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수천억대 자산가로 유명한 전직 국회의원 가족이 연이어 황당 갑질을 하고 있다. 해당 전직 의원과 큰 아들은 최근 운전기사와 그 가족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둘째 아들이 건물 세입자들에게 여러 차례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전직 국회의원 가족의 연이은 황당 갑질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공개한다.
수천억대 자산가로 유명한 김모 전 의원 가족이 연이어 황당 갑질을 하고 있다. 김 전 의원과 큰 아들 A씨는 최근 운전기사와 그 가족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집 감나무 가지를 허락 없이 잘랐다는 황당한 이유로 30년 넘게 일한 운전기사를 해고 했고 퇴직금도 제대로 정산해주지 않았다.
결국 운전기사가 이 문제를 노동청에 고발하자 김 전 의원과 큰 아들 A씨는 운전기사와 그 가족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뻔뻔한 가족
특히 70대인 운전기사가 유치원 시절부터 봐왔던 큰 아들 A씨는 해당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 XX야! 은혜를 이렇게 갚냐!?” “퇴직금을 뭘 못 받아 이 거지 XX야” “이 XX XX야! 니 마누라도 니가 이딴 식으로 해서 병 걸린거야! 이 XX 쓰레기 XX야! 이 재수 없는 XX!” 등 입에 담지 못할 심한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당시 김 전 의원 가족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명조차 거부하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 전 의원의 둘째 아들 B씨가 건물 세입자들에게 여러 차례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김 전 의원 소유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18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지난 3월 초 보증금 문제를 문의하기 위해 관리실을 찾았다. 둘째 아들 B씨는 대하빌딩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 69세인 김씨는 과거에도 30대인 B씨에게 심한 욕설을 들은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한 김씨는 몰래 휴대폰 녹음기를 켰다. 아니나 다를까 B씨는 임대료도 주지 않으면서 이런 일을 따지러 왔냐며 김씨를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김씨는 올해 들어 임대료가 두달치 밀렸다.
그러더니 반말을 하며 머리숱이 없는 김씨에게 ‘가발이나 쓰고 다니지 말고 제대로 하라’며 비하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씨가 이에 대해 항의하자 ‘XX놈아’라고 욕설을 한 후 ‘영업방해하지 말고 나가’라며 소리쳤다. 자식뻘인 B씨에게 이 같은 일을 당한 김씨는 너무 억울해 며칠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B씨는 과거 다른 세입자들에게도 종종 폭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세입자들은 불이익을 당할까봐 문제 제기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입주하면서 인테리어 비용을 투자한 것도 있는데 폭언을 당했다고 장사를 포기하고 나갈 수는 없었다.
김 전 의원 가족들은 세입자들의 불리한 처지를 철저히 이용해 갑질을 했다. 일례로 김 전 의원은 세입자들에게 강제로 ‘화해신청계약서’를 쓰게 했다. 해당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임대계약을 연장해주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운전기사 부당해고 수차례 협박
입양 딸 자퇴시키고 집안일 시켜
결국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계약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계약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미정산금이 남아 있을 경우 세입자는 출입 통제, 단전 등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임대료, 관리비, 주차료 등을 내지 않았을 때 전기, 수도, 냉난방 등의 공급을 중단하고 별도 통보 없이 본 화해계약서로 대신한다’ ‘임대계약 종료 후 기한 내 퇴거하지 않을 시 보유시설, 집기 비품 일체를 조건 없이 건물주에게 무상양도하고 집기반출, 무상폐기처분에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등 일방적으로 건물주에게 유리한 조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김 전 의원 측은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서를 강제로 작성하게 하면서 비용도 모두 세입자들에게 전가시켰다. 세입자들은 해당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법원까지 가야했고 각자 25만원씩 비용도 부담했다. B씨는 이런 의혹제기에 대해 <일요시사>가 해명을 요구하자 ‘별일 아니다’라며 해명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여의도 국회 앞에만 빌딩 3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천억대 자산가다. 그가 소유한 대하빌딩은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해 선거 캠프 명당으로 유명하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민당을 창당할 당시 대하빌딩에 당사를 제공해준 인연으로 제13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전 대통령의 배려로 국회의원이 됐던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에는 동교동계 출신 전직 의원들과 함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김 전 의원은 몇달 전 파양한 조카로부터 양자 인정 소송을 당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종손이었던 김 전 의원은 결혼 후 무려 13년 동안이나 자식이 생기지 않자 동생의 아들, 즉 조카 C씨를 양자로 들였다. 하지만 김 전 의원에게 뒤늦게 친아들이 2명이나 태어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 전 의원의 친아들들은 모두 본부인이 아닌 외도녀와의 관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친아들이 태어나자 C씨를 친부모에게 되돌려 보내며 파양시켰다. 당시 C씨의 나이는 19살이었다. 한창 사춘기일 시기에 부모가 뒤바뀌는 황당한 일을 겪은 것이다.
C씨는 김 전 의원에게 친자식이 생기자 자신에게 재산을 나눠주기 싫다는 이유로 무책임하게 파양시킨 것이라며 소송을 걸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C씨의 변호인 측은 “우리나라의 모든 양자들을 언제든지 손쉽게 파양시킬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남긴 판결”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 새롭게 알려진 사실은 김 전 의원이 당시 딸도 한명 입양했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이 입양한 딸은 김 전 의원과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고아였다. 김 전 의원은 친아들을 얻은 후 딸마저 파양시키려고 했다. 딸을 파양시키기 위해 대리인을 시켜 딸을 변호사와 면담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딸은 되돌려 보낼 친부모가 없어 법적으로 파양이 불가능했다. 당시 한창 사춘기였던 중학생 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김 전 의원은 이 시기 딸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중학교를 자퇴시켰다. 김 전 의원은 파양에 실패한 후 딸에게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게 했다.
수천억대 자산가인 김 전 의원은 얼마든지 딸을 교육시킬 방법이 있었지만 사실상 딸을 방치한 것이다. 딸은 집안일을 도우며 김 전 의원 집에서 지내다가 성인이 된 후 독립했다. 김 전 의원의 딸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 시절 자신은 마치 가정부 같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동학대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자녀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고 방치한 것도 심각한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며 김 전 의원의 행동이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르쇠 일관
그런데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한 김 전 의원은 아직도 정치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정치권에 다시 복귀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셨고,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일조했던 인물이 이런 갑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이런 사람이 아직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다면 당연히 출당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