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한주의 '국감스타'

막장국감 논란 속 정책국감 이끈 4인방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번 국정감사는 추석 연휴를 전후해 9월 10~23일, 10월 1~8일 분리해서 실시된다. 이번 국감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정부의 공과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마지막 무대다. 짧은 준비 기간 탓에 벌써부터 ‘부실국감’ 논란이 빚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송곳 같은 문제제기로 눈길을 끈 의원들이 있다. <일요시사>가 한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전하진 의원(새누리당·산업통상위)
석유공사, 성추행 파면 직원에 퇴직금 1억 지급

한국석유공사가 성추행으로 파면된 직원에게 1억원에 달하는 퇴직금 등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석유공사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에게 제출한 징계조치요구서에 따르면 안전운영팀장(3급)인 A씨는 2013년 8월부터 작년 10월까지 같은 팀에 근무하는 여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폭행하다 파면 조치됐다.

특히 해당 여직원은 당시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회사와 회식장소 등에서 A씨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회식 중 여직원의 머리를 손바닥과 주먹으로 때리고 물수건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으며, 신체 특정부위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하거나 수치스러운 질문을 하는 등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일삼았다.

이에 석유공사는 해당 팀장을 2개월 동안 조사하고 파면 조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사 기간 동안 A씨에게 매달 650만원의 임금을 지급했으며, 1억2500만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상 후불식 임금이고 현행 규정상 전액지급이 원칙이기 때문에 전액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행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파면 의결 요구 중인 자는 봉급의 30%가 감봉되며 파면이 결정되면 5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의 퇴직급여액은 기존 금액의 50%를 감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하진 의원은 “성폭력을 예방하고 감독해야 할 위치에 있는 간부직원이 지위를 이용해 사회초년생인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다 파면됐다”며 “임금은 물론 퇴직금까지 챙겨주는 공기업이 어떻게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 임직원의 경우도 성범죄나 직무상비리를 저질러 파면, 해임될 경우 퇴직금 감액규정을 만들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찬열 의원(새정치민주연합·국토위)
대통령 장병 챙기기 무색…코레일, 군인 할인 폐지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을 맞이해 모든 국군장병들에게 특별휴가증과 특별간식을 제공한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올해 초 ‘군 장병 철도 이용료 할인 혜택’을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 장병 할인 혜택은 최근 5년간 경로·국가유공자·장애인을 포함한 전체 이용료 할인액의 2.3%에 불과함에도 가장 먼저 폐지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할인액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코레일이 군 장병 할인 혜택을 제일 먼저 폐지하면서 군의 사기를 저하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이찬열 의원에 따르면, 코레일이 2010~2014년 군 장병에게 할인해준 운임 총액은 총 229억7600만원이다. 코레일은 2010년부터 병장 이하 군 장병이 휴가·여행 시 KTX·새마을호·무궁화호를 이용할 때 운임 10%를 할인해줬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이 같은 군 장병 운임 혜택이 폐지됐다. 코레일은 “노인 및 장애인과 달리 철도사업법에는 군인의 운임 할인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경영개선 방안으로 병력수송 등 군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경우에만 할인 혜택을 주기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에 노약자·국가유공자·장애인 운임 할인 총액은 9907억2900만원이었다. 어린이 할인액은 5년간 1870억5600만원, 경로 할인액은 1355억2100만원으로, 연간 할인액도 매년 증가했다. 관광상품 및 파격가 티켓 판매로 인해 최근 5년간 발생한 할인액은 4468억8100만원에 이르렀다. 군 장병 할인 총액은 전체 할인액의 2.3%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코레일이 할인액이 더 큰 다른 분야의 할인폭을 조정할 수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군인 할인 혜택을 없앴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은 “군 장병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마당에 정부가 군 장병에게 필요한 혜택을 빼앗고 사기 진작을 논하는 것은 생색내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지영 의원(새누리당·미방위)
사이버 위협 급증해도 인력배치는 그대로


최근 4년간 사이버 위협은 급증(2010~14년 DDoS 공격 292건→508건)했으나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규모는 2010년도 잔류인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사이버 테러에 대한 골든타임확보가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0~14년) DDoS 공격이 292건에서 508건으로 증가했고, 2013~14년 KISA가 지원한 해킹피해사건 653건 중 631건(96.6%)이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KISA는 최근 전남 나주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이버사고의 경우 일정한 골든타임이 있는 소방(5분), 항공(90초) 사고와 달리 즉시 피해가 확산됨으로 대응시간 단축, 신속한 복원(Resilience)이 절대적이다. 최근 발생한 한수원 해킹사건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시스템이 파괴되면 외부에서 원격접속이 불가능해 현장출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현재 해킹피해사건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시스템을 관리하는 IDC(인터넷데이터센터)의 76% 역시 수도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KISA가 나주이전을 할 경우 즉각적 대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 버라이즌의 보고서에 따르면 1건의 보안사고를 1시간 방치할 경우 약 3.6건의 보안사고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KISA가 나주로 이전할 경우 3시간 이상 대응이 지연되게 되는데 이를 3.20사이버테러의 사고피해사례에 대입해 보면 1조5480억원의 추가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주이전에 따라 침해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서울 잔류인력기준은 2010년 5월에 승인된 기준을 그대로 준용하고 있어 사이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조기대처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류지영 의원은, “지금보다 침해 위협이 낮았던 2010년에 수립된 서울 잔류인력기준을 고수하는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하며, “사이버사고의 경우 즉시 피해가 확산되므로 수도권에 위치한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백신사, 통신사 등과 함께 공동 대응해 골든타임 Zero체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현실에 부합하는 인력 재배치를 할 것”을 촉구했다.

 

황주홍 의원 (새정치연합·농해수위)
농식품부 R&D사업비 중 17억원 부적정 집행

농림축산식품부가 수행한 R&D사업 4건 중 1건은 부적정하게 집행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황주홍 의원이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농식품부가 수행한 2098건의 과제 중 무려 552건(26.3%), 총 17억2500만원이 부적정하게 집행됐다.

농기평은 농식품부 R&D사업 수탁기관으로 연구과제 종료 후 연구개발비 정산·부적정 집행금액의 환수 및 사업 참여자의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연도별 부적정 집행과제 및 금액은 2011년 134건(5억6500만원), 2012년 131건(2억5300만원), 2013년 168건(6억4800만원), 2014년 119건(2억5900만원)이다.

단 2014년은 이의신청이 진행 중이다. 부적정 집행은 연구비 집행기준 위반으로 인한 ‘정산 불인정’과 농림축산식품 연구개발 사업 운영규정에 명시된 ‘연구개발비 용도외 사용’으로 구분된다. 같은 기간 정산 불인정 과제는 536건(8억5200만원), 용도외 사용 과제는 16건(8억7300만원)으로 조사됐다.

농기평은 정산 불인정 금액에 대해선 환수조치를 할 수 있고, 연구개발비를 용도 외로 사용한 경우엔 연구기관과 책임자에 대한 참여제한 및 고발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4년 동안 부적정 집행금액의 평균 환수율은 53.3%에 그쳐 낭비된 예산의 절반만 환수됐다. 특히 16건의 용도외 사용 중 농기평이 직접 연구기관 및 책임자를 고발한 것은 단 1건에 불과했다.

황주홍 의원은 “연구과제 4건 중 1건이 부적정하게 집행돼,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연구비 집행기준을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참여자를 별도 관리해 향후 이들이 사업 참여를 신청할 경우 위반횟수 등에 따라 감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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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