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파 규합설' 민주당 완전해부

어제의 용사들 "옛 영광 재연 위해 다시 뭉쳤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으로 해산된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던 민주당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야권 신당파와 민주당의 연대설이 정치권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신당파들이 민주당 깃발 아래 규합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창당된 후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던 민주당을 <일요시사>가 집중 조명해봤다.

정치권에서 민주당(대표 강신성)이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14년 9월 창당됐다. 야권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이후 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 등으로 당명을 변경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과 합당하면서 민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으로 탈바꿈했다.

민주당의 부활?
긴장하는 야권

민주당이란 당명은 그대로 버려졌다. 60년 야당의 정통성을 간직한 민주당이라는 당명이 무주공산이 되자 당명을 차지하려고 쟁탈전까지 벌어졌다. 민주당 당명이 소멸되자 곧바로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등록하려는 사람들이 몰렸고, 법정공방을 벌이다 최종적으로 추첨을 통해 강신성 대표 측이 민주당 명칭을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사실 민주당이 처음 출범할 때만 하더라도 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보다는 “민주당의 인지도를 이용해 잘못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표를 긁어모아 그저 1~2석 건져보려는 얄팍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20대 총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지금 정치권은 민주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창당하고 잠잠하더니 총선 앞두고 ‘꿈틀’
강신성 대표, 신당추진 인사들과 연쇄회동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야권 신당파들이 민주당이란 깃발아래 규합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란 당명은 특히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인지도와 호감도가 매우 높다. 민주당을 계승한다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며 “야권 신당이 창당된다면 최대 격전지는 호남이 될 텐데 신당파가 민주당이란 당명을 선점하면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민주당이란 이름을 빼앗기면 총선 국면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신당파와 민주당의 연대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신당파들보다 먼저 민주당과 연대해 민주당 당명을 선점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민주당이란 당명에 대한 야권 인사들의 애착은 상당하다. 당명이 새정치연합으로 변경된 지가 벌써 1년이 훨씬 넘었지만 여전히 사석에서는 새정치연합을 민주당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태풍 될까?
소나기 될까?

표면적으로는 새정치연합이라는 당명이 너무 길어 부르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민주당이란 당명에 대한 애착과 현 새정치연합에 대한 반감 탓이기도 하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경우는 지난 2·8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당명을 민주당으로 변경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었고, 최근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민주당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합당 과정에서는 새로운 당명에 ‘민주’라는 단어를 넣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라는 단어를 넣을 경우 당명이 너무 길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민주당 인사들은 끝까지 당명에 민주라는 단어를 넣어야 한다고 고집해 결국 당명이 새정치‘민주’연합이 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새정치연합과 연대할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의 김도균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설사 연대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이 상당한 지분을 약속한다고 해도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는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는 민주당의 창당정신과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야권 신당파와의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고 있었다. 민주당은 중도개혁노선을 표방하고 있는데 신당파들과 이념적 목표도 매우 비슷하다. 어찌됐든 민주당은 양측의 러브콜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일요시사>는 취재를 위해 민주당 당사를 방문했다가 운 좋게도 민주당 강신성 대표와 직접 면담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강 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장 9월만 돼도 민주당에 입당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것이라는 것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 같지는 않았다.


이미 신당파 인사들과 상당한 수준의 교감이 오간 것이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크게 부정하지도 않았다. 강 대표는 최근 정대철·권노갑 상임고문을 비롯해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 신당 창당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야권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준비 박차
내년엔 결판낸다

민주당에는 이미 지난 7월 안선미 새정치연합 전 포항시장후보를 비롯해 새정치연합 영남지역 당원 110여명이 탈당해 입당한 상태다. 실제로 창당 후 지방선거와 각종 재보선이 치러졌음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기지개를 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3월에는 중앙당 당사를 여의도에서 마포로 이전했고, 5월부터는 지역위원장 공모를 실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서울, 대전, 광주, 전북, 전남 등 5곳에서 시도당 창당을 완료했고 경기, 충북, 울산 등에서도 당원 모집이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올해 안에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강 대표도 “창당 이후 지방선거와 각종 재보선이 치러졌음에도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내년 총선만큼은 반드시 참여하고 후보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미리 구축해놓은 인프라는 신당파 인사들에게 유력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사 이전하고 전국정당 조직화 착수
동교동계와 천정배 사이 가교역할도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미 신당파 인사들이 물밑에서 민주당을 지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신당파 인사들이 민주당을 물밑 지원함으로써 신당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 대표는 ‘신당파 민주당 지원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강 대표는 “자신을 비롯해 직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당을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정원산업개발의 회장으로 다소 금전적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총선을 이끌기에는 강 대표의 인지도가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민주당 김도균 대변인은 “정해진 당대표의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까지는 무조건 강 대표 체제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당 대표의 인지도가 문제가 된다면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민주당에서 최고위원까지 지냈던 김민석 전 의원이 민주당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총선을 향한 민주당의 발걸음엔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신당 구심점
가교 될까?

일부 언론들은 김 전 의원이 민주당에서 사무총장직을 맡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동명이인인 김민석 사무총장이 취임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김 전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자문위원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지난 5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지만 오는 8월이면 피선거권을 회복한다.


김 전 의원은 동교동계의 막내 격으로 과거 ‘바른정치실천모임’을 통해 천정배 의원과도 친분이 있다. 김 전 의원은 다소 불편한 사이로 알려져 있는 동교동계와 천 의원 측을 오가며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권에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야권 재편 논의 과정에서 등대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야권 신당 성공의 열쇠를 쥐게 된 민주당은 정국을 집어삼킬 태풍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아니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게 될까?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목이 민주당에 집중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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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