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직 국회의원 실종 미스터리 추적

정신병원 탈출…그리고 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16대 국회의원 C씨의 행방이 반 년째 오리무중이다. 핸드폰을 3개나 사용했지만 몇 개월째 꺼진 상태. 지인들은 그가 어디 있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반면 C씨 가족은 그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C씨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감금당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C씨는 어디에 있는 걸까.
 
 
C씨는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 소속 16대 국회의원이었다. 자민련 비례대표 2번으로 공천받을 만큼 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신임을 받았다. 지인 K씨는 “C씨 행방이 오리무중 했을 때, 김 총재의 부인이 돌아가셨다”며 “당시 옛 자민련 의원 모두가 조문을 왔지만, C씨만 오지 않아 김 총재가 굉장히 서운해했다”고 말했다.
 
김종필 측근
재입성 노려
 
C씨는 17대 총선 때도 비례대표로 출마했으나 재선에는 실패했다. 이후 각종 협·단체의 회장직을 맡아 활동했다. 현재 국제 스포츠 단체인 A연맹의 수장이기도 하다. 또 지난해 김종필 총재가 설립한 운정회의 발기인 중 한사람이다. 
 
C씨는 기업인이다. 연 매출 420억원대 정도 되는 중소기업 M사를 설립한 회장이다. C씨는 M사를 1980년 설립해 섬유와 자수기 생산 및 무역 사업 등을 했다. 지난 2008년에는 사명을 바꾸면서 축산물 수입 판매 및 유통과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10층 가량 되는 빌딩과 강남구 역삼동에 100여평에 달하는 저택도 소유하고 있다.
 

C씨는 뇌경색을 앓았다. 몇 년 전 처음으로 뇌경색을 앓아 다리를 절기는 했지만, 곧장 회복해 자전거도 탈 만큼 건강하게 지냈다. C씨는 2013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벅지 근육을 보여줄 만큼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 이후 건강이 급속히 안 좋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과정 C씨와 가족들을 둘러싸고 석연치 않은 상황들이 전개됐다. 
 
C씨는 A연맹 회장으로서 잦은 해외 출장을 소화했다. 해외 일정을 소화할 만큼 건강이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도쿄올림픽 개막 50주년’을 맞이해 도쿄에도 초청받아 갔다. 당시 C씨와 함께 도쿄에 초청받아 갔던 L씨는 “그곳에서 처음 만난 분이었지만,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며 “2박 3일간 같이 다니면서 아픈 기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게 C씨의 마지막 해외 출장이었다. C씨는 귀국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일본 출장 마치고 12월 갑자기 ‘증발’
미국 갔다더니…회사·자택 머문 기록
 
C씨의 휴대폰은 총 3대다. 이들 휴대폰 전원이 다 꺼져 있었다.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K씨는 거의 일주일 동안 핸드폰이 꺼져 있는 C씨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K씨는 C씨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C씨가 가진 핸드폰 중에는 K씨 자녀 명의로 된 것도 있다. 
 
K씨는 일주일 뒤 운전기사 Y씨에게 C씨의 행방을 물었다. 당시 Y씨는 “회장님(C씨)은 지난주 월요일에 I호텔에서 점심을 드신 후 미국 출장을 갔다”고 말했다. 평소 C씨는 매일같이 I호텔에서 점심을 하며, 그곳 헬스클럽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지난 10년 가까이 C씨를 알면서 평소와 다른 이런 상황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K씨도 평소 C씨와 I호텔을 다녔다. K씨는 C씨가 미국 출장을 가기 전 ‘정말 I호텔에서 점심을 했는지’ CCTV를 통해 확인해 봤다. 그 결과 C씨는 그날 I호텔에 오지 않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긴 K씨는 자녀 명의로 만든 C씨 핸드폰을 위치 추적했다. 확인 결과 C씨는 최근까지 한국에 있었다. 성수동에 있는 회사와 역삼동 자택에 머문 기록이 나왔다. K씨는 이 사실을 평소 C씨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한 형사에게 알렸다. 이 형사도 이런 점을 수상히 여겨 C씨의 자택과 회사를 다니며,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봤다.
 
이 형사는 “당시 수사를 한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회장님(C씨)을 알고 지낸 입장으로서, 가족과 지인에게 회장님 근황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C씨가 몸이 좋지 않아 조용한 곳에서 요양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정했는데…”
돌연 연락두절
 
그로부터 얼마 뒤 C씨는 갑자기 K씨에게 연락해 I호텔에서 보자고 한다. C씨는 그동안 이야기를 K씨에게 풀어놨다. 그는 “순간 딱 쓰러졌다. 기억나지 않는다”며 “눈을 뜨니깐 병원에 있었다. 하지만 ‘병원치곤 이상하구나’ 싶어 도망치려 했는데, 수의한테 붙잡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C씨는 다시 입원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가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C씨의 소식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C씨의 절친한 대학 동창도 병문안을 다녀온 이후 그와 연락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학 동창은 “병원에 입원했을 때 C는 자기가 ‘퇴원한다’며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C씨의 가족은 ‘병원에서 요양 중’이라며, 어디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C씨와 가족들 간 사이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C씨는 두 아들과 부인 등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몇 년째 C씨는 부인과 별거하고 있다. 두 아들과도 많이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는 C씨의 책임도 있다. 그는 젊은 시절 복잡한 여자관계로 가족들의 신뢰를 잃었다. C씨는 바람기 때문에 부인은 우울증을 앓았고, 두 아들은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쌓여갔다.  
 
