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호남 물갈이론’ 예상자 명단 공개

“호남 의원 10명 중 7명은 위험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벌써부터 ‘호남 물갈이론’으로 시끄럽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조국 위원은 ‘호남 현역의원 40% 이상 물갈이’를 주장했고, 당 지도부도 혁신의 중심이 물갈이에 있음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만약 호남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진다면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현역의원은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그 명단을 예측해봤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마다 호남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실시해왔다. 호남은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야권의 텃밭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정치인들은 경쟁력을 키우기보단 현재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공천 칼바람
호남은 동네북?

이들의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새정치연합은 총선이 치러질 때마다 호남에서 공천 칼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치러진 16대, 17대, 18대, 19대 총선에서 호남 현역의원의 상당수는 공천 칼바람을 맞고 반 강제적으로 정치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은 호남 현역의원 17명(※현재 호남 의석은 30석) 가운데 절반 이상인 10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도 공천심사 과정에서 현역의원 절반이 물갈이 됐다. 만약 이번에도 호남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진다면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현역 의원은 누구일까?

우선 당 안팎에서는 박주선(3선. 광주 동구) 의원의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박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공천에서도 ‘전직 동장 자살사건’에 휘말려 탈락한 바 있다. 이후 박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결국 당선되긴 했지만 전국 최저 득표율(31.6%)로 당선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박 의원은 ‘4번 구속, 4번 무죄’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1999년 옷 로비 의혹사건, 2000년 나라종금사건, 2004년 현대건설 비자금사건 등 굵직굵직한 비리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던 것. 비록 나중에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도덕적으로 흠결이 많은 인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박 의원은 3선 중진의원으로 이 같은 흠결이 없다고 해도 유력한 물갈이 대상이다.

게다가 박 의원은 최근 들어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노골적으로 신당행을 검토하고 있다. 박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행을 선언한 당원 50여명에게 국회 기자회견장을 대여해준 것으로 알려져 해당행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 박 의원은 최근 문 대표가 세월호 동조단식을 하는 바람에 7·30재보선에서 참패했다고 주장했는데, 문 대표가 동조단식에 나선 것은 재보선 이후라서 당대표를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 본인도 자신이 물갈이 대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꾸 신당을 언급하며 겉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당 움직임
기득권 유지?

무소속 천정배 의원(5선)을 제외하고는 호남 최다선 의원인 김성곤(4선. 전남 여수시갑) 의원도 교체대상을 손꼽힌다. 호남 최다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유력한 교체대상으로 꼽히는데, 김 의원은 전남 여수시갑에서 8·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상영 전 의원의 아들이기도 하다. 부자가 대를 이어 한 지역구에서 30년 가까이 국회의원직을 한다는 것은 자칫 세습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지난 1월 실시된 순천KBS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에 대한 재지지 의사를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의 지역구 주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김 의원을 재지지하겠다는 여론은 46.9%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겠다는 여론은 41.9%나 됐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여수에서는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 문제와 계속되는 인구감소 등으로 김 의원에 대한 불만이 축적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일한 호남 4선의원임에도 상대적으로 중앙에서의 활약이 미비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도 있다.
 


유성엽(3선. 전북 정읍) 의원도 자천타천 물갈이 대상자로 거론된다. 유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이후 유 의원은 전북 정읍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18대, 19대 총선에서 연거푸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민선 3기 정읍시장을 지내기도 한 유 의원은 그야말로 정읍 토박이로 지역에서의 인기가 상당하다.

하지만 유 의원이 새정치연합에 복당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새정치연합은 경선 불복, 탈당인사를 공천심사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지난 2006년 전북도지사 경선에서 불복한 전력도 있다. 탈당과 경선 불복 이력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은 평소 불같은 성격으로 여러 차례 막말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서는 “쓰레기 같은 기자는 태풍이 쓸어버려야”한다고 해 논란을 일으켰고, 전북도당 의원 간담회에서는 이견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동료의원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탈당자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유 의원은 조기 복당을 주장했으나 해당 의원이 반대하자 참지 못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욕설을 한 것이다. 막말에 대한 징계수위를 높이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최근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전력은 공천 과정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이상직(초선. 전북 전주시완산구을) 의원의 경우는 후보 경쟁력이 문제다. 전주 완산을은 선거 때마다 주자가 많아 현역이라도 공천을 받기 쉽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무려 35.8%의 득표율을 차지해 이 의원(47.0%)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호남 텃밭에서 치러진 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의원의 후보경쟁력이 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가능하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비밀 선거조직 운영 등 각종 불법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었다. 최종적으로 의원직 유지가 가능한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공천 방식, 호남 의원들에 절대 불리
혁신위, 호남 물갈이론 공공연히 언급

당선 가능성만 놓고 따지면 장병완(재선. 광주 남구) 의원의 고민도 깊다. 자신의 지역구에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강 전 시장은 남구에서 2000년 16대 총선과 2008년 18대 총선 때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때문에 장 의원은 벌써부터 지역구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미 강 전 시장도 남구 풍암동에 자신의 사무실을 개소했다.

