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무책임 리더십' 노림수

남탓만 하는 대표님…대통령 자격 있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역대 당 대표 중 이렇게 책임 안지는 대표는 처음이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무책임 리더십’에 대한 당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모의고사 격으로 치러진 10·28재보선에서 참패했지만 전혀 반성하는 모습이 없어서다. 이에 대한 반발로 비주류 측은 최고위원 집단사퇴를 통한 지도부 와해나 분당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무책임 리더십이 불러온 참사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무책임 리더십’에 대한 당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은 전국 24곳에서 동시 실시된 지난 10·28재보선에서 고작 2곳에서만 당선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 지도부는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지 않아 국민들의 관심이 적었던 탓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곱씹어 볼수록 충격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서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비주류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무책임 대표
총선 먹구름

한 비주류 의원은 “모의고사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면 본고사에서도 낙제점을 받는 것은 기정사실 아닌가? 최소한 모의고사에서 왜 낙제점을 받았는지 원인 분석 정도는 해봐야 되는데 현재 당 지도부는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라며 아무 대책 없이 본고사를 보려한다”고 꼬집었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도 새정치연합은 참패할 수밖에 없지만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내 쓴소리에 귀를 막고 있다. 재보선에서 참패한 후에도 한동안 잠잠했던 비주류 의원들이 최근 문 대표를 공개적으로 성토하고 나선 이유다.


황주홍 의원은 “선거마다 져도 미안하다 말 한마디 없어 참 희한한 리더십”이라며 문 대표를 비판했고, 대구에서 뛰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도 “10·28재보선 참패는 국민의 경고장인데 왜 무덤덤한지 모르겠다”며 에둘러 문 대표를 비판했다.

10·28 재보선 참패…당내 불만 고조
총선보다 당권에 집착 “진짜 이유는?”

조경태 의원은 “역대 당 대표 중 이렇게 책임 안지는 대표는 처음”이라며 아예 공개적으로 문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운동에 더욱 열을 올리며 당내 불만을 잠재우고 있다. 실제로 문 대표는 10·28재보선 다음 날 참패에 대한 사과는 한마디도 없이 국정 역사교과서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문 대표는 역사학계와 교육계 등 전문가들과 교육주체들이 두루 참여하는 역사 교과서 관련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나 새누리당은 검토해 볼 가치도 없는 설익은 제안이라며 문 대표의 요구를 단박에 거절했다. 그런데 문 대표는 이후 사회적 논의기구와 관련한 언급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문 대표는 자신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비상한 결단을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그것도 말뿐이었다. 문 대표가 해당 제안을 재보선 참패 책임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일회성으로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치권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이 문 대표를 살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역사교과서 올인
혁신은 나중에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박주선 의원은 “여당은 박 대통령의 국정실패를, 야당은 선거마다 연전연패한 문 대표 책임론을 역사교과서 문제로 덮고 있다”며 “여야가 대립적 공생관계로 국정화 정국을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 내부의 불만이 고조될수록 문 대표와 당 지도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투쟁에 더욱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비주류에선 이쯤에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주류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 때도 입증됐지만 아무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높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 이슈에만 집중한다면 절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이념 대결로 가면 보나마나 여당이 승리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관리와 예산 확보 등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당 지도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투쟁에만 몰두하면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불만이다.
 

실제로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난 4일 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정화 문제를 푸는 데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국정화 정국에서 당이 국정화 저지를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국민 지지를 받아 다수당이 되기 위한 혁신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반대 여론이 높아도 선거에선 연전연승하니 박 대통령과 여당이 눈 깜짝 안하는 거다. 단순 투쟁만으로는 답이 없다. 야당 의원들이 단식투쟁하다 전부 굶어죽어도 박 대통령은 신경도 안 쓸 사람”이라며 “박근혜정부를 정신 차리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일례로 친박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집중되자 “다 지나가는 바람”이라고까지 했다. 야당 의원들이 뭐라고 하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그만이라는 태도다. 최 부총리가 국정감사장에서 이런 거만한 태도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여당이 선거마다 연전연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총선에서 패하고 나면 바로 다음해에 대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의 독단에 브레이크를 걸려는 움직임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라며 “우리가 대권까지 잡으면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는 너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당장 급한 것은 내년 총선인데 왜 허공에 삽질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당내에선 문 대표의 무책임 리더십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 대표는 정치입문 때부터 무책임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었다. 문 대표는 지난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문 대표는 당시 부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주변 인물들로 부산 지역 공천을 독식하고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구축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총선에서 문 대표를 제외한 이른바 문재인계 후보들은 모두 낙선했고, 총선 이슈가 낙동강 벨트로 쏠리면서 전체 선거 판세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당시 문 대표가 강력하게 요구해 전략공천을 받은 허진호 후보의 경우는 무소속 후보에게도 밀려 3위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연히 선거 후 문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문 대표는 사과하지 않았다. 이후 문 대표는 아무런 반성 없이 대선에 출마했다가 패배했고, 당 대표 취임 이후 재보선 연패에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친노 패권주의
당권만 관심?

최근에는 대선 기간 의원직을 걸라는 주변의 요구에도 ‘지역주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끝까지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던 문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지역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그렇게 쉽게 포기할 지역구였으면서 대선 때는 왜 끝까지 의원직 사퇴를 못하겠다고 버틴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문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 대표는 혁신안 갈등으로 당 내부에서 자신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자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지만, 문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당무위원회는 투표도 없이 박수로 문 대표의 재신임을 가결시키면서 결국 비주류의 입을 막기 위한 요식 행위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수 가결에 반발해 당시 비주류 인사 수십명이 집단 퇴장했으며 최원식 의원은 “마치 유신 같다”고 문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문 대표는 왜 정치적 고비 때마다 무책임 리더십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정치권에서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문 대표 측은 문 대표가 물러나고 나면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비주류 측 인사들이 문 대표를 만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할 때마다 문 대표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며 거절했다. 이에 대해 비주류 인사들은 “왜 문 대표가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당에는 문 대표 외에도 훌륭한 분들이 많다”며 문 대표를 비판하고 있다.


안철수는 바로 대표직 던졌는데…
여당에 연전연패해도 ‘나몰라’


때문에 진짜 속사정은 따로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문 대표가 계파 수장 역할을 맡고 있는 친노계의 경우 패권주의, 폐쇄성 등이 항상 문제였는데 문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사실상 친노 진영도 함께 물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 대표가 책임을 지고 싶어도 책임을 질 수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표와 친노 진영이 총선 승리보다 당을 장악하는 데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야권은 81석밖에 얻지 못하며 참패했지만 친박연대 등과 연대해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당권만 장악하고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으니 야권 승리보다 자신들이 당권을 장악하느냐 못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을 이끌 시절에는 70~80석으로도 야당 구실을 했다. 구심점 없이 비노와 친노로 나뉘어 덩치만 큰 야당보다는 의석수가 적어도 친노끼리 뭉쳐 조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1야당을 만드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주류 반발
분당 가시화?

비주류 측 한 관계자는 “현재 문 대표의 행태를 보면 심지어 총선에서 패하고도 당 대표직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며 “당을 친노 진영이 완전히 장악하고 나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총선에서 패해도 대선까지 시간이 촉박해 문 대표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버티면 우리가 어쩌겠나? 친노계가 60년 역사의 야당을 장악하고 독재를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 된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문 대표가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못을 박자 비주류 측에서는 집단행동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단 성명서를 발표한 후에도 문 대표의 반응이 없다면 최고위원들의 집단 사퇴를 통한 지도부 와해나 분당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무책임 리더십이 불러온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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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