정신과 치료와 입퇴원 반복
지인에 “강제로 갇혀” 귀띔
 
C씨도 가족들을 불신한 계기는 있었다. C씨도 여느 돈 많은 국회의원과 자산가처럼 비자금 금고가 있다. 수백억원의 비자금이 쌓여있는 이 금고의 존재를 아는 것은 그의 부인뿐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금고에 있던 돈다발이 없어졌다. C씨는 이를 의심해 부인에게 따졌다. 하지만 부인은 이 돈을 신고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부인의 이런 요구는 C씨에게 충격이었다. 또 부인은 역삼동 자택을 자기명의로 변경해 달라는 등 재산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C씨는 두 아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 장남은 평소 그의 어머니를 지지했으며, 차남은 잦은 사업 실패로 신뢰를 잊었다. 특히 차남의 경우 특정 사건의 계기로 완전히 부자 관계가 틀어졌다고 한다.
 

이들 가족은 각각 따로 살고 있다. 두 아들과 부인은 각각 도곡동 타워펠리스에 사는 것으로 전해진다. C씨만 역삼동 자택에 혼자 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C씨 지인들은 평소 그가 ‘마음 둘 곳이 없었다’고 입 모아 말했다.
 
지인들은 C씨와 반년째 연락이 안 되자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라며 걱정한다. 그렇다고 지인들은 가족들이 알려주지 않은 병원을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C씨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입원한 게 아니냐는 점이다. C씨가 없어지면서 일어난 상황을 보면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3대의 휴대폰
모두 수신불가
 
맨 처음 C씨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왜 굳이 해외출장을 갔다고 속여야 했는지 의문이다. 당사자가 아프면 보호자들이 통상적으로 지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약 2주 동안 핸드폰을 꺼두고 연락 두절로 만든 것은 석연치 않아 보인다. 더 나아가 운전기사 Y씨까지 구체적으로 K씨를 속였는지 의문이다. Y씨는 이 사실이 거짓말인 것으로 들통나자 K씨에게 사과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C씨가 퇴원했을 당시 처방받은 약도 석연치 않다. 총 15개의 약을 처방받았는데, 그중 6개가 정신과 약물이었다. 정신과 약물 중에는 정신분열증과 조울증 등 항정신병에 투여하는 약물도 포함돼 있었다.

한 신경 전문의는 “뇌경색 같은 신경과 진료에 정신과 약도 많이 쓰인다”며 “환자의 상태마다 다르므로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신경 전문의는 “지나친 약물 복용은 멀쩡한 사람도 환자로 만들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C씨가 퇴원한 직후 그를 본 지인들은 하나 같이 “정신이 흐릿해 보이고, 건강 상태가 상당히 나빠 보였다”고 말했다.
 
운전기사 Y씨의 퇴사도 무척 이상하다. Y씨는 C씨가 16대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 운전기사로 일하며 그를 가장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다. 하지만 정작 Y씨는 그만두기 직전까지도 C씨를 보지 못했다. 그는 C씨 대신 회사를 운영하는 장남에게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장남은 회사 사정이 어렵고, 현재 아버지가 병상에 있어 더 이상 이곳에서 운전기사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Y씨는 퇴사 전 마지막 C씨를 뵙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남은 이미 5개월 전 아버지에게 “Y씨가 퇴사했다”고 말해, 굳이 인사할 필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Y씨는 마지막까지 C씨를 보지 못했다. C씨를 13년간 모셨는데도, 그의 아들은 인사조차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가혹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이에 대해 Y씨는 “작년에 회장님(C씨)을 뵌 게 마지막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고,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앞뒤 맞지 않는 수상한 가족
형사가 행방 쫓자 “요양 중”
 
C씨는 2005년부터 국제 스포츠 단체인 A연맹 회장이다. 2013년 3연임에 성공하면서 현재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A연맹은 아시아 41개국의 회원사를 두고 있을 만큼 국제적인 단체이기도 하다. 하지만 C씨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7개월째 회장직이 공석이다. 이에 대해 운동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내년에 올림픽 등 각종 국제 행사가 많은데, 아시아 사이클 관련 중요사항 심의 및 결정하는 수장이 수개월째 공석인 것은 좋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A연맹 측은 이런 우려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현재 사무처장이 모든 일을 대행하고 있어서다. 기자는 C씨 행방을 묻기 위해 사무처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통화하지 못했다. 다만 A연맹 직원은 “현재 회장님이 건강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밝혔다. 반면 C씨가 섭립한 M사에 C씨 근황을 묻자 통화한 한 부장은 “회장님(C씨)은 현재 해외 출장 중인 걸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M사 부사장을 맡은 장남도 미심쩍다. C씨는 여전히 직원들과 지인들 사이에서 M사 회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씨의 행방이 끊기는 기간 M사의 회장이 바뀌었다. 등기등본을 확인한 결과 대표이사가 지난 5월 장남으로 바뀐 것이다. C씨는 같은 달 사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C씨 장남은 “사업을 하다보니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은행 업무를 할 때 매번 병상에 있는 아버지(C씨)에게 도장이나 사인 받기가 힘들어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지난해부터 치매 기운이 있었다. 그래서 아주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아니면 이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남은 C씨가 앞으로 회사 경영에 복귀하거나 대외적 활동은 하기에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족 문제로  
가정서 고립
 
C씨는 평소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이미 뇌경색으로 건강이 무너진 경험을 한 탓이다. 지인들은 한동안 그의 건강을 의심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그가 한물간 전 국회의원이라고 말하지만, C씨 마음속은 언제나 야망에 불탔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시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동안 쉬지 않고 활동한 그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기부도 많이 했다. 그런 C씨가 갑자기 치매에 걸려, 세상과 단절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다고 한다. 가족은 C씨 지인에게 입원한 병원도 알려주지 않는다. C씨는 어디에 있는 걸까. 
 
<min1330@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