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뛰는 사람들> 정읍·고창 이강수 후보

"더 큰 무대서 지역발전에 힘쓰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을 판가름 지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 <일요시사>는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 소개하는 코너를 기획했다.

전북 정읍·고창에 출마한 무소속 이강수 후보는 의사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의사 출신인 그는 정치에 입문한 후 고창군수를 내리 3선 연임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전신인 민주당에서 활동했던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는 무소속 출마라는 위험한 도전에 나섰다. 특정정당의 호남 기득권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고창군수로 재직하며 이미 행정능력을 인정받은 이강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 저는 유년 시절 결코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았지만 끝없는 노력으로 의사가 됐다. 이후 행정가로 변신을 시도해 12년 간 3선 고창군수를 지냈다. 이 시기 고창군의 희망을 키우는 데 온 힘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이제는 군수 시절 쌓은 노하우로 더 큰 무대에서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번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 고창에서 군수 3선을 하셨다. 군수로 재직하시면서 어떤 업적을 남겼나?
▲ 각종 브랜드 농수축산물을 만들어 농가 소득을 올리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덕분에 제가 군수로 재직할 때 고창군은 전국에서 귀농귀촌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고창군을 역사 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시켜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기도 했다. 또 현대종합금속, 매일유업 유치와 석정온천을 개발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고창군은 8년 연속 청렴도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지역구가 정읍·고창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정읍시민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대책은 없나?
▲ 선거운동을 해보니 정읍시민들이 고창을 상당히 부러워하더라. 석정온천 같은 것을 정읍에도 만들어 주면 뽑아주겠다고 하시더라. 제가 만약 당선된다면 고창에서 성공했던 여러가지 사업들을 정읍에도 도입하려고 한다. 한번 해봤던 일이기에 과거보다 더 잘 할 수 있다.

- 더민주나 국민의당을 선택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 그동안 호남 정치인들을 보면 정당공천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확실시 되니 민생을 돌보지도 않고 중앙정치권에만 아부하는 정치인들이 넘쳐났다. 그런 기존의 관행을 깨뜨리고 싶었다. 공천을 받지 않아도 국민만 생각하고 일하는 사람은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추후 어느 한쪽에 입당할 계획은 없나?
▲ 야권이 통합되지 않으면 결코 정권교체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언젠가는 야권이 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권이 통합돼 통합신당이 출범한다면 입당할 생각이 있지만 지금은 어느 한쪽에도 입당할 생각이 없다.

- 유권자들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예산 책정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 제가 고창군수 3선을 했다. 마지막엔 무소속 군수였지만 국가 예산, 기업유치 등에서 애로 사항이 전혀 없었다. 반대로 전라북도에 있는 다른 시장, 군수들은 정당에 소속돼 있었지만 무슨 일을 했나? 오히려 고창이 더 많은 성과 냈다.

의사 출신 특이한 이력 눈길
풍부한 행정경험이 최대 강점

- 다른 후보자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저는 12년 동안 일 잘하는 군수로 통했다. 지역주민들이 왜 저를 3번이나 선택했겠나? 반면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은 그동안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지역 주민들도 그런 점을 많이 지적하시더라. 그리고 더민주 하정열 후보의 경우는 군인 출신인데 농촌의 현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지 의문이다. 저는 지역에서 많은 일을 해봤다. 실무에 능한 후보라는 점이 저의 장점이다.
 

- 정읍과 고창의 지역적 특성은 무엇인가?
▲ 정읍과 고창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내장산, 선운산, 해수욕장 등 천혜의 관광자원이 산재하고 있고 관광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다. 반면에 농어촌 지역이라 인구 감소로 인한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어 있고 호남의 서남부권에 자리하고 있어 정부의 관심과 투자지원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실정이다.    

- 당선되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지역 현안은?
▲ 정읍과 고창이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제정 문제로 10년 넘게 갈등을 겪고 있다. 정읍에서는 황토현 전승일을, 고창에서는 고창 무장기포일을 기념일로 하자며 대립하고 있다. 양 지자체의 갈등요인인 기념일 지정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한다. 양 지자체가 협력해서 어느 쪽도 소외받지 않도록 문제를 잘 해결하겠다.

- 대표 공약은 무엇인가?
▲ 정읍과 고창을 ‘식량농업 생산특구’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정읍과 고창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농산물수입개방과 가격하락에 적극 대처하고 농업인의 생산의욕을 향상키 위해 ‘식량농업 생산특구’ 지정이 필요하다. 특구로 지정될 경우 규제특례를 적용받아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도로교통법과 옥외광고물관리법, 도로법 등 관련법의 기준이 완화된다는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균형발전특별회계와 농림축산식품부의 특화사업비 등 예산지원도 용이해져 농업생산기반정비와 친환경농업 인프라 구축, 명품 브랜드화 등이 가능해지므로 실질적 농업발전의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이외에도 제가 의사 출신이기 때문에 대학병원급 대형병원 유치와 만성질환자 간병보험·간병인 지원확대 공약도 내놨다.

- 국회의원이 되면 가장 먼저 입법하고 싶은 법안은?
▲ 쌀직불금 현실화 등 농촌을 위한 법안을 많이 발의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모두가 잘 살 수 있도록 서민경제를 안정시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야권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있다. 제가 만난 많은 유권자들이 그만 싸우고 일 좀 하라고 화를 내시더라. 유권자들께서 정당이나 소지역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현명한 투표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mi737@ilyosisa.co.kr>


[이강수 후보는?]

▲조선대 대학원 의학과 졸업
▲조선대 전 내과학 교수
▲고창군수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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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