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 끊이지 않는 '야구계 흑역사'

돈 물쓰듯…이 여자 저 여자 ‘찝쩍’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야구계가 시끄럽다.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 의혹에 휩싸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야구계. 그동안 논란이 됐던 흑역사를 키워드별로 정리했다.  

 
야구계는 선수들의 부적절한 사생활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았다. 이번 해외 원정 도박 의혹까지지 터지면서, 야구 선수들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수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사고를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도박·여자·폭행·병역·약물·승부조작·음주운전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겁없이 베팅
 [도박]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 2명이 최근 마카오에서 각각 수억원대의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에 따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마카오 원정 도박 조직에 대한 수사 도중 이들이 소위 ‘정킷방’에서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다. 정킷방은 도박꾼들에게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를 통해 이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외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이미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말 프로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터넷 도박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프로야구 선수 16명이 상습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도박을 벌였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망을 좁혔다. 이 명단에는 삼성 라이온즈 13명, 한화 이글스 2명, 롯데 자이언츠 1명이 포함돼 사회적으로 큰 무리를 빚었다.  결국 검찰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 C씨 등 3명을 벌금 1000만원~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듬해 3월 상벌위원회를 통해 C씨와 카드 도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선수 ㅇ씨에게 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유소년 야구봉사 활동 48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2006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건 때도 많은 야구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방망이 휘두르듯 [여자]
 
영웅호색이라 했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선수들은 하나같이 여자 문제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 야구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국내 야구 선수들도 복잡한 여자 관계로 추문을 뿌리고 다녔다. 
 
최근 KT위즈의 포수 ㅈ씨의 전 여자친구가 ㅈ씨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평소 주고받았던 메신저를 통해 인터넷에 폭로했다. 그런데 메신저 중에는 ㅈ씨가 여성 치어리더 ㅂ씨를 ‘선수들과 문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ㅂ씨는 즉각 ㅈ씨를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ㅈ씨는 이에 대해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검발’ 해외 원정 도박 의혹 불거져 비상
명문 구단 유명 선수들…파문 일파만파
 
지난 2월에는 넥센 히어로즈의 ㄱ씨는 불륜을 저지르고 변태업소를 다녔다는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에 대해 아내에게 반성문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ㄱ씨는 “룸살롱 아가씨와 반년 동안 연애도 했다. 이 생활을 아내와 연애 시절부터 2014년 11월까지 계속해 왔다”면서 “아내 몰래 월급과 보너스를 빼돌렸고, 휴대폰을 두 개 사용하면서 이중생활을 했다”고 공개했다.
 
 

2011년 기아 타이거즈 선수 ㅅ씨의 양다리 사건도 유명하다. ㅅ씨는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다녔지만, ㅅ씨는 또 다른 여성과도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ㅅ씨와 사귀었던 한 여성은 인터넷에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아,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하는 거 아니다”며 “넌 그냥 장난으로 만났는지 몰라도 결혼이라는 건 장난이 아닌거다”라고 토로했다. 이 글은 게시된 지 하루만에 1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구설에 올랐다. 
 
무차별 힘자랑 [폭행]
 
운동한 탓에 야구 선수는 힘도 세다. 그래서 일까. 야구 선수들은 종종 폭행 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전 야구선수인 ㅈ씨는 2008년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ㅈ씨는 같은 범죄 전력이 2차례 있었다. 2004년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벌금 500만원에 무기한 출장 금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ㅈ씨는 잦은 폭행시비로 구단으로부터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전 야구선수 ㅅ씨는 체벌로 후배들에게 가한 강도 높은 폭행이 논란이 됐다. ㅈ씨는 2군 훈련장에서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를 소집했다. 이 과정에서 ㅈ씨는 선배를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후배 선수의 머리를 야구 방망이로 내리쳐 논란을 샀다. 그는 이외에도 선수들 사이에서 폭행을 일삼아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전성기의 유혹 [병역]
 
한창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야구 선수들에게 병역은 가장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이런 탓에 야구선수 병역 비리는 끊이질 않았다. 
 
2004년 당시 경찰은 무려 5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브로커 2명과 짜고 병역 비리에 연루됐거나 시도했으며, 이들 중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2명의 선수가 구속되거나 구속 영장이 신청되었고, 2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KBO에서는 56명 전원에 대해서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흑역사를 꼽힌다. 야구 선수들은 모두 8개 구단 51명이 연루되었는데, 이들 모두 2004년 잔여경기 출장이 금지됐다. 또 이들을 포함하여 총 71명이 재검을 받았고 대부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였다.
 
한편 병역 비리를 주도한 ㅇ씨와 ㄱ씨는 2001년부터 76명에게 병역을 면제시켜주는 조건으로 1인당 최고 7000만원씩 총 4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04년 11월, 법원에서는 해당 야구선수들에게 징역 8월∼10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며, 수형 후 복무할 것을 명했다.

