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반문연대 뜨는 이유

'친문 vs 반문' 이미 쪼개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다 죽는다. 뭉쳐야 하는데 반문(반 문재인)만한 명분이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인사들이 연대를 위해 12인 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현역 의원들의 참여가 절실한 이들은 반문을 기치로 내걸고 새정치연합 내 비노 진영 인사들과 연대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천정배 신당, 박주선 신당, 박준영 신당, 안철수계 신당, 민주당, 정의당 등 4자연대 신당까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내 신당 창당 움직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야권 신당의 난립은 야권 전체의 몰락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야권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인사들이 최근 연대를 위해 ‘12인 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야권 신당을 추진하는 세력들이 함께 해보자는 의미에서 각 계파에서 2명씩 파견해 12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무실도 함께 운영하자는 논의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신당 우후죽순
반문으로 뭉쳐라

야권의 한 관계자는 “통합 신당 창당을 위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차피 이대로 선거에 나가면 야권은 다 죽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내년 총선 전 통합 야권 신당이 출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통합을 위한 마땅한 명분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각 당마다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다. 유일한 공통점은 반문이라는 것인데 정치는 원래 100가지가 달라도 한 가지가 같다면 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선까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들이 정책이나 정치 노선 등을 통합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일단 반문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구심점으로 느슨한 연대를 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라는 것이다.


비노진영 다시 정치적 기지개 펼까
친노패권 청산 못하면 백약이 무효

현역 의원들의 참여가 절실한 야권 신당으로서는 반문을 기치로 내걸면 새정치연합 내 비노 진영 인사들과 연대하기도 쉬워진다. 현재 비노 인사들은 친노 세력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신당 추진 인사들은 비노 인사들이 당 혁신위원회의 공천안 등에 반발해 곧 추가 탈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재 야권 내 신당 난립 현상은 호남 내 반문 정서가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통합 신당은 사실상 반문 연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 신당들이 반문을 기치로 내걸고 통합하면 현재 새정치연합 혁신위로부터 사실상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호남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신당 참여가 봇물을 이룰 수도 있다.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력한 대권주자가 있어야 하는데 문재인 대표에 가려져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이 희박해진 유력 대권주자들의 신당 참여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미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탈당하면서 새정치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민주주의 없는 친노 패권정당이라는 점이라고 꼬집고 반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박 의원 외에도 현재 야권 신당 추진 세력들은 너도나도 새정치연합 내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문 대표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고

지난달 30일에는 비노 진영에서 문 대표의 대항마로 손꼽히는 안철수 의원의 측근들이 탈노(탈 노무현)를 전면에 내세운 ‘국민공감’이라는 단체를 출범시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야권 분열의 근원은 친노 대 비노의 프레임이라면서 이제는 야권이 탈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론적인 주장일 수도 있지만 평소 자신은 친노고 친노라는 점이 부끄럽지도 않다고 당당하게 말해온 문 대표로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막상 국민공감의 뚜껑을 열어보니 정치권에서는 탈노가 아니라 반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김근식 상임대표는 “(뇌물수수로 구속된)한명숙 전 총리는 훌륭한 민주투사가 되고 새누리당의 구속된 사람은 적이 되는 이런 이중잣대를 더 이상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며 한 전 총리를 옹호해온 문 대표를 직접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국민공감에는 상임대표를 맡은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비롯해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경록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 등 지난 19대 대선 당시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공감이 안 의원의 외곽지원조직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원래는 발족식에 참석하기로 했던 안 의원은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고 축사만 보냈다.
 

국민공감 발족식에는 문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비노계 이종걸 원내대표와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이 축사자로 나섰다. 천 의원은 이날 축사를 통해 “국민공감 발족 선언문이 제 입맛에 딱 맞다”며 “신당은 저 혼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여기 계신 개혁적인 분들이 함께해주시기를 호소한다”고 했다. 국민공감을 잠재적 신당 세력으로 보고 자신과 함께 할 것을 권유한 것이다.

또 안 의원과 김한길 의원이 지난달 30일 전격 회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당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당내 친노 진영과 비노 진영의 극한 대립에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던 김 의원이 다시 전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 이후 완전히 당내 세력 싸움에서 밀린 비노 진영이 전열 정비 후 반격에 나서려는 모양새다.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인사들은 반문 연대의 구심점으로 삼기 위해 안 의원의 영입에 무척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주선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주장하는 혁신 방향이 문 대표 체제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 안 의원이 당에 머무를 명분과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깜짝 재신임 카드로 사그라들었던 당내 비노계의 문 대표 흔들기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논란으로 재점화됐다.

안 의원의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최근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문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모바일 동원력이 강한 친노 진영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룰이라는 것이 비노 진영의 주장이다.

정치적 지향점 달라
반문 유일한 공통점

문 대표가 김무성 대표와의 부산회동에서 비례대표 축소는 절대 안 된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남권 의원들의 반문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 숫자를 줄여서라도 농어촌 지역구가 통폐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문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새정치연합에서 농어촌 의원의 상당수는 호남이 지역구다. 문 대표의 비례대표 축소 불가 방침이 호남 의원들을 자극하면서 새정치연합 분열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문 대표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탈당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호남과 문 대표의 정서적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호남 중심의 반문 연대 신당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 문 대표와 친노 진영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고, 현재 야권에서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이 모두 호남을 중심으로 신당 창당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호남권 중심의 반문 연대 신당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야권 신당 통합작업 시작
반문 구심점 느슨한 연대


문 대표를 비롯한 친문(친 문재인) 세력을 친노 영남 패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반친노 호남 중심의 야권 개편을 시도하면 내년 총선에서 호남에서만큼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신당은 지역주의를 배제하고 반드시 전국적인 정당으로 발족해야 한다. 일부 신당 추진 세력들이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고 보자는 절박감으로 이런 유혹에 현혹되고 있다”며 “호남 중심의 야권 신당을 출범시킨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찌됐든 신당 세력은 물론이고 당내 비노 진영도 반문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뭉치는 듯한 모양새가 되면서 문 대표로서는 정치적으로 무척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신당 세력이 반문이라는 기치아래 뭉쳐 문 대표를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 부으면 그 과정에서 문 대표는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변수는 문 대표의 비주류 끌어안기 행보다. 문 대표는 재신임 정국 이후 최고위원들을 자택에 초대해 만찬을 갖는 등 비주류 끌어안기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노 진영 인사들을 대거 포함시키는 특보단을 꾸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친노패권 끔찍
패권척결이 혁신

이에 대해 친노 진영의 한 관계자는 “비노 진영이 강력하게 반발했던 중앙위에서도 비노 인사들이 우루루 나갈 줄 알았는데 몇 명이나 나갔나? 당내 반문 세력의 실체다. 그냥 몇몇 사람이 시끄럽게 떠드는 수준”이라며 “반문을 구심점으로 신당을 창당한다면 공천 탈락한 떨거지 같은 인사들 끌어들이기는 수월하겠지만 과연 어떤 유권자들이 표를 줄지 의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 “결국 신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이 비전도 없고 정치적 지향점도 모호하니 그런 무리수를 두려는 것 아니겠냐”며 “신당을 창당하려는 이유가 고작 공천 탈락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라면 그만 두는 것이 국민들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친노 세력이 당을 장악하면서 새정치연합은 민생무시 수구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문 대표와 친노 세력을 제거하는 것이 제1의 목표이긴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 없이는 어떤 혁신도 무의미한 상황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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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