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보이스피싱 ‘오명균 수사관’ 잡고 보니…

순진한 백수 꼬셔 ‘돈뜯는 교육’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어설픈 보이스피싱 시도가 들통나자 폭소하는 음성 녹음파일로 화제가 됐던 자칭 ‘오명균 수사관’과 그가 속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대화 녹음파일이 ‘보이스피싱과 즐거운 대화’라는 제목으로 자막과 함께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고하십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오명균 수사관이라고 합니다.”

자기소개를 마치자마자 전화를 받은 여성 A씨는 웃음을 터뜨린다. 옆에서 박장대소하는 A씨의 어머니 웃음소리까지 들린다. 그는 비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웃으세요?”

A씨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답했다.

“자꾸 검찰이라면서 전화가 와서요.”


이 말을 듣자 오 수사관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전에도 이런 전화 받으셨어요?”

모녀는 이 말을 듣고 또 박장대소를 했다.

“네, 지금 네 번째인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제압하려고 말을 이어갔다.

“아…우리 여성분 검찰 전화는 처음 받으시죠?”

“여러번 받았다니깐요. 또 어떤 잘못을 저질렀나요?”


폭소영상 인기

결국 양쪽 다 웃음이 터졌다. 그때서야 포기했다는 듯이 “아, 겁나 웃겨”라고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다. A씨는 “아침부터 고생이 많다”며 서로 인사까지 나누며 전화를 끊었다. 이 대화 내용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퍼져 나가며 조회수 50여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온라인과 SNS에서 화제가 됐던 일명 ‘오명균 수사관’과 그 일당이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오명균 수사관 목소리의 주인공인 유모(28)씨를 붙잡았다. 유씨는 중국에 콜센터를 차리고 전화금융사기를 벌여온 보이스피싱 총책 조모(43)씨 밑에서 조직원으로 일해왔다. 경찰은 유씨와 조씨 외에도 조직원 14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일부가 적발된 경우는 많지만 이처럼 경찰이 한 조직의 한국인 총책을 모두 검거하는 성과를 올린 것은 드문 일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을 통해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의 신원을 확인해 중국 공안과 공조수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중국 길림성 용정시에 위치한 콜센터에서 합숙을 하며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질렀다. 총책 조씨 밑으로 경찰·검찰 수사관을 사칭하는 1차 작업팀과 검사 등 고위직을 사칭하는 2차 작업팀이 있었다.

1차 작업팀은 피해자들에게 제일 처음 전화를 걸어 “본인 명의의 대포통장이 개설됐는데 공범인지 피해자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겁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후 2차 작업팀이 겁먹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금융정보를 입수하는 식이다. 주로 가짜 검찰청 사이트를 알려주고 계좌번호와 보안카드 번호 등을 입력하게 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20여명이고 피해금액은 3억원에 달한다.
 

경기 부천에 살던 유씨는 뮤지션을 꿈꾸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집에 음악 장비를 들여놓고 전자음악 습작을 만들며 꿈을 키웠다. 꿈은 언젠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당장은 돈이 필요했다. 수도권의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그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만 했다.

온라인·SNS 화제 모았던 일당 검거
조선족 유혹에 넘어가 전화기 들어

그 러다 조선족 지인의 솔깃한 제안에 넘어간 게 그의 인생을 완전히 꼬아버렸다. 중국의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일하면 한 달에 수백만원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유씨는 2014년 12월 중국으로 건너갔다. 조모씨가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시에서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며칠간 합숙 교육을 받고 1차 작업팀에 투입됐다.

그러다 조선족 지인의 솔깃한 제안에 넘어간 게 그의 인생을 완전히 꼬아버렸다. 중국의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일하면 한 달에 수백만원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유씨는 2014년 12월 중국으로 건너갔다. 조모씨가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시에서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며칠간 합숙 교육을 받고 1차 작업팀에 투입됐다.

이곳에서 그는 검찰 수사관이었다.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당신 이름으로 대포통장이 개설돼 가해자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을 속이는 역할을 맡았다. 유씨에게 속아 넘어간 피해자는 2차 작업팀의 검사나 금융감독원 직원이 다시 전화해 허위 검찰청 사이트에 계좌번호 등 금융정보를 입력하도록 속였다.

이후 한국의 인출책이 피해자의 금융정보를 전달받아 은행에서 돈을 뽑아갔다. 한 번 범행에 성공할 때마다 유씨는 7%를 챙겼다. 그렇게 매달 150만원 정도를 꾸준히 벌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속이는 데 성공하면 피싱범들 사이에서 나름 유명해진다고 한다.


계기는 조금 달랐으나 유씨도 갑자기 피싱범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해 4월 한 여성을 속이려다 실패하는 과정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다. 녹음 파일에서 유씨는 자신이 ‘서울중앙지검 오명균 수사관’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으나 돌아온 것은 키득거리는 상대방의 웃음소리였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아 본 상대방은 “왜 또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느냐”며 오히려 농담을 했다. 사기 치기를 포기한 유씨도 “아∼ 겁나 웃겨”라며 당황하지 않고 이 상황을 즐겼다.

마지막에 “인제 그만 웃고 끊어요”라고 여유를 부릴 정도로 담대한 유씨의 성격 덕분일까. 유씨는 검찰 수사관에서 2차 작업팀의 검사로 ‘승진’도 했다. 2차 작업팀원들은 한 달에 평균 4000여만원의 고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는 자신이 1차 작업팀에서만 일했다고 했으나 복수의 공범들이 그가 나중에는 2차 작업팀으로 옮겼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션 꿈꾸다

경찰이 지난해 12월 국내에 들어온 콜센터 관리 총책 조씨를 검거했다는 소식이 현지에 전해지자 유씨를 비롯한 조직원들은 불안한 나머지 일을 그만두고 국내로 돌아왔다가 줄줄이 경찰에 붙잡혔다. 유씨는 “잘못을 알고 뉘우치고 있으며 반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7일 구속됐다. 결국 큰돈을 만져 보려던 유씨의 꿈은 1년 만에 끝났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보이스피싱의 진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법이 피해자를 직접 만나 돈을 가로채거나, 집안에 보관된 현금을 훔쳐가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찰청은 19일 이러한 ‘대면편취형’과 ‘절도형’보이스피싱 피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올해도 비슷한 수법의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면편취형은 지난해 상반기 23건이었지만 하반기에 147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고, 절도형도 상반기 32건에서 하반기 94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피해자 연령별로는 20대 32.1%, 30대 24.5%, 40대 14.9%, 50대 12.5%, 60대 8.8%, 70대 7.1% 등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이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사회 경험이 적고 인터넷 뱅킹에 익숙한 젊은 층에 범행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수사 강화로 1만1534건에 1만 6180명(구속 173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에 비해 검거 인원은 160%, 구속 인원은 441% 증가한 것이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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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