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한주의 국감스타

송곳 같은 문제제기로 빛난 4인방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번 국정감사는 추석 연휴를 전후해 9월10~23일, 10월1~8일 분리해서 실시된다. 이번 국감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정부의 공과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마지막 무대다. 짧은 준비기간 탓에 벌써부터 ‘부실국감’ 논란이 빚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송곳 같은 문제제기로 눈길을 끈 의원들이 있다. <일요시사>가 한 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오신환 의원(새누리당·정무위)
“공무원 건강보험 이중가입, 투잡 의혹”

겸직금지 의무를 위반한 국가공무원 및 공기업 임직원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재직 중이거나 퇴직한 국가공무원 및 공기업 임직원의 건강보험 이중가입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609명이 이중가입자로 밝혀졌다.

특히 이중 최소 118명은 공직자의 겸직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임직원이 건강보험 이중가입자로 등록돼 있다는 것은 겸직 또는 영리행위를 위해 별도의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민간기업에 취직한 경우를 뜻한다.

이번 조사에서 기재부 한 공무원은 OO부동산, 고용노동부 직원은 OO어린이집, 외교부 공무원은 OO임대 등의 사업장 명칭으로 건강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서귀포시청 공무원은 OO휘트니스클럽,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직원은 OO모텔, 한 고등학교 교사는 OO주유소, 서울지방국세청 공무원은 OO관광호텔 명의로 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들의 겸직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법령상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도 문제다.


오신환 의원은 “공무원 등은 겸직 또는 영리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부동산, 관광호텔 운영 등 복무규정 위반이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정부당국은 전 공무원 조직에 대한 겸직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복무규정 위반 사실을 상시 체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재근 의원(새정치연합·보건복지위)
“공공기관이 임직원 친인척 50명 채용”

한 공공기관이 지난 5년간 50명의 간부 친인척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건강관리협회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전·현직 임직원의 자녀 33명과 처, 조카, 동생, 사촌 17명 등 모두 50명의 간부 친인척을 채용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국가건강검진 사업을 수행하는 기타공공기관으로, 한해 평균 1000억원이 넘는 건강보험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의원실에 따르면 협회 서울지부 의무직에 있는 한 간부는 부인을 의무직에 취업시켰고, 강원지부 본부장은 조카를 행정직에, 인천지부 본부장은 자녀를 간호사에 취업시켰다. 협회 임직원들은 친인척을 일단 계약직으로 뽑은 뒤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썼다.

지난 5년간 취업한 50명 중에서 퇴사자 8명과 입사 1년 미만 17명을 제외한 25명 중 64%인 16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반면 인맥이 없는 다른 계약직원의 정규직 전환율은 32.5%에 불과했다. 건강관리협회는 또 입사한 지 2년이 넘은 기간제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채용 관련 법률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실에 따르면 건강관리협회에 입사한 후 2년 이상 된 계약직근로자가 471명에 이른다. 이 중에는 5년 이상 된 직원이 127명, 10년 이상된 직원도 14명에 달한다. 의원실은 협회가 3년마다 보건복지부의 정기감사를 받는데 특혜성 채용을 지적받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인재근 의원은 “국가건강검진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에서 ‘현대판 음서제’가 은밀히 진행되고 기간제법까지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일자리 대물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진 의원(새누리당·보건복지위)
“의약품 인터넷 불법판매 작년에만 1만6000건”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의약품을 거래하는 사례가 매년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에서 적발된 의약품 불법판매 게시물 건수는 1만639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2409건에서 7배 가량으로 늘어난 수치로, 2012년에는 1만912건, 2013년 1만3542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8월 현재까지 7583건이 적발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불법유통된 의약품 유형으로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4722건으로 가장 많았다. 종합영양제도 2115건, 스테로이드 1048건, 발모제도 902건씩 적발됐으며 최음제 판매 게시글 역시 870건을 기록했다.

이 의원은 “최음제 등의 의약품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대단히 높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불법판매 행위를 근절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동원 의원 (새정치연합·국토교통위)
“대통령 공약 노약자용 저상버스 도입 저조”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저상버스 도입을 확충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실제 저상버스 도입실적은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말 기준 저상버스 도입률은 18.5%에 불과해 국토부가 당초 계획했던 2014년 도입률 24.7%보다 6.2%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4년 저상버스 도입 대수는 8061대여야 하지만 실제는 약 2000대 가량이나 적은 6026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편, 지역별 저상버스 도입률을 살펴보면 2014년 말 기준으로 7대 도시 가운데 서울이 32.5%로 가장 높았고, 9개도 중 강원도가 30%로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부산(15.9%), 대구(17.1%), 광주(13.5%) 등 광역시를 포함해 충청북도, 경기도 등은 저상버스 도입률이 20%가 채 안됐다.

특히 경북(5.5%), 제주(6.0%), 전북(12.5%) 등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서울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심지어 제주도는 2007년 이후 저상버스 도입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통령 공약사항임에도 저상버스 도입률이 이렇게 저조한 이유는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여건 때문이다.

강동원 의원은 “장애인, 노인, 병약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 당초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저상버스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정부는 현재 열악한 지방자치단체 재정여건을 고려해 저상버스 도입비용에 관한 국가와 지자체의 부담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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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