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혁신위 골칫덩이 된 사연

하라는 혁신은 안하고 자기정치만?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4·29재보선 참패 이후 당을 혁신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당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혁신안이 발표될 때마다 당내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고, 당의 혁신과는 관련 없는 제안들을 쏟아내면서 월권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대로 새정치연합의 혁신은 실패하고 마는 것일까?

당 혁신의 중책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표류하고 있다. 혁신위는 당초 4·29재보선 참패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강력한 혁신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혁신안이 발표될 때마다 당내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6월 출범한 혁신위는 어느새 활동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도 보이지 않는다. 비노진영에서는 혁신위가 당의 혁신보다는 친노진영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혁신위의 반 혁신

혁신위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혁신위가 발표한 제 1차 혁신안의 경우 ‘재보궐 원인 제공 시 해당지역 무공천’ ‘부정부패 연루로 기소 시 당직 박탈’ ‘당무감사원 설립 및 당원소환제 도입’ 등이 포함됐는데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재보궐 원인 제공 시 해당지역 무공천 방침은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호남에서 패할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현재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의 민심이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또다시 호남에서 패한다면 당장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노계의 공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 이를 미리 차단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후 발표된 2차 혁신안 역시 최고위원회와 사무총장직을 폐지하기로 해 문 대표의 권한만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당 혁신보다 친노 입지강화가 목표?
혁신 관련 없는 사안에만 눈독


지난달 24일에는 혁신위가 난데없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다. 당장 당내 비노계는 혁신위가 혁신과는 관련도 없는 오픈프라이머리 수용 여부에까지 입장을 밝힌 것은 월권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당내 비노계 인사들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계파갈등을 타파할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노계에서는 이 역시 혁신위가 문 대표의 공천권을 사수하기 위해 벌인 일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2·8전당대회에서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공약했었지만 혁신위의 발표 이후 혁신위의 결론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혁신위에 힘을 실어줬다.

혁신위에 대한 당내 불만은 지난달 26일 5차 혁신안 발표 이후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날 혁신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국회의원 수 증원을 요구했다. 그러자 당내 대표적인 비노계 인사인 조경태 의원은 아예 혁신위를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혁신위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국회의원 숫자 늘리기,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최고위원회 폐지 등 논란거리만 제공하고 있다”며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의원정수를 오히려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노진영에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체로 공감하지만 하필 국정원 불법도청 의혹으로 야권이 공세를 펴고 있는 시점에 갑자기 그런 사안을 발표해 논점이 흐려지고 새정치연합이 수세에 몰리게 됐다”며 혁신위의 활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혁신위의 의원 정수 확대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문 대표조차 “지금 의원 정수 확대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조경태 의원은 의원 정수 확대와 관련해 문 대표와 혁신위의 교감설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문 대표가 과거에 의원 수를 4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지금 혁신위의 발표가 결코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혁신안에 반대하면 반 혁신세력으로 낙인찍힐까봐 두려워 하는 의원들이 많았는데 제5차 혁신안을 계기로 오히려 혁신위가 국민들에게 반 혁신세력으로 낙인찍혀버린 상황”이라며 “이제 비노진영 의원들도 혁신위에 대한 공격을 더 이상 두려워할 이유가 없으니 혁신위 흔들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투 쓰니 월권? 혁신위의 폭주
반 혁신세력 낙인찍힌 혁신위


실제로 지난달 28일 발표된 제6차 혁신안에 대해서는 비노진영의 반발이 유독 거셌다. 혁신위는 이날 ‘새정치연합을 민생 복지정당으로 만들자’는 내용의 당 정체성 관련 6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의 이념은 ‘민생 제일주의’이고, 당에는 ‘민생파’만 존재한다”고 선언했다. 혁신위는 이를 위해 선(先)공정조세, 후(後)공정증세를 통해 복지국가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사실상 부자증세 후 복지 확대를 요구한 것이다.
 

당 내에서는 왜 당 정책위에서 정해야 할 일을 혁신위가 발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중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비노진영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된 채 결국엔 좌클릭하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졌다. 가장 큰 논란이 된 것은 혁신위가 내년 총선 때 비례대표후보의 3분의1 이상을 민생전문가와 현장활동가로 공천해줄 것을 요구한 점이다.

혁신은 뒷전

혁신위는 비례대표후보 상위 순번에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를 배치해줄 것도 요구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연 순수한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가 비례대표후보로 공천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엔 운동권 출신이나 시민단체 사람들로 비례대표를 채우겠다는 것 아니냐?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친노계는 비례대표에 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대거 공천해 정치투쟁만 일삼았다. 20대 총선에서도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전문성 있는 인사를 영입하겠다는 당초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혁신위는 당초 목표대로 당 혁신에 집중해야 된다. 현재 혁신위는 혁신위라는 감투만 믿고 평소 하고 싶던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며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아주 잘못 찾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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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