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사위 스캔들 '소문과 진실'

거물급 마약 공범들 ‘이대로 묻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전대미문의 마약 스캔들이 터질 조짐이다. 집권여당 대표의 사위가 휘말렸다. 뿐만 아니라 유명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이다. 현재 언론은 물론 검찰까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번 사건은 지난달 9월10일 <동아일보>가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이 기사는 ‘거액 자산가의 아들 A씨는 유력정치인의 인척으로 2년 반 동안 코카인 등 마약류를 15차례 투약했으나 양형 기준을 벗어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검찰은 이에 항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온갖 마약 섭렵
펜트하우스 파티
 
기사에 나온 A씨는 ‘유력 정치인‘으로 소개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딸 김현경(32)씨의 남편 이상균(38)씨다. 상균씨는 충북 신라개발 회장의 아들로 알려졌다. 현경씨는 수원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특혜 채용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상균씨는 현경씨와 지난 8월25일 비밀리에 결혼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일제히 ‘김무성, 충청사위 맞는다’는 내용으로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 대표의 사위가 마약을 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온갖 소문이 돌았다. 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여했다던, 모 병원장의 아들 ㄴ씨와 CF감독 ㅂ씨, 유명 연예인 ㅇ씨 등이 거론됐다. 이와 더불어 김무성 대표의 둘째 딸 현경씨도 함께 마약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또 거물급 인사의 아들 ㅇ씨와 현 정권의 실세의 조카 ㅅ씨까지 연루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여기서 일부는 사실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소문으로 떠도는 내용도 있다.
 

먼저 상균씨가 지난 3년 동안 마약을 투약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상균씨에 대한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담당재판부는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형사합의부로 돼 있다. 검찰은 상균씨를 한차례 기소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12월5일과 올해 1월22일 두차례 기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균씨가 마약을 투약한 시점은 2011년 1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약 3년 동안 마약류를 15회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균씨에 대한 혐의는 모두 3건으로 마약류관리에 따른 법률위반으로 1건은 마약, 1건은 항정, 1건은 대마였다. 
 
상균씨가 투약한 마약은 코카인·필로폰·엑스터시·대마·스파이스 등 총 5종류에 이른다. 특히 코카인이나 스파이스 같은 마약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척 고가에 지하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카인의 경우 소위 마약하는 이들 사이에서 ‘최상’으로 분류돼 국내 공급책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균씨는 통상적인 1회 투약량을 훨씬 초과하는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7월과 2013년 5월, 2014년 2월 등 상균씨는 한차례만 0.03g을 투약했을 뿐 그 외 두 차례는 0.05g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균씨는 2014년 6월 23일과 25일에는 1회 투약량이 0.1g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마약사범의 1회 투약량은 0.03g인 게 정설이다. 검찰이 마약거래를 적발했을 때 ‘몇 명분의 마약이다’라고 발표할 때의 기준도 0.03g이다. 상균씨는 통상적으로 1회 투약량의 2배에 가까운 마약을 투약한 것이다. 
 
김무성은 진짜
알았나 몰랐나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2월6일 상균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여론은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가 말이 되느냐”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 배경에 여당 대표의 사위라는 점이 한몫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위가 마약 전과가 있는지 몰랐다”고 일축했지만,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자 그때야 “딸이 울면서 호소해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균씨는 유죄 판결을 앞두고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선처해 달라”며 결혼 상대방인 현경씨의 이름과 직업 등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6일 선고된 판결문엔 재판부가 양형 기준을 이탈해 선처한 이유로 ‘가족 관계나 환경’을 들고 있으며, 상균씨가 현직 대학교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참작됐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시 상균씨가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현경씨를 ‘현경’으로 저장해 놓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이 상균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현경 씨의 신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대표 가족 휘말려 세간 관심 집중
상습범이 집유 4년뿐 “봐주기 아니냐”
 
이런 탓에 현경씨도 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마약 투약 공범의 존재 및 은폐 논란이 끊이질 않자 현경씨는 검찰에 DNA 검사를 자청했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상균씨의 펜트하우스를 압수수색해 마약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 17개를 압수했다. 이 가운데 일부 주사기에서 상균씨의 DNA와 함께 제3자의 DNA가 섞여 있었지만 검찰은 이 부분을 수사하지 않고 종결한 바 있다. 
 
