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의원정수 증원 반대' 조경태 의원

"정쟁하느라 일 못했지 숫자 모자라 일 못했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정치권이 의원 정수 확대 논란으로 시끄럽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9명으로 늘리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당장 새누리당은 "염치가 없는 정치실업자 구제책"이라며 새정치연합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은 자당 혁신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오히려 의원 수를 줄이자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의원 정수 확대 논란에 제대로 불을 붙였다. 혁신위는 지난달 26일 제5차 혁신안을 통해 의원 정수를 369명으로 늘리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후 여야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놓고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의원 수를 늘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새정치연합은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은 자당 혁신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오히려 의원 수를 54명이나 줄이자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의원 정수 증원은 꼭 필요한 것일까? <일요시사>가 조경태 의원을 만나봤다.

-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의원 정수를 369명으로 늘리는 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유가 무엇인가?
▲ 우리나라 정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상당히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자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숫자가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봤을 때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정쟁하느라 일을 제대로 못했지, 인원이 모자라서 일을 못한 것은 아니지 않나?

- 혁신위에서는 의원 정수 369명은 인구 대비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 그것은 혁신위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혁신위가 국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 당의 혁신위는 국민의 요구나 당원들의 요구는 무시하고 오직 특정계파의 이익 챙기기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 같다. 혁신은 과감하게 기존의 제도나 관행들을 바로 잡는 것이고, 어려움이 있어도 국민들이 바라는 일을 해내는 것이다. 혁신위의 의원 정수 확대 주장은 그야말로 반 혁신적인 주장이다.

-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세비를 절반으로 삭감하고 특권을 축소하면 의원 수가 늘어나도 투입되는 예산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표가 세비 30% 삭감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켜졌나? 당시 세비 30% 삭감 법안을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전부 다 서명해서 발의했지만 벌써 19대 국회가 다 끝나갈 때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기존 약속도 안 지키는 자들이 또 한 번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겠다는 것인가?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하는 우리 정당을 보면서 국민들은 매우 실망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69명 늘어나면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보좌진도 늘어난다. 현재 국회의원 1인당 보좌진이 9명이다. 보좌진 월급이며 하다못해 사무용품 비용도 추가적으로 들어가지 않겠나?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 일각에서는 "의원 숫자가 부족해 피감기관을 제대로 다 감사할 수 없다. 의원 수가 늘어나 제대로 피감기관을 감시하면 그로 인해 절약되는 세금이 의원 수를 늘려서 써야 되는 세금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 
지금도 충분히 피감기관들을 제대로 다 감사할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매일 치고 박고 싸우고 정쟁만 하고 있는 국회가 아닌가? 의원 숫자가 모자라서 제대로 일을 못한다는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좁은 땅덩어리에 의원 300명도 너무 많다.

- 의원 정수를 오히려 축소하자고 주장하셨다. 가장 이상적인 국회의원 숫자는 몇 명이라고 생각하는가?
저는 우선 비례대표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비례대표제는 계파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면 국회의원 54명을 줄일 수 있다. 비례대표의원 54명을 없애면 한해 수백억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보다 그 돈을 소외계층에게 돌려주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혁신위 의원정수 확대는 반 혁신적 주장"
"비례대표제 폐지하면 한 해 수백억 절감"


-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면 국회에 전문가가 진입할 통로가 끊기는 것 아닌가? 표가 되지 않는 사회적 약자 관련 입법은 누가 하려고 하겠나?
▲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안은 저도 많이 내고 있다. 꼭 비례대표가 있어야만 그런 법안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다. 국민의 대표자는 국민이 뽑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비례대표제는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을 정당이 뽑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를 국회에 진입시키겠다는 것인데 이미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대부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다. 그래도 정 전문가가 필요하면 당에서 전문가를 고용해 의견을 청취해도 된다. 전문가를 보좌진으로 고용해서 써도 되고, 전문 위원이라든지 입법조사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비례대표제는 이미 변질됐다. 예를 들어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감옥에 가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도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입했는데 이석기 의원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가? 우리나라 정당제도는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정작 미국에는 비례대표제가 없다.

- 조국 혁신위원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택하지 않으면 망국적 지역주의가 계속된다고 주장했는데.
▲ 조국 교수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그동안 무슨 노력을 했나? 그런 주장은 최소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노력이나 해보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문재인 대표도 부산 출마를 포기했다. 출마도 안 하는데 어떻게 지역주의가 극복이 되나? 선거제도 때문에 지역주의가 극복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저는 부산에서 벌써 3선을 하고 있다. 지역주의를 벌써 3번이나 극복한 것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도 호남에서 당선됐다. 그런 사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선거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혁신위는 노력도 안 해보고 선거제도를 바꿔서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건 양심불량이다.

그렇게 영남권에서 우리 당 의원 몇 명 더 당선된다고 해서 진정한 지역주의 극복이라고 할 수 있나? 문재인 대표도 지역주의 극복을 말로만 하지 말고 지역구 불출마 선언 취소하고 부산에 다시 출마해서 당당히 평가 받아야 된다. 

- 어찌됐든 양당체제의 기득권 독점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선거제도의 개선이 아예 필요하지 않다는 말인가?
▲ 항상 보면 공부 못하는 사람들이 학교 탓 선생 탓한다. 그런 것과 똑같다. 자꾸 제도 탓, 남 탓하지 말고 현실에 충실해야 된다. 현 선거제도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 제도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민심을 얻을 생각은 안 하고 얕은 수를 써서 의석을 차지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이 몇 석이나 얻을 수 있겠나? 선거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의원수를 늘리자는 이런 엉터리 같은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새정치연합이 지지를 못 받는 거다.

-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현 선거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새누리당이라고 분석한 보고서가 공개됐는데.
▲ 수혜자가 어디 있고, 피해자가 어디 있나? 저는 지난 18대 총선 때 손학규나 한명숙, 김근태 같은 거물들이 수도권에서 낙선할 때 부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본인이 열심히 땀 흘리고 일하면 어떠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자꾸 선거제도 핑계를 대면 안 된다. 열심히 지역구를 누비고,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을 잘 들어주면 얼마든지 당선된다. 정치를 입으로 하지 마라. 가슴으로 해야 한다.

- 일각에선 조 의원께서 정치불신에 편승한 포퓰리즘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제가 한 주장 중에 틀린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라는 것이 민심이다. 민심을 거스르는 사람은 해당행위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월급은 국민들이 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에게 충성해야 한다.

 

<mi737@ilyosisa.co.kr>


[조경태 의원 프로필]

▲ 노무현 대통령후보 정책보좌역
▲ 제17, 18, 19대 국회의원 (부산 사하구을)
▲ 열린우리당 원내 부대표
▲ 민주당 상향식공천제도혁신위원장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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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