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대교 성희롱 파문

애들 가르치는 사람들이 ‘쯧쯧’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국내 방문학습지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교에 직장내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다. 강영중 회장은 건강한 인간,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향한 건강한 경영을 통해 조직원에게 꿈과 보람을, 고객에게는 만족과 감동을 실현시켜 나가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작 회사는 직원간 성희롱, 노동 착취 등을 일삼아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는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보라매동의 대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내 성희롱이 일어났는데도 회사는 무대응, 축소, 은폐,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영업도

대교지부에 따르면 7월24일 대교 A지역본부 지점에서 근무하는 남자 직원들은 회식 자리에서 함께 일하는 학습지 여교사들을 상대로 성적인 발언을 했다. A 지역본부 지점장과 대리가 교사 2명을 상대로 ‘제가 성관계를 못하게 생겼나요?’ 등과 같은 성희롱적 발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이 상황에 대해 학습자 교사 B씨는 9월11일 상급자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도리어 재계약을 언급하며, 해고위협을 받았다. B씨는 이 일을 겪은 후에도 다른 직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10월15일 대교 본사에 피해사실을 알렸다. 같은 달 19일 대교지부는 B씨가 주장하는 성희롱 가해 직원들과 피해 교사들의 격리를 요청했다. 이후 B씨와 대교지부는 여러 차례 본사 담당자를 만나 문제해결을 촉구했지만, 19일 현재까지 이들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점은 성희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체 조회시간에 가해자의 진술서를 읽어주며 공유하게 하고, ‘거짓 증언을 하면 처벌받는다’는 등의 강압적인 말을 다른 교사들에게 했다는 것이다. B씨는 회사에서 문제 해결을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달 피해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상태다.


B씨는 기자회견에서 “13년 대교에서 근무한 학습지교사로서 (본사가 성희롱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성희롱을 한 직원은 여전히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하고 있는데 이 학생들의 부모는 이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대교는 일절 사과하지않고 (우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며 “대교는 즉각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교지부는 또 회원탈퇴의 책임을 부당하게 떠넘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대교가 회원의 탈퇴를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일종의 ‘가상회원’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학습지교사가 가상회원의 회원비를 대납하게 됐다는 점이다. 대교 C지역 지점에서는 학습지교사가 탈퇴처리를 하지 못한 과목이 86개에 달한다.

지역본부장이 학습지 여교사에 성적 발언
본사에 문제 제기…오히려 해고위협 받아

또 회원이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교사가 책임지게 하거나 관리자의 영업 강요로 교사가 퇴회(회원 탈퇴)처리를 하지 못하는 등 부정업무도 만연해있다고 주장했다.

18년 동안 대교에서 근무한 D씨는 기자회견 장소에서 “회사는 힘이 없는 선생님(학습지교사)에게 퇴회를 못하게 막고 이들의 회비를 우리가 충당하도록 했다”며 “동료 교사는 1000만원을 빌려서 허위 입회비용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재계약 기간을 단축하는 식으로 심사제도를 바꾸고 장기근무 선생님에게 매달 실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심지어 우리들에게 물, 소금을 판매하도록 했다”고 털어놨다.

학습지교사가 급여를 받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스쿨수학’ 과목은 2013년부터 학습지 교사가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대교는 시스템 문제를 핑계로 코드전환이 되지 않은 스쿨수학의 수수료를 교사에게 지급하지 않았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스쿨수학의 판매수익(수수료)이 교사에게 지급되지 않았다. 대교지부 관계자는 “이 상황은 10월8일 한 학습지교사의 제보로 알게 됐다”며 “본사는 수수료 지급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대교가 의도적으로 교사 급여를 갈취하고 있었다는 의미다”고 강조했다.


대교지부는 지난달 중순 대교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대교는 담당 직원 개인의 업무 실수로 떠넘겼다. 대교는 노조의 문제제기 이후 그간 지급되지 않은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구두 답변만 하고 있다.
방문학습지 업계 1위 기업 대교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는 약 1만5000명에 달한다. 이 중 교사는 1만2000여명이다. 대교지부는 교사 거의 대부분이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근로기준법 등 최소한의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관으로 일관

이번 논란에 대해 대교 관계자는 “성희롱 사건은 해당 직원과 B씨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인권위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내사도 진행하고 있다. 인권위 결과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어 “소금, 물 판매는 계약직 교사가 아니라 정규직 직원 중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일반적인 영업”이라며 “스쿨수학 급여 미지급을 일으킨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고 미지급금 규모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