장 의원의 경우는 지난해 친형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의 형은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이다. 장 전 법원장은 지난해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황제노역’ 판결을 내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장 전 법원장의 경우는 동생의 선거구를 관할하는 광주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왔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됐다. 장 의원은 자신의 비서관이 각종 민원 해결비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권은희(초선. 광주 광산을) 의원도 내년 총선 공천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30재보선을 통해 당선된 권 의원은 현재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외압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가 위증 혐의로 고발돼 재판을 받고 있다. 권 의원의 공천 당시 여당은 거짓 폭로의 대가로 새정치연합이 권 의원을 공천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새정치연합 전병헌 전 원내대표조차 권 의원의 공천에 대해 “정의로운 증언의 가치를 반감시킨 공천”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권 의원 공천 이후 불리한 여론이 조성됐고 결국 새정치연합은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권 의원도 당선되긴 했지만 투표율이 22.3%에 그쳤고, 득표율은 60%를 겨우 넘겼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득표율이 60% 이하면 사실상 패배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야권의 텃밭에서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를 한 것이다. 이런 논란을 겪었던 권 의원을 내년 총선에서 다시 공천한다면 선거 판세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깃발만 꽂아도 당선?
깃발 꽂기가 어렵다

특히 권 의원의 지역구는 원래 이용섭 전 의원의 지역구였는데 최근 이 전 의원이 문 대표와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시장 공천에서 탈락한 후 탈당했던 이 전 의원은 지난 4·29광주 서구을 재보선 과정에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전 의원이 곧 복당해 광주 광산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직접적인 물갈이를 하지 않더라도 초선이며 지역조직이 빈약한 권 의원이 오랫동안 해당 지역에서 기반을 구축해온 이 전 의원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호남 갈아엎고 대권 잡을까?
더 이상 호남 눈치 볼 필요 없다?

일각에선 계파에 의한 물갈이가 예상되기도 한다. 그럴 경우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김관영(전북 군산) 의원이 가장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지역에서는 김 의원에 대적할 만한 후보들이 없지만 지난 선거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던 전력이 약점이다. 김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밝혀져 재판에 넘겨졌다.

선수로만 따지면 전북 김춘진(고창·부안), 최규성(김제·완주) 의원과 광주·전남 김동철(광산갑), 박주선(동구), 강기정(북구갑), 박지원(목포), 우윤근(광양·구례), 주승용(여수을) 의원도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 제기됐던 ‘호남 중진의원 수도권 차출론’이 오는 20대 총선에서도 제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진 차출론
살아 돌아올까?

이들은 모두 3선 의원들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호남 중진 차출론 군불 때기가 한창이다. 새정치 혁신위원들은 잇따라 중진의원들의 적지 출마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호남 중진 차출론에 의해 수도권에 출마한 호남 중진의원 중 살아남은 사람은 정세균 의원이 유일하다. 정동영, 김효석 전 의원 등 모두 쟁쟁한 인사들이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결국 낙선하고 말았다.

한편 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호남 물갈이론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호남 의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호남에서 자꾸 인위적인 물갈이를 하면 다선의원이 나올 수 없고 중앙정치에서 호남의 입지 또한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권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은 호남인데 호남이 역차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중앙당의 횡포에 대항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과연 호남 물갈이 공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 “호남 눈치 볼 필요 없다”
대규모 호남 물갈이 예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으로 임명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 교수는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야권)신당은 상수로, 혁신위가 어떻게 하더라도 신당은 나올 수밖에 없다. 내가 호남 사람이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찍는다. 돈 대주고 힘 되어주는데 의사결정에서 소외된다고 여긴다면 찍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의 뜻을 해석하자면 어차피 호남에서는 새정치연합을 찍지 않을 것인데, 그렇다면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 눈치 볼 것 없이 호남 대폭 물갈이가 가능한 혁신안을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조 교수의 이런 발언은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분당 탈당을 주장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본인의 기득권 유지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고 비판한 직후에 보충 설명하듯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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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