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1 18:17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열달 품에 안아 키운 내 새끼가 사랑스럽지 않은 부모는 없지만, 출산의 고통이 두렵지 않은 산모는 없다. 제왕절개 출산의 고통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가 페이버스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모들이 이 방법 마저도 쓸 수 없게 됐다. 과거 여성에게 출산은 생사를 넘어서는 고비였다. 이런 패러다임을 넘어선 것은 현대 의학의 발전 중 하나인 제왕절개 기술 덕분이다. 특히 고령 임신이 증가하는 시점서 제왕절개는 산모와 태아 건강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안전한 분만법이다. 선택권 1990년대 5%에 불과했던 제왕절개 분만율은 2014년 19%, 2018년 21%까지 상승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80년과 2010년대 중반 두 차례나 “전 세계 어느 지역서도 이상적인 제왕절개 분만율은 10~15% 수준을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한국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최근 공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Health at a Glance 2023)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1000명당 537.7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어느 한쪽의 승리라고 하기엔 양측 모두 타격이 컸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확정됐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더 첨예해지는 모양새다. 문제는 출구전략이라고 할만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회유책, 의료계는 강경책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접점을 만들기 요원한 상태다.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났다. 정부와 의료계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나온 결과다. 의료계가 제기한 소송서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준 뒤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당초 인원보다는 줄었지만 증원을 이뤄내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4개월 만에 결론 났다 정부는 3058명인 의대 정원을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하고 전국 40개 의대 중 서울지역을 제외한 경인권과 비수도권 32개 의대에 배분했다. 이른바 정부의 ‘의료개혁’ 시도에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결국 정부는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50~100%를 자율모집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들은 올해 입시서 증원분 2000명 중 1509명만 모집하기로 하고 지난해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앞으로 병원이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정부가 건강보험 부정수급 사례의 지속적인 발생을 예방하려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적 홍보가 미흡해 병원을 찾아가서야 의무화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 사이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요양기관 본인 확인 강화제도’가 시행됐다. 병원이나 의료기관서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으려면 본인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신분증명서는 주민등록증 외에도 운전면허증, 여권, 국가보훈등록증, 장애인 등록증, 외국인 등록증, 영주증 등 본인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도 가능하다. 미흡한 홍보 또 사진이 부착돼있고 주민등록번호나 외국인등록번호가 명시된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 발행 증명서도 유효하지만, 신분증 사본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디지털 인증 방법이 도입돼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 디지털 원패스, 간편 인증 등 전자서명 인증서나 통신사 및 신용카드사, 은행 등 본인확인 서비스로도 본인 확인이 가능하다. 또 모바일 건강보험증이나 QR코드를 제시하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독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단위의 실태조사 결과를 내놨고 법의학자는 법의부검 사례서 ‘고독사’로 사망한 이들을 찾아냈다. 여성보다는 남성, 그중에서도 50대 남성에 집중된 사망 원인. 누가 이들을 고독한 죽음으로 몰아갔을까? 지난 10일, 광주 서구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홀로 살던 그는 평소 심혈관 질환을 앓던 중이었고 2013년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지정됐다. 매달 지자체가 지원하는 60만원으로 생계를 꾸리다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지난 3일에도 광주 동구서 60대 남성이 숨진 지 10여일 만에 발견됐다. 12월 중순 이후로 소식이 끊기자 직접 방문한 집주인이 발견했다. 자녀와 떨어져 홀로 살던 중이었다. 이상 죽음 정부와 정치권이 고독사에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인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2020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법률’(이하 고독사 예방법)이 제정됐고 2022년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사안의 원인을 파악하고 방지를 위해 대책을 세우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면 고독사에 대한 부분은 아직 걸음마 수준인 셈이다. 고독사 예방법 제2조에 따르면 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의료계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정부는 압박하고 국민은 외면하는 모양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 할 상황이다. <일요시사>가 의료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봤다.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응급실서’ 환자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고 길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사건으로 일부 병원이 보건복지부의 철퇴를 맞았다. 지난 13일에는 응급실서 대기 중이던 노인이 아무 조치도 받지 못한 채 7시간 만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환자 거부 일반 국민은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119에 신고하면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응급실 뺑뺑이 사건으로 응급의료체계의 구멍이 확인되면서 대책 마련 요구가 확산됐다. 정부와 정치권 역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의료정책에 손대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고정된 의대 정원을 늘려 필수 의료·지방 의료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의대생과 의사단체는 의사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필수 의료 기피, 지방 의료 붕괴 현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정부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다. 현재 비대면 진료를 두고 의료계가 떠들썩하다. 지난 1일부터 비대면 진료가 시행됐지만, 진료가 이뤄진 곳은 드물다. 진료 대상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절차부터 진이 빠지는 탓이다. 정부가 2027년까지 5년 내에 외국인 환자 유치 70만명,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신고 70건 등 의료서비스 수출 확대 목표를 세우고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서비스산업발전TF’서 이 같은 내용의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 수출 활성화 추진 방안’을 공개했다. 국내 상황은? 우선 정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300병상 이상 대형종합병원이 지정 신청하면 가점 부여 ▲간병인·보호자 범위 확대 ▲제출서류 완화 등을 추진한다. 의료서비스와 관광·산업 인프라를 연계한 지역 특화 사업도 확대한다. 웰니스·의료관광 융복합 클러스터 구축과 지역 특화 유치모델 개발에 각각 30억원, 10억원을 투자하고 한국 의료 선호 분야 등 수요·공급을 고려해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성형·피부과 외 중증·복합성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에 구멍이 드러나고 있다. 이전부터 문제로 지적돼왔지만 개선되지 못했던 사안이 최근 들어 급부상했다. 문제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구멍 사이로 환자가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70대가 병상이 없어 병원을 찾아 헤맨 끝에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달 30일, 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8분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향리 편도 1차로 도로서 보행자 A씨가 후진하던 그랜저 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커지는 구멍 구급대는 신고 접수 10분 만에 출동했다. 문제는 병원이었다.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되는 A씨를 병원으로 옮기려 했지만 용인시 용인세브란스병원, 수원시 아주대병원, 안산시 고대병원 등 인근 병원 11곳으로부터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의정부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했을 때 사고 발생 2시간이 넘은 뒤였다. 증상이 악화된 A씨는 끝내 사망했다. 앞서 지난 3월 건물서 추락한 10대 여학생이 병원을 찾아다니던 중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3월19일 오후 2시15분경 대구 북구 대현동서 B양이 4층 건물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던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가 현실로 다가왔다. 단 국회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여가부 폐지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여가부 폐지 ▲국가보훈부 승격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여가부는 폐지되며 기존 업무는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신설)’로 이관된다. 기존의 여성고용 업무는 복지부가 아닌 고용노동부로 이관하기로 했다. 기존 국가보훈처는 보훈부로 승격되며, 외교부 소속으로 재외동포청이 신설된다. 해당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기존 ‘18부4처198청’은 ‘18부3처19청’으로 재편이 확정된다. 여가부는 2001년 김대중정부 당시 ‘여성부’가 신설된 이후로 운영되다가 다음 정권인 노무현정부서 기존 복지부의 가족정책을 이관 받으면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정부까지 여성복지정책 업무를 주로 다뤄왔다. 이로써 여가부는 2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국가보훈부는 1961년 군사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