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원로들의 난' 막전막후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잊어질 뻔했을 뿐…"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원로들의 난’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당의 원로들이 지난달 29일 전격 회동을 갖고 신당 창당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 신당 창당설이 불거진 일은 이미 여러 번 있었지만 당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야할 원로들이 직접 신당 창당 논의에 나섰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다.

“당 원로들이 모여서 신당 창당 논의를 했다고?”

지난달 29일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 발칵 뒤집어졌다. 당의 원로들인 권노갑, 정대철, 이용희, 김상현 상임고문과 5선 의원을 지낸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이 모여 신당 창당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노병 돌아올까?
노병 잊혀질까?

당장 다음날 새정치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우리 당의 원로들께서 모여 신당 창당 등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는데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 역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신당 창당 움직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당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야할 원로들이 직접 신당 창당 논의에 나섰다는 점은 실로 충격적인 일이다.

당시 모임에서 원로들은 4·29재보선 참패 이후에도 문재인 대표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는커녕 친노계 사무총장의 인선을 강행했다며 이대로는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어렵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로들은 현재 새정치연합의 노선으로는 표의 확장성 부분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며 중도 및 보수성향의 유권자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중도개혁신당’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중심 잡아야할 원로들이 왜?
친노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

이날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봉호 전 부의장도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김 전 부의장은 모임을 앞두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신당, 분당 문제를 중심으로 해서 좀 밀도 있게 논의해보겠다”며 이번 모임이 신당 창당 논의를 위한 모임이라는 사실을 거침없이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실제로 신당 논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기자들에게는 그냥 일상적인 모임이었다고 잡아뗐을 텐데 김 전 부의장은 대놓고 신당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며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내년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더 이상 숨길 필요 없이 노골적으로 신당 창당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라고 분석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도 “이날 모이신 분들은 정치적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원로들인데 이날 발언의 파장을 모를 리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신당 논의를 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사실상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로 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노욕?
충정?

파장이 커지자 이날 회동에 참석했던 정대철 상임고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원래 권노갑 고문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참석하지 않았고 별다른 정치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며 “이날 회동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평균 나이가 80이 넘는다. 신당 창당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우리가 직접 나서서 뭔가 해보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당 원로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원로들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 원로들 중 상당수가 친노가 장악한 당 지도부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원로들의 난으로 향후 새정치연합이 심각한 내홍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원로들은 대부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나 구 민주당계다. 정치권에서는 친노와 이들의 관계에 대해 “남(새누리당)보다는 가깝지만 그렇다고 친자식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친노와 원로들 사이가 벌어진 결정적 계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실시한 대북송금특검이다. 대북송금특검으로 원로들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어야만 했다.

친노진영이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도 이들에겐 아직까지 배신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친노가 당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 원로들에게는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로들이 보기에는 마치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들이 어느 날 양자로 들어와서 집안의 재산을 다 차지하려는 모습으로 비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친노 지도부에 대한 당 원로그룹의 불편한 감정은 이미 한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지난 4·29재보선을 앞두고 동교동계 인사 60여명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재보선 지원 여부에 대한 논의를 했는데, 선거 지원 여부를 자체 투표해본 결과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필요할 때만 호남을 찾는 거냐”며 친노가 장악하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당 원로들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 전반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조달해야 하는데 총선까지 너무 시간이 촉박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명분과 비전도 마땅치 않다. 신당을 대표할 만한 인물도 없다.

원로그룹 중심 신당 창당?
신당 창당보다는 지분 욕심?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로들이라고 해봐야 대부분 원외인사들이고 이미 과거의 인물들이라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내에서도 충격적이긴 하지만 내년 총선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이 직접 나서기보단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각 그룹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야권 내에서는 다양한 성격의 신당이 추진되고 있는데 원로그룹이 앞장선다면 이들을 한데 묶어 거대신당을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속된 말로 이날 모인 인물들이 이미 한물간 사람들인 것은 맞지만 원로라는 상징성이 있고, 그동안 그들이 정치권에서 닦아놓은 인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들이 직접 나서서 어떤 세력을 구성하기보다는 사방팔방 흩어져 있는 신당 창당 세력들을 하나로 잇는 구심점 역할 한다면 파괴력이 적지 않을 것이다. 현재 상황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회동에 참석한 정대철 고문은 최근 야권 신당설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정 고문은 4·29재보선 패배 이후 당이 부침을 겪자 비노진영의 대표적인 인물인 김한길, 안철수 의원과 신당행이 거론되고 있는 박주선 의원, 당내 대표적인 반노인사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 호남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정배 의원 등과 잇달아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정 고문 본인은 다분히 사적인 만남을 가졌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워낙 민감한 인물들과의 연쇄적인 만남이라 정치권은 정 고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재보선 패배 이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비노인사들이 정 고문을 중심으로 신당 논의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무성하다.

원로그룹 신당설
구심점 역할?

김한길 의원이 최근 밝혔듯이 소위 비노는 친노가 아니라는 게 공통점이지 조직으로 뭉친 계파가 아니다. 따라서 비노인사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향후 정국운영에 대한 입장 차이도 크다. 이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이들과 고루 친분을 가지고 있는데다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경험을 가진 당 원로들만큼 제격인 인사들도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당 원로들이 신당 창당보다는 신당 창당 카드를 무기로 내세워 내년 총선에서 지분을 얻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원로들의 신당 창당 논의 소식이 전해진 후 당 일각에선 “(원로들이) 아직도 정치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지난 4·29재보선 당시 권노갑 상임고문은 선거 지원을 약속하면서 “당 운영에서 주류가 60%, 비주류가 40%를 맡는 게 관행이었다”며 “이러한 정신을 문재인 대표도 이어나가길 바란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실상 선거 지원의 대가로 지분을 약속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당장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은 가신들이 지분을 챙기는 데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권 상임고문에 직격탄을 날렸다.

논란이 커지자 권 상임고문은 “모두가 동참하는 당 운영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새정치연합의 원로들이 정치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그런데 또 다시 당의 원로들이 신당 논의라는 파격적인 이슈로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이 당내 지분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치욕심?
성공할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신당 창당 모색이 사실상 지분 확보를 위한 협상카드일 가능성이 있다”며 “당 원로들이 현실적으로 창당 작업에 실패한다고 해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줄지어 탈당선언이라도 하면 그 충격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의 원로라고 하면 당내 갈등이 있을 때 이를 중재하고 잘 추슬러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동안의 역할이었는데 당의 원로들이 직접 신당 창당 논의를 했다는 것은 무척 황당한 일”이라며 “당의 어른들인 원로들조차 지지하지 않는 정당을 국민들에게 지지해달라고 하면 국민들이 지지해주겠나? 친노진영으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원로들을 설득하기 위해 협상테이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연 정치적으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새정치연합 원로들의 난은 성공할 수 있을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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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