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제1야당 혁신작업 맡은 '촌부' 임미애

"과거 혁신안만 시행했어도 이 지경 안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끝없이 표류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수년간 치러진 선거에서 연전연패 중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마지막 희망은 ‘혁신’뿐이다. ‘농사꾼’인 임미애 혁신위원은 이런 중책을 맡고 있다.

“소 키우던 시골 아낙이 제1야당 혁신위원이라고?”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임미애 혁신위원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임 위원은 경북의성군의원을 두 번이나 지냈지만 이후 의성에 정착해 농사를 짓고 있다. 임 위원은 혁신위 첫 회의에서 “대한민국 제1야당이 어쩌다 시골에서 소 키우고 땅 일구는 촌부에게 혁신을 자문하는 지경까지 왔을까 눈물이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4·29재보선 참패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새정치연합은 왜 임 위원에게 당의 명운이 걸린 혁신작업을 맡긴 것일까? 새정치연합은 과연 혁신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임미애 혁신위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임 위원과의 일문일답.

-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출범한지도 어느덧 한 달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혁신위원으로 활동해본 소감은?
▲ 당내 갈등이 있다고 언론을 통해 많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들 혁신에 대한 절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혁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싸고 양측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보면서 많이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혁신위원으로 한 달을 지내면서 국민들이 새정치연합의 변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꼈고, 우리가 혁신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지지를 보내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여전히 우리가 살길은 혁신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싸고 계파갈등이 불거지자 사무총장을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배제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이번 문제제기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혁신위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무총장이 당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공천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논의를 하고 있었다. 당 지도부의 공천개입을 시스템 구축을 통해 막고, 공천권은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당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자리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

- 새정치연합은 선거에 패배할 때마다 혁신위를 만들고 혁신안을 만들어왔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도 과거에 내놓은 혁신안이 창고에 한 트럭은 있다고 했는데 왜 그동안 혁신안이 실천되지 못했다고 보나?
▲ 저도 그게 답답했다. 김상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을 제안 받으면서 가장 먼저 질문한 것이 그것이다. 저는 혁신위원회가 혁신안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안 하겠다고 했다. 혁신안이 한두 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동안 만들어진 혁신안들이 전혀 쓸모가 없었느냐? 그것도 아니다. 굉장히 좋은 안들이었다. 제가 혁신위에 들어와서 과거에 만든 혁신안들을 쭉 살펴봤다.


그러면서 이때 이 안이 실행됐으면 당이 이 위기 상황까지 오지 않았겠구나 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끝까지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해서 당이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혁신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온 것이 아니다. 그동안 만들었던 혁신안들을 전체적으로 점검을 하고 현실에 맞게 다시 손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나라도 반드시 실천을 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 새로운 혁신안을 내놓기 전에 과거에 내놓았던 혁신안부터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대표적으로 새정치연합은 지난 대선 때 소속 의원 전원 찬성으로 세비를 30% 삭감하는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지키지 않았다. 
▲ 동의한다. 지금 혁신위에서 그런 것들을 다 정리해서 차곡차곡 실행해 나갈 생각이다. 다만 한꺼번에 모두 진행할 수는 없고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서 시기별로 진행해 나갈 생각이다.

-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제일 문제인데 문 대표를 비판하는 혁신위원이 한 명도 없다며 문 대표를 못 건드리면 짜고 치는 혁신위라고 했는데?
▲ 저희가 사실은 여러 차례 문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문 대표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한 게 아니다. 하지만 저희가 문 대표를 딱 지명을 해서 물러나라고 요구한다면 그거야 말로 특정계파의 이해관계에 맞춰 춤을 추는 것 아닌가?

"혁신안 만들기보단 실천하는 것이 목표"
"혁신안 거부되면 언제든지 떠나겠다"

- 지난 달 23일 첫 혁신안이 발표됐다. 그런데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혁신안이라는 평가가 있다.
▲ 새롭지 않다는 비판은 충분히 받아들인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새로운 혁신안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이번엔 반드시 혁신안을 실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 혁신안 중 현역 의원이나 당직자가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만 돼도 당직을 박탈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당대표나 원내대표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당대표의 당직이 정지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
▲ 당대표라고 하더라도 검찰에 기소가 되면 스스로 당직을 내려놓는 것이 당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예외는 없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 새정치연합에서는 정치검찰이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나 여당이 정치적으로 악용할 우려도 있다. 당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 아닌가?
▲ 우리가 이번 혁신안을 발표하고 나니까 어떤 기자분이 새누리당은 기소만 되어도 ‘당적’을 박탈하는데 너희들은 겨우 ‘당직’을 박탈하느냐, 이건 후퇴한 것 아니냐고 하더라. 정치검찰의 야당탄압 수사가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직도 우리당의 혁신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 혁신위의 혁신방향이 너무 인적쇄신, 공천문제로만 치중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혁신 작업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으로 보인다.
▲ 지금은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다른 2차, 3차 혁신안도 준비하고 있다. 곧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혁신안들도 발표할 것이다.

- 혁신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과거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이전이 꼽힌다. 새정치연합도 천막당사처럼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빅이벤트가 필요한 것 아닌가?
▲ 어떤 이벤트를 가지고 승부를 걸 생각은 없다.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벤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관심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혁신부터 차근차근 해나갈 것이다. 혁신위가 끝난 후 사람들이 우리들의 활동을 되짚어 보면서 “참 내실 있게 잘했구나”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싶다.

- 일각에선 혁신위원 상당수가 운동권 출신이어서 당 노선이 지나치게 좌클릭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혁신위는 4원칙 중 하나로 선명성 회복을 꼽았는데 현재 새누리당은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무섭게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 우리가 말하는 선명성은 좌클릭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모습 많이 보여줬다. 어느 것 하나 똑 부러지게 자기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선명성이란 단어는 그래서 포함된 것이지 좌클릭 하자는 것은 아니다.

- 임 위원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경북 의성에서 기초의원을 지냈지만 이내 정당생활을 접고 그동안 소를 키우며 지내왔다고 알려졌다. 왜 자신이 혁신위원으로 선정됐다고 보나? 일각에선 임 위원이 친노운동권이라 선정됐다는 분석도 있다. 
▲ (김상곤) 위원장께서 혁신위에 참여해달라고 전화를 하셨기에 저도 궁금해서 ‘저를 어떻게 아셨냐’고 물었다. 그때 위원장께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 저도 제가 왜 추천이 되었을까 생각해봤는데 저는 경북이란 야당의 불모지에서 지방의원도 지냈고, 농사도 지으면서 정치와 생활을 동시에 경험한 사람이다. 그런 강점 때문에 선정된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이번에도 과거와 같이 혁신안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혁신위원 자리를 당연히 내려놓겠다. 받아들이지 않는데 우리가 있을 필요 있나? 일부 혁신안이 거부될 수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혁신위의 기본정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있을 필요가 없다. 혁신위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이다. 언제든지 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로 일을 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임미애 혁신위원 프로필]


▲ 이화여대 경제학과
▲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 경상북도 FTA대책특별위원회 위원
▲ 제 5,6대 경북 의성군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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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