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사위 스캔들 '소문과 진실'

거물급 마약 공범들 ‘이대로 묻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전대미문의 마약 스캔들이 터질 조짐이다. 집권여당 대표의 사위가 휘말렸다. 뿐만 아니라 유명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이다. 현재 언론은 물론 검찰까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번 사건은 지난달 9월10일 <동아일보>가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이 기사는 ‘거액 자산가의 아들 A씨는 유력정치인의 인척으로 2년 반 동안 코카인 등 마약류를 15차례 투약했으나 양형 기준을 벗어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검찰은 이에 항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온갖 마약 섭렵
펜트하우스 파티
 
기사에 나온 A씨는 ‘유력 정치인‘으로 소개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딸 김현경(32)씨의 남편 이상균(38)씨다. 상균씨는 충북 신라개발 회장의 아들로 알려졌다. 현경씨는 수원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특혜 채용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상균씨는 현경씨와 지난 8월25일 비밀리에 결혼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일제히 ‘김무성, 충청사위 맞는다’는 내용으로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 대표의 사위가 마약을 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온갖 소문이 돌았다. 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여했다던, 모 병원장의 아들 ㄴ씨와 CF감독 ㅂ씨, 유명 연예인 ㅇ씨 등이 거론됐다. 이와 더불어 김무성 대표의 둘째 딸 현경씨도 함께 마약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또 거물급 인사의 아들 ㅇ씨와 현 정권의 실세의 조카 ㅅ씨까지 연루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여기서 일부는 사실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소문으로 떠도는 내용도 있다.
 

먼저 상균씨가 지난 3년 동안 마약을 투약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상균씨에 대한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담당재판부는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형사합의부로 돼 있다. 검찰은 상균씨를 한차례 기소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12월5일과 올해 1월22일 두차례 기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균씨가 마약을 투약한 시점은 2011년 1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약 3년 동안 마약류를 15회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균씨에 대한 혐의는 모두 3건으로 마약류관리에 따른 법률위반으로 1건은 마약, 1건은 항정, 1건은 대마였다. 
 
상균씨가 투약한 마약은 코카인·필로폰·엑스터시·대마·스파이스 등 총 5종류에 이른다. 특히 코카인이나 스파이스 같은 마약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척 고가에 지하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카인의 경우 소위 마약하는 이들 사이에서 ‘최상’으로 분류돼 국내 공급책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균씨는 통상적인 1회 투약량을 훨씬 초과하는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7월과 2013년 5월, 2014년 2월 등 상균씨는 한차례만 0.03g을 투약했을 뿐 그 외 두 차례는 0.05g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균씨는 2014년 6월 23일과 25일에는 1회 투약량이 0.1g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마약사범의 1회 투약량은 0.03g인 게 정설이다. 검찰이 마약거래를 적발했을 때 ‘몇 명분의 마약이다’라고 발표할 때의 기준도 0.03g이다. 상균씨는 통상적으로 1회 투약량의 2배에 가까운 마약을 투약한 것이다. 
 
김무성은 진짜
알았나 몰랐나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2월6일 상균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여론은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가 말이 되느냐”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 배경에 여당 대표의 사위라는 점이 한몫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위가 마약 전과가 있는지 몰랐다”고 일축했지만,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자 그때야 “딸이 울면서 호소해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균씨는 유죄 판결을 앞두고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선처해 달라”며 결혼 상대방인 현경씨의 이름과 직업 등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6일 선고된 판결문엔 재판부가 양형 기준을 이탈해 선처한 이유로 ‘가족 관계나 환경’을 들고 있으며, 상균씨가 현직 대학교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참작됐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시 상균씨가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현경씨를 ‘현경’으로 저장해 놓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이 상균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현경 씨의 신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대표 가족 휘말려 세간 관심 집중
상습범이 집유 4년뿐 “봐주기 아니냐”
 
이런 탓에 현경씨도 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마약 투약 공범의 존재 및 은폐 논란이 끊이질 않자 현경씨는 검찰에 DNA 검사를 자청했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상균씨의 펜트하우스를 압수수색해 마약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 17개를 압수했다. 이 가운데 일부 주사기에서 상균씨의 DNA와 함께 제3자의 DNA가 섞여 있었지만 검찰은 이 부분을 수사하지 않고 종결한 바 있다. 
 
