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 끊이지 않는 '야구계 흑역사'

돈 물쓰듯…이 여자 저 여자 ‘찝쩍’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야구계가 시끄럽다.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 의혹에 휩싸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야구계. 그동안 논란이 됐던 흑역사를 키워드별로 정리했다.  

 
야구계는 선수들의 부적절한 사생활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았다. 이번 해외 원정 도박 의혹까지지 터지면서, 야구 선수들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수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사고를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도박·여자·폭행·병역·약물·승부조작·음주운전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겁없이 베팅
 [도박]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 2명이 최근 마카오에서 각각 수억원대의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에 따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마카오 원정 도박 조직에 대한 수사 도중 이들이 소위 ‘정킷방’에서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다. 정킷방은 도박꾼들에게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를 통해 이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외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이미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말 프로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터넷 도박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프로야구 선수 16명이 상습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도박을 벌였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망을 좁혔다. 이 명단에는 삼성 라이온즈 13명, 한화 이글스 2명, 롯데 자이언츠 1명이 포함돼 사회적으로 큰 무리를 빚었다.  결국 검찰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 C씨 등 3명을 벌금 1000만원~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듬해 3월 상벌위원회를 통해 C씨와 카드 도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선수 ㅇ씨에게 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유소년 야구봉사 활동 48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2006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건 때도 많은 야구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방망이 휘두르듯 [여자]
 
영웅호색이라 했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선수들은 하나같이 여자 문제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 야구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국내 야구 선수들도 복잡한 여자 관계로 추문을 뿌리고 다녔다. 
 
최근 KT위즈의 포수 ㅈ씨의 전 여자친구가 ㅈ씨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평소 주고받았던 메신저를 통해 인터넷에 폭로했다. 그런데 메신저 중에는 ㅈ씨가 여성 치어리더 ㅂ씨를 ‘선수들과 문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ㅂ씨는 즉각 ㅈ씨를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ㅈ씨는 이에 대해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검발’ 해외 원정 도박 의혹 불거져 비상
명문 구단 유명 선수들…파문 일파만파
 
지난 2월에는 넥센 히어로즈의 ㄱ씨는 불륜을 저지르고 변태업소를 다녔다는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에 대해 아내에게 반성문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ㄱ씨는 “룸살롱 아가씨와 반년 동안 연애도 했다. 이 생활을 아내와 연애 시절부터 2014년 11월까지 계속해 왔다”면서 “아내 몰래 월급과 보너스를 빼돌렸고, 휴대폰을 두 개 사용하면서 이중생활을 했다”고 공개했다.
 
 

2011년 기아 타이거즈 선수 ㅅ씨의 양다리 사건도 유명하다. ㅅ씨는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다녔지만, ㅅ씨는 또 다른 여성과도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ㅅ씨와 사귀었던 한 여성은 인터넷에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아,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하는 거 아니다”며 “넌 그냥 장난으로 만났는지 몰라도 결혼이라는 건 장난이 아닌거다”라고 토로했다. 이 글은 게시된 지 하루만에 1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구설에 올랐다. 
 
무차별 힘자랑 [폭행]
 
운동한 탓에 야구 선수는 힘도 세다. 그래서 일까. 야구 선수들은 종종 폭행 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전 야구선수인 ㅈ씨는 2008년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ㅈ씨는 같은 범죄 전력이 2차례 있었다. 2004년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벌금 500만원에 무기한 출장 금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ㅈ씨는 잦은 폭행시비로 구단으로부터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전 야구선수 ㅅ씨는 체벌로 후배들에게 가한 강도 높은 폭행이 논란이 됐다. ㅈ씨는 2군 훈련장에서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를 소집했다. 이 과정에서 ㅈ씨는 선배를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후배 선수의 머리를 야구 방망이로 내리쳐 논란을 샀다. 그는 이외에도 선수들 사이에서 폭행을 일삼아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전성기의 유혹 [병역]
 
한창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야구 선수들에게 병역은 가장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이런 탓에 야구선수 병역 비리는 끊이질 않았다. 
 
2004년 당시 경찰은 무려 5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브로커 2명과 짜고 병역 비리에 연루됐거나 시도했으며, 이들 중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2명의 선수가 구속되거나 구속 영장이 신청되었고, 2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KBO에서는 56명 전원에 대해서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흑역사를 꼽힌다. 야구 선수들은 모두 8개 구단 51명이 연루되었는데, 이들 모두 2004년 잔여경기 출장이 금지됐다. 또 이들을 포함하여 총 71명이 재검을 받았고 대부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였다.
 
한편 병역 비리를 주도한 ㅇ씨와 ㄱ씨는 2001년부터 76명에게 병역을 면제시켜주는 조건으로 1인당 최고 7000만원씩 총 4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04년 11월, 법원에서는 해당 야구선수들에게 징역 8월∼10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며, 수형 후 복무할 것을 명했다.