제3의 인물 DNA를 발견했는데 주인공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마약 수사는 마약 투약자의 주변 인물을 수소문해 공범을 찾는 것이 보통인데 이례적으로 검찰은 제3의 DNA 흔적을 발견하고도 이를 밝히지 못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 때문에 혼합유전자의 당사자가 현경씨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현경씨가 직접 검찰에 자신의 DNA 검사를 자청한 것.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일 오후 “김(현경)씨의 유전자형과 압수된 주사기에서 검출된 혼합유전자형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제3의 인물은 누굴까. 현재까지 거론된 인물을 보면 하나같이 거물급 인사들이다.
 
이들이 거론된 경위는 마약 공급책인 ㅈ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ㅈ씨가 마약에 취해 모텔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ㅈ씨는 경찰 수사에서 마약에 취해 자신이 마약을 공급한 고객과 마약을 공급한 상위 공급책의 이름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ㅈ씨 입에서 나오는 인물은 하나 같이 월척이었다.

부실수사 탓
의문만 무성
 

검찰은 일단 상위 공급책인 공예예술가 ㅅ씨를 구속해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진술에서 상균씨를 비롯해 거물급 인사의 아들 ㅇ씨와 병원장 아들 ㄴ씨, CF감독 ㅂ씨, 유명연예인 ㅇ씨, 힙합가수 ㄱ씨 등이 거론됐다. 
 
병원장 아들 ㄴ씨와 ㄱ씨는 이미 마약 사범 전력이 있다. 특히 ㄴ씨는 산부인과 의사이기도 하다. ㄴ씨는 지금까지 마약 전과가 세 번째 이르는 것으로 의사면허를 박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교민 신문인 <선데이저널>은 상균씨와 함께 ‘마약파티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거론된 이들이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상균씨와 ㅇ씨, ㄴ씨 등으로 이어지는 친분을 다수 SNS에 게재된 이들 사진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ㅇ씨는 SNS 그램러브닷컴으로 상균씨로 추정되는 아이디와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상균씨는 SNS 인스타그램으로도 ㅇ씨와 ㄴ씨 등을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나이를 보면 비슷한 또래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상균씨는 1977년생이며, ㅇ씨는 1978년생. ㄴ씨는 1980년생으로 알려졌다.
 
ㄴ씨의 SNS에는 이들과 함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으로 ‘상균이형 몰아주기’ 등을 설명을 써서 ㅇ씨 등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 셋과 여배우 ㅇ씨로 추정돼는 인물과 함께 요트를 타는 사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에 ‘내 청춘을 너희와 함께 했다’라는 글로 돈독한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위층 자제들 연루설

앞뒤 맞지 않은 해명 
 
상균씨와 ㅇ씨, ㄴ씨 등은 이들 중 2명은 마약으로 유죄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ㅇ씨도 함께 마약을 복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주사기 주인이 ㅇ씨 것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공급책 ㅅ씨가 ㅇ씨도 함께 마약을 했다며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들과 SNS상 친구를 맺고 있는 ㅅ씨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 사건은 소문만 무성하다. 이런 배경에는 ‘검찰의 부실 수사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법무부와 서울고검국정감사에서 김 대표 사위의 마약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작년 11월 검찰이 이(상균)씨 자택에서 압수한 17개의 주사기 중 9개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지만 검찰 기소 내용에는 상당수가 빠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이씨의 판결문 속 공소사실에 주사기로 코카인이나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적시된 내용은 압수수색 시점과 1년 반 이상 떨어져 있거나 자택이 아닌 차량이 투약 장소인 사안”이라며 “공소사실에 빠졌다면 축소수사 아니냐”고 따졌다. 

그들만의 친분
SNS 통해 과시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앞선 법무부 국감에서 검찰은 이씨의 공범인 병원장 아들인 ㄴ씨와 CF감독 ㅂ씨가 마약 전과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들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사실이 판결문으로 확인됐다”며 “국회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진태 검찰총장은 “제가 파악한 바로는 그렇지 않다”며 “1차적으로 당사자들이 각성했을 것이고 검찰도 이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김무성 '사위 스캔들' 언론도 긴장했다
 
지난달 9월 10일 <동아일보>에서 최초로 김무성 마약 사위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당시 이 보도가 나간 이후 정치부와 법조계 기자들은 ‘유력 정치인’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동아일보> 기자들도 이 정치인이 누군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함구령’이 떨어졌다는 것. 
 
특정 언론사에서 특종이나 단독 기사 등을 보도할 경우 기자끼리는 사실관계를 해주는 게 업계 관례다. 당시 한 법조계 기자는 “<동아일보>가 보도를 하고도 바짝 엎드려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며 “그 어떤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내내 ‘유력 정치인’의 정체를 풀지 못하다가 여러 입을 통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라는 사실이 확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배후에는 야당이라는 설과 청와대에서 김 대표를 쳐내기 위해 소스를 제공했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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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