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카오스’ 의료계는 지금…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6.12 10:00:45
  • 호수 14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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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면 까, 뭔 말이 많아?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정부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다. 현재 비대면 진료를 두고 의료계가 떠들썩하다. 지난 1일부터 비대면 진료가 시행됐지만, 진료가 이뤄진 곳은 드물다. 진료 대상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절차부터 진이 빠지는 탓이다.

정부가 2027년까지 5년 내에 외국인 환자 유치 70만명,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신고 70건 등 의료서비스 수출 확대 목표를 세우고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서비스산업발전TF’서 이 같은 내용의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 수출 활성화 추진 방안’을 공개했다.

국내 상황은?

우선 정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300병상 이상 대형종합병원이 지정 신청하면 가점 부여 ▲간병인·보호자 범위 확대 ▲제출서류 완화 등을 추진한다.

의료서비스와 관광·산업 인프라를 연계한 지역 특화 사업도 확대한다. 웰니스·의료관광 융복합 클러스터 구축과 지역 특화 유치모델 개발에 각각 30억원, 10억원을 투자하고 한국 의료 선호 분야 등 수요·공급을 고려해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성형·피부과 외 중증·복합성 질환 및 한의약 등 진료 분야를 기반으로 ‘투트랙’ 전략에 나선다. 외국인 환자 편의성 제고를 위해 전담 간병인 및 전문 의료 통역사를 양성하고, 입국 전부터 귀국 후까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원스톱 채널’도 구축할 예정이다.


사후관리를 위한 외국인 환자 대상 비대면 진료 제도화, 사전보고 의무 완화 등도 추진한다.

하지만 의료계 현장은 비대면 진료 때문에 혼란이 일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도 좋지만 의료계 현장이 먼저 안정돼야 하는 것이다.

지난 7일 복지부는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과 관련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취지, 대상환자, 수가 코드 등을 안내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 ‘비대면 진료’ 제도화
실제 실행 드물어…진 빠지는 절차 발목

이날 복지부는 “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때 직접 대면해 진찰하는 것이 원칙으로 비대면 진료는 이 같은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수단이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감염병 위기 단계 조정에 따른 비대면 진료 종료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명시했다.

사실상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단계가 심각서 경계로 낮아진 상태에선 금지다. 의료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는 것은 대법원 판례, 시범사업의 성격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복지부는 “정부는 비대면 진료가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재진 환자와, 비대면 진료가 불가피한 의료약자인 섬 벽지 거주자, 거동 불편 노인‧장애인 등에 한정해 시범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이하 원산협)는 정부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운영 방식을 개선‧보완할 것을 촉구했다. 원산협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평가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산협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시범사업 평가를 촉구하는 이유는 복지부의 약속 때문이다. 원산협은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발표하며 주기적으로 평가해 대상 환자 범위 등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그 시기와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원산협은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만큼은 비대면 의료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길 간곡히 요청한다. 지난 1일 비대면 진료가 시행된 후 의료 현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환자가 시범사업 대상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서 극심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진료를 요청하는 환자와 거부하는 의료기관 모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비대면 진료 앱에 접속해도 연결되는 소아청소년과는 1곳도 없었다. 전부 ‘진료 종료’라는 안내창만 떴다. 근처의 소아청소년과는 총 140곳이다.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
“부작용 생길까 두려워”

지난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닥터나우를 통해 이뤄진 비대면 진료 신청 가운데 의사가 진료를 취소한 비율이 평소 17%서 50%로 급증했다.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진료는 자신의 증상에 맞는 의사를 선택해 의사에게 환자 정보가 전달되고, 의사가 이를 수락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단계서 의사가 진료 신청을 거절하는 비율이 급증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닥터나우 외에도 대다수 플랫폼서 평상시 대비 진료 취소가 늘어났다.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평소 100건의 진료가 성공한다면, 지금은 40건 수준으로 급감했다. 예외적 초진 대상인지 확인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의료기관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진료를 취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닥터나우 측도 “감기라도 하더라도 질병코드가 동일해야 재진이 되는데, (재진 여부를)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문제와 예외적 초진환자 확인 과정서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워 거절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예견된 혼란이라는 입장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이용하는 환자가 대부분 초진이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 누리꾼은 “임신 중이라 몸이 무거워서 관절이 아프다. 병원을 가려고 해도 힘들어서 비대면 진료로 약처방을 받으려고 앱을 알아봤다. 그런데 임신 중이라 비대면 진료가 잘못돼 부작용이 생기면 안 되니 걱정되서 못했다”고 말했다.


홍보부터

다른 누리꾼은 “비대면 진료를 신청했는데 거절당했다”며 “약을 받아야 해서 비대면 진료를 신청했다. 병원 갈 상황이 되지 않아 비대면 진료를 신청했더니, 내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대면진료를 받아라’고 했다. 그리고 바로 진료 취소를 했더라. 그 전에는 비대면 진료로 받았던 약인데, 어떤 규칙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복지부는 관계자는 해당 상황에 대해 “시범사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료 취소의 영향력을 판단하긴 이르다. 복지부 차원서 의료기관과 국민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안에 대해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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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