5명을 만나 최근 발생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을 비롯한 전반적인 군사경찰 수사에 관해 들어봤다. 군인이 사망했을 때 사망 동기와 원인을 밝히는 것은, 민간인이 사망했을 때의 사망 원인을 밝히는 것보다 중요하다. 이 자체가 어불성설로 여겨질 수 있으나, 민간인이 사망한 경우에는 극단적 선택과 타살을 구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군인은 극단적 선택과 타살을 구분하고 거기에 더해 사망 원인과 동기에 따라 순직 여부가 판단된다. 끝없는 사망사건 설령 사망한 군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여도, 사망 원인이 공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 순직으로 인정된다. 한국전쟁 이후 군 내 사망 사건은 꾸준히 줄었다. 유신정권기인 1970년대에는 1400여명이었던 군 사망사건은 문재인정권엔 90명대로 대폭 줄었다. 군이 군 내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고, 2006년대를 기점으로 군사경찰이 군 수사 시스템을 재정립한 결과다. 25년 이상 재직한 전직 군사경찰 수사관은 “군 범죄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한민국 국민 중 최소한 가족이거나 친척, 주변 사람 중에 한두 사람은 다 군과 관련돼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정의당 배진교 의원의 말이다. 군은 우리 삶에 깊숙하게 관여돼있는 존재다. 그럼에도 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기는 어렵다. 뒤늦게 세상에 밝혀지고 나서야 무언가 고친다. 군을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동안 군의 은폐·조작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다각도서 개선책을 내놨다. 군대 내에서 지휘권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사법원법이 개정됐다. 사망사건, 성폭력 범죄, 입대 전 범죄에 한해서는 민간이 진행하는 것으로 법이 바뀌었다. 굳건한 우선주의 그러나 이번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의혹이 발생한 해병대 사단장을 수사 대상서 뺄 것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일요시사>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정의당 배진교 의원을 만나 군 수사 시스템의 문제점, 국회 차원서 마련 중인 개선책 등에 관해 물었다. 군 사법개혁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기는 2005년부터다. 당시 노무현정부는 대통령 자문기구 사법제도개혁추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지휘계통이 있어 하지 말라면 못했다. 아예 사건을 들여다볼 수 없고 이미 그 사건은 끝났다.” 박지훈 변호사가 군판사로 복무하던 중 겪었던 경험이다. 의욕을 갖고 있어도 결국 윗선서 결재해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팔이 안으로 굽듯이 군대서의 재판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 희생되고 나서야 군대는 뒤늦게 개선책을 내놨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제도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계급사회라는 특성상 개입 여지는 남아있다. <일요시사>는 전직 군판사 출신인 박지훈 변호사와 전직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를 만나 군사법원과 민간법원의 차이, 개선할 점 등을 물었다. 국방부 장관이 군판사 임명 박 변호사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군법무관으로 의무복무 했다. 2001년 15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했고, 33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육군중앙수사단 검찰관, 법무참모, 육군군사법원서 군판사를 지냈다. 2004년부터 군법무관으로 복무했고, 당시 신설된 국방부 인권담당 대책 법무관으로 복무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군 인권개선을 위한 법 개정 초안에 관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군판사는 법조인이 의무복무 하기 위해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