위험한 선택 [약물]
 
금지 약물 복용한 스포츠 선수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더 이상 프로야구도 ‘도핑 청정지대’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짧은 순간 많은 힘을 내야 하는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는 참기 어려운 유혹이다. 스테로이드는 체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해 단기간에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지난 8월 한화 이글스의 ㅊ씨는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졸롤이 검출돼,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47일 만에 복귀했다. 스타노졸롤은 규정상 경기 기간 중 사용 금지목록에 해당한다. 이 약물은 근육량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일종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ㅇ씨도 금지 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받았다. ㅇ씨는 도핑테스트 결과 소변에서 경기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글루코코티코스테로이드인 베타메타손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ㅇ씨는 “해당 약물을 경기력 향상 의도가 아닌 피부과 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 처방을 따른 것”이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KBO는 규정상 경기기간 중 사용해서는 안 될 약물이라는 이유로 출장 제재를 부과했다.  
 
돈에 눈멀어 [승부조작]
 
이른바 큰 손들이 승부 조작을 해 승률을 높여 거액을 챙기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프로야구도 이런 승부 조작에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2년 LG 트윈스 유망주였던 ㄱ씨와 ㅂ씨가 승부 조작에 가담해 처벌과 함께 야구계에서 퇴출당했다. ㄱ씨는 넥센 시절이던 2011시즌 4∼5월 브로커와 짜고 두 차례에 걸쳐 일부러 ‘1회 첫 볼넷’을 던져 승부를 조작하고 이에 따른 사례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툭하면 사건·사고

도넘은 사생활 눈살
 
ㄱ씨는 모두 3차례의 경기를 조작해 700만원을 받았고, ㅂ씨는 2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에 가담해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ㄱ씨와 ㅂ씨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실형을 면했고, 추징금으로는 ㄱ씨에게 700만원, ㅂ에게 500만원을 선고했다. KBO는 두 선수의 위법행위가 인정받으면서 규약 위반으로 두 선수를 영구실격 처분을 내려 평생 프로 및 아마추어 경기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허술한 자기관리 [음주운전]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고가 아니다. 프로선수로서 형편없는 자기 관리를 공개하는 행태다. 또 선수를 보기 위해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을 찾는 팬에게 최상의 서비스(경기력)를 제공해야 한다는 프로 정신을 망각한 행위다.
 
LG트윈스는 선수들의 잇따른 음주운전으로 시끄럽다. 선수 ㅈ씨는 지난 9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ㅈ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26%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음주 사고를 낸 LG 불펜 투수 ㅈ씨는 구단에게 3개월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 받았고, KBO는 ㅈ씨에게 올 시즌 잔여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룻밤 150만원’ 황제 성매매 파문 
전직 걸그룹·모델 ‘부르면 콜’
 
특급 호텔을 빌려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하룻밤을 보내는데, 무려 수백만원에 달한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중에는 연예인 지망생과 전직 걸그룹 출신 등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소 업주 박모(31)씨를 구속하고 다른 업주 10명과 업소 실장 5명, 성매매 여성 11명, 성매수남 1명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상에 광고를 올려 연락해 오는 남성들과 가격을 흥정한 뒤 미리 빌려 둔 강남 일대 호텔 객실로 안내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9월부터 수차례 단속을 벌여 서울 강남지역 고급 호텔에서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8월 초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 객실 2개를 하루 동안 빌려 놓고, ‘전 걸그룹 멤버’ ‘인터넷 쇼핑몰 모델’ ‘연예인 지망생’등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낸 뒤, 이 광고를 보고 찾아 온 성매수 희망 남성들에게 1회 6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또 1시간에 최고 90만원까지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연예인 지망생 고용 조직 적발
강남 일대 호텔서 은밀한 만남
 
또 다른 일당인 김모(31)씨도 박모씨와 마찬가지로 패션 모델, 걸그룹 출신 연예인, 대기업 비서 출신 등을 고용한 뒤 인터넷 광고를 통해 성매수 남성 고객을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객실 3개를 빌려 1회당 15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박씨 등 업주 11명은 강남 지역의 S호텔, R호텔, C호텔, M호텔 등 특급 호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 유흥업소 등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유흥주점에서 파악한 단골들의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성매수 남성들을 관리했다. 또 매일 다른 호텔 객실로 바꾸면서 경찰의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 왔다. 
 
경찰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11명 중 8명이 30대로 예전에도 유흥업소 계통에서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성매수 남성들을 멤버십 회원제로 관리하고 매일 호텔 객실을 달리하면서 경찰의 단속망을 피했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알선한 성매매 중에는 여성이 2박3일 동안 비서처럼 함께 지내며 성접대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11명 중 9명은 20대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의 전 구성원, 연예인 지망생, 전직 대기업 비서, 쇼핑몰과 잡지 모델 출신, 전 무용단원, 여대생 등으로 부정기적으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수 남성들은 대부분 고소득자나 사업가, 전문직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성매수 남성 중 신원이 확보된 10여 명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유형의 성매매를 지속적으로 단속하면서 카지노 고객 유치를 위해 성접대를 하는 일명 ‘카지노 성매매’에 대해서도 집중단속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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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