위험한 선택 [약물]
 
금지 약물 복용한 스포츠 선수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더 이상 프로야구도 ‘도핑 청정지대’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짧은 순간 많은 힘을 내야 하는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는 참기 어려운 유혹이다. 스테로이드는 체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해 단기간에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지난 8월 한화 이글스의 ㅊ씨는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졸롤이 검출돼,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47일 만에 복귀했다. 스타노졸롤은 규정상 경기 기간 중 사용 금지목록에 해당한다. 이 약물은 근육량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일종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ㅇ씨도 금지 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받았다. ㅇ씨는 도핑테스트 결과 소변에서 경기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글루코코티코스테로이드인 베타메타손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ㅇ씨는 “해당 약물을 경기력 향상 의도가 아닌 피부과 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 처방을 따른 것”이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KBO는 규정상 경기기간 중 사용해서는 안 될 약물이라는 이유로 출장 제재를 부과했다.  
 
돈에 눈멀어 [승부조작]
 
이른바 큰 손들이 승부 조작을 해 승률을 높여 거액을 챙기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프로야구도 이런 승부 조작에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2년 LG 트윈스 유망주였던 ㄱ씨와 ㅂ씨가 승부 조작에 가담해 처벌과 함께 야구계에서 퇴출당했다. ㄱ씨는 넥센 시절이던 2011시즌 4∼5월 브로커와 짜고 두 차례에 걸쳐 일부러 ‘1회 첫 볼넷’을 던져 승부를 조작하고 이에 따른 사례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툭하면 사건·사고

도넘은 사생활 눈살
 
ㄱ씨는 모두 3차례의 경기를 조작해 700만원을 받았고, ㅂ씨는 2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에 가담해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ㄱ씨와 ㅂ씨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실형을 면했고, 추징금으로는 ㄱ씨에게 700만원, ㅂ에게 500만원을 선고했다. KBO는 두 선수의 위법행위가 인정받으면서 규약 위반으로 두 선수를 영구실격 처분을 내려 평생 프로 및 아마추어 경기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허술한 자기관리 [음주운전]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고가 아니다. 프로선수로서 형편없는 자기 관리를 공개하는 행태다. 또 선수를 보기 위해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을 찾는 팬에게 최상의 서비스(경기력)를 제공해야 한다는 프로 정신을 망각한 행위다.
 
LG트윈스는 선수들의 잇따른 음주운전으로 시끄럽다. 선수 ㅈ씨는 지난 9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ㅈ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26%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음주 사고를 낸 LG 불펜 투수 ㅈ씨는 구단에게 3개월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 받았고, KBO는 ㅈ씨에게 올 시즌 잔여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룻밤 150만원’ 황제 성매매 파문 
전직 걸그룹·모델 ‘부르면 콜’
 
특급 호텔을 빌려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하룻밤을 보내는데, 무려 수백만원에 달한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중에는 연예인 지망생과 전직 걸그룹 출신 등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소 업주 박모(31)씨를 구속하고 다른 업주 10명과 업소 실장 5명, 성매매 여성 11명, 성매수남 1명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상에 광고를 올려 연락해 오는 남성들과 가격을 흥정한 뒤 미리 빌려 둔 강남 일대 호텔 객실로 안내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9월부터 수차례 단속을 벌여 서울 강남지역 고급 호텔에서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8월 초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 객실 2개를 하루 동안 빌려 놓고, ‘전 걸그룹 멤버’ ‘인터넷 쇼핑몰 모델’ ‘연예인 지망생’등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낸 뒤, 이 광고를 보고 찾아 온 성매수 희망 남성들에게 1회 6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또 1시간에 최고 90만원까지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연예인 지망생 고용 조직 적발
강남 일대 호텔서 은밀한 만남
 
또 다른 일당인 김모(31)씨도 박모씨와 마찬가지로 패션 모델, 걸그룹 출신 연예인, 대기업 비서 출신 등을 고용한 뒤 인터넷 광고를 통해 성매수 남성 고객을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객실 3개를 빌려 1회당 15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박씨 등 업주 11명은 강남 지역의 S호텔, R호텔, C호텔, M호텔 등 특급 호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 유흥업소 등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유흥주점에서 파악한 단골들의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성매수 남성들을 관리했다. 또 매일 다른 호텔 객실로 바꾸면서 경찰의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 왔다. 
 
경찰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11명 중 8명이 30대로 예전에도 유흥업소 계통에서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성매수 남성들을 멤버십 회원제로 관리하고 매일 호텔 객실을 달리하면서 경찰의 단속망을 피했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알선한 성매매 중에는 여성이 2박3일 동안 비서처럼 함께 지내며 성접대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11명 중 9명은 20대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의 전 구성원, 연예인 지망생, 전직 대기업 비서, 쇼핑몰과 잡지 모델 출신, 전 무용단원, 여대생 등으로 부정기적으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수 남성들은 대부분 고소득자나 사업가, 전문직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성매수 남성 중 신원이 확보된 10여 명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유형의 성매매를 지속적으로 단속하면서 카지노 고객 유치를 위해 성접대를 하는 일명 ‘카지노 성매매’에 대해서도 집중단속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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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