제3의 인물 DNA를 발견했는데 주인공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마약 수사는 마약 투약자의 주변 인물을 수소문해 공범을 찾는 것이 보통인데 이례적으로 검찰은 제3의 DNA 흔적을 발견하고도 이를 밝히지 못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 때문에 혼합유전자의 당사자가 현경씨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현경씨가 직접 검찰에 자신의 DNA 검사를 자청한 것.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일 오후 “김(현경)씨의 유전자형과 압수된 주사기에서 검출된 혼합유전자형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제3의 인물은 누굴까. 현재까지 거론된 인물을 보면 하나같이 거물급 인사들이다.
 
이들이 거론된 경위는 마약 공급책인 ㅈ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ㅈ씨가 마약에 취해 모텔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ㅈ씨는 경찰 수사에서 마약에 취해 자신이 마약을 공급한 고객과 마약을 공급한 상위 공급책의 이름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ㅈ씨 입에서 나오는 인물은 하나 같이 월척이었다.

부실수사 탓
의문만 무성
 

검찰은 일단 상위 공급책인 공예예술가 ㅅ씨를 구속해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진술에서 상균씨를 비롯해 거물급 인사의 아들 ㅇ씨와 병원장 아들 ㄴ씨, CF감독 ㅂ씨, 유명연예인 ㅇ씨, 힙합가수 ㄱ씨 등이 거론됐다. 
 
병원장 아들 ㄴ씨와 ㄱ씨는 이미 마약 사범 전력이 있다. 특히 ㄴ씨는 산부인과 의사이기도 하다. ㄴ씨는 지금까지 마약 전과가 세 번째 이르는 것으로 의사면허를 박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교민 신문인 <선데이저널>은 상균씨와 함께 ‘마약파티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거론된 이들이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상균씨와 ㅇ씨, ㄴ씨 등으로 이어지는 친분을 다수 SNS에 게재된 이들 사진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ㅇ씨는 SNS 그램러브닷컴으로 상균씨로 추정되는 아이디와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상균씨는 SNS 인스타그램으로도 ㅇ씨와 ㄴ씨 등을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나이를 보면 비슷한 또래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상균씨는 1977년생이며, ㅇ씨는 1978년생. ㄴ씨는 1980년생으로 알려졌다.
 
ㄴ씨의 SNS에는 이들과 함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으로 ‘상균이형 몰아주기’ 등을 설명을 써서 ㅇ씨 등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 셋과 여배우 ㅇ씨로 추정돼는 인물과 함께 요트를 타는 사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에 ‘내 청춘을 너희와 함께 했다’라는 글로 돈독한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위층 자제들 연루설

앞뒤 맞지 않은 해명 
 
상균씨와 ㅇ씨, ㄴ씨 등은 이들 중 2명은 마약으로 유죄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ㅇ씨도 함께 마약을 복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주사기 주인이 ㅇ씨 것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공급책 ㅅ씨가 ㅇ씨도 함께 마약을 했다며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들과 SNS상 친구를 맺고 있는 ㅅ씨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 사건은 소문만 무성하다. 이런 배경에는 ‘검찰의 부실 수사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법무부와 서울고검국정감사에서 김 대표 사위의 마약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작년 11월 검찰이 이(상균)씨 자택에서 압수한 17개의 주사기 중 9개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지만 검찰 기소 내용에는 상당수가 빠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이씨의 판결문 속 공소사실에 주사기로 코카인이나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적시된 내용은 압수수색 시점과 1년 반 이상 떨어져 있거나 자택이 아닌 차량이 투약 장소인 사안”이라며 “공소사실에 빠졌다면 축소수사 아니냐”고 따졌다. 

그들만의 친분
SNS 통해 과시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앞선 법무부 국감에서 검찰은 이씨의 공범인 병원장 아들인 ㄴ씨와 CF감독 ㅂ씨가 마약 전과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들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사실이 판결문으로 확인됐다”며 “국회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진태 검찰총장은 “제가 파악한 바로는 그렇지 않다”며 “1차적으로 당사자들이 각성했을 것이고 검찰도 이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김무성 '사위 스캔들' 언론도 긴장했다
 
지난달 9월 10일 <동아일보>에서 최초로 김무성 마약 사위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당시 이 보도가 나간 이후 정치부와 법조계 기자들은 ‘유력 정치인’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동아일보> 기자들도 이 정치인이 누군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함구령’이 떨어졌다는 것. 
 
특정 언론사에서 특종이나 단독 기사 등을 보도할 경우 기자끼리는 사실관계를 해주는 게 업계 관례다. 당시 한 법조계 기자는 “<동아일보>가 보도를 하고도 바짝 엎드려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며 “그 어떤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내내 ‘유력 정치인’의 정체를 풀지 못하다가 여러 입을 통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라는 사실이 확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배후에는 야당이라는 설과 청와대에서 김 대표를 쳐내기 위해 소스를 제공했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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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