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레임덕 위기 막전막후

메르스 결정타 한방에 식물대통령 되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예상치 못한 메르스 사태로 리더십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두 달 내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박 대통령으로서는 위기의 연속이다. 당장 오는 9월이면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체제에 돌입한다. 공천권을 쥔 김무성 대표를 의식해 친박계의 이탈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총선 후 새누리당이 대폭 '김무성 사람들'로 물갈이되고 나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현실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 과시하던 시대는 지났다. 다들 친박 꼬리표 떼려고 안달이다.”

지난 총선 때만 하더라도 새누리당 후보들은 너도나도 박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공보물에 넣고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기 바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려는 정치인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심지어 몇몇 의원은 누군가 자신을 친박 의원이라고 지칭하면 펄쩍 뛴다. ‘다 같은 새누리당 의원인데 친박이 어디 있고, 비박이 어디 있느냐’는 논리지만 어찌됐든 격세지감이다.

친박이 어딨나?
격세지감

박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로 리더십에 직격탄을 맞았다. 박 대통령의 메르스 사태 대처는 낙제 수준이다. 당초 정부는 첫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에도 메르스는 전염력이 매우 낮은 질병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어느새 확진자 수는 100명을 훌쩍 넘겼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세월호 이후 달라지겠다고 했지만 메르스 사태 초동대응 실패는 세월호 때와 판박이다.

늘어나는 '주박야무' 통제 불가
핵심 친박계조차 청와대 비판


박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조차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두 달 내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당장 오는 9월이면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공천권을 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의식해 친박계의 이탈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무섭게 세를 불리고 있는 비박(비박근혜)계에 대응하기 위해 박 대통령은 총선 이전에 확실한 기선제압을 해야 했지만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주박야무’란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낮에는 친박근혜계지만 밤에는 친김무성계’라는 뜻이다.

이명박정부 말기 ‘주이야박(낮에는 친이명박, 밤에는 친박근혜)’이란 단어가 유행했던 것과 똑같다. 특히 지난 19대 총선에서 친이(친이명박)계 공천학살을 목격한 친박 의원들로서는 이번에는 자신들이 공천학살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시 상황과 현재 상황은 묘하게 닮아있다.

공천학살 공포
19대와 판박이?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 대통령은 공정공천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9대 총선 공천 결과 친이계는 전멸하다시피 했다. 오죽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사람을 보내 낙천자 중 친이계가 너무 많다며 항의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훗날 공천작업의 실무를 총괄했던 권영세 당시 사무총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보낸 사람에게) 야당이 이명박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올 텐데 그런 구도를 깨려면 친이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총선에서 지면 MB(이명박 대통령)도 퇴임 이후 구속될 수 있다고 했더니 아무 말도 못 하더라”고 회고했다.

마찬가지로 20대 총선에서 김 대표가 친박계에 대한 공천학살을 주도한다고 해도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에 대응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 공천권은 정치권력의 원천이다. 친박 의원들은 공천을 따내기 위해 김 대표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도 친박계의 와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국회 대정부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런데 당시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조차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박수를 보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의원들로서는 ‘유승민 노선’으로 갈아탈 수밖에 없다. 공천을 받는다고 해도 현 경제상황에서 박근혜 깃발 달고 당선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수도권에서는 정말 힘들 것”이라며 “또 내년 총선이 박근혜정부 집권 후반에 치러지다보니 무조건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게 유리하다. 지난 총선에서도 박 대통령이 이명박정부와 선을 긋는 전략을 써서 승리하지 않았나? 내년 총선 이후에는 핵심친박 몇 명을 제외하고는 박 대통령 주변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박 대통령의 레임덕 경고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켜져 있었다. 지난 2월 새누리당 원내대표경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친박계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당선을 막으려고 총력전을 펼쳤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원조친박이지만 지난 2011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뒤 박 대통령의 행보를 사사건건 공개 비판해 사이가 틀어졌다.

박 대통령은 그런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까지 미뤄가며 최경환·황우여 부총리와 김희정 장관까지 투표에 참가시켰지만 유 원내대표는 친박계가 내세웠던 이주영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미 당내에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세력이 역전됐다는 단적인 증거였다.

최근 들어서는 콘크리트 같이 단단하던 핵심친박계조차 청와대의 행보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친박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이례적으로 박근혜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서 최고위원은 “박근혜정부 내각에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며 “전부 대통령만 쳐다보면서 책임지고 일을 하지 않는다. 제대로 일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도 이걸 아셔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원로모임 ‘7인회’ 소속인 김용갑 새누리당 상임고문도 지난 1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이나 후보 시절에는 문제가 있을 때 순발력도 있고 타이밍도 잘 맞추고 했는데 청와대에 들어가서는 세월호나 메르스 사태에서처럼 항상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해야지,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해서야 되겠느냐”며 “잘 굴러가지 않고, 국민들이 비판하니까 우리는 (국민들에게) 미안해 죽겠다”라는 발언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의 포용의 리더십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김 대표의 전략은 친박계를 배척하기 보다는 친박계를 껴안는 쪽이다. 과거 어떤 입장을 취했던지 자신의 편에 서겠다면 받아준다는 것이다. 당 대표 경선에 나와 자신과 경쟁했던 김영우 의원이나 김상민 의원 같은 젊은 인재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 정도로 김 대표의 포용력은 대단하다.


김무성 세결집
친박의 갈아타기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물러날 곳이 없다면 친박계가 배수의 진을 치고 비박계와 끝까지 싸우겠지만 투항하면 받아준다는데 질 것이 뻔한 싸움을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의원들은 박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동고동락을 함께했던 인사들도 아니라서 언제든지 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려도 죄책감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성완종게이트 이후 여권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경남지사 등이 치명상을 입으면서 새누리당 내에서는 김무성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다.

‘대세론’의 주인공이 김 대표로 압축되면서 친박계 인사들의 입지는 더 흔들리고 있다. 20대 총선이 끝난 후 새누리당이 김무성의 사람들로 대폭 물갈이 되고 나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현실이 된다. 당장 김 대표는 ‘수평적 당청관계’를 넘어 ‘당 중심의 당청 관계’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권력을 상당 부분 넘겨받아 실질적인 주도권을 틀어쥐려 할 것이다.

김무성 대세론, 이동하는 권력
연일 날개 없는 지지율 추락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에 박 대통령의 탈당설이나,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사정설이 유포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가경쟁력강화포럼 등 친박계의 세결집 시도도 부쩍 잦아졌지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요즘 당에서 대통령 말 듣는 사람이 몇 없다. 몇몇 핵심 측근들만 열심히 싸우고 있지만 골리앗 대 다윗의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옆에서 지켜보기 안쓰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가장 확실한 카드는 박 대통령이 당내 비박계 인사를 향해 사정 칼날을 휘두르는 것이지만 이 또한 가능성은 낮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친박계든 비박계든 새누리당 인사가 검찰 수사를 받는다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 총선이 끝난 이후엔 사정기관 마저 미래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정 카드를 사용하고 싶어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로써는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을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레임덕 공포
식물대통령

물론 비박계가 당을 완전히 장악한다고 해도 당장 청와대와의 정면충돌할 가능성은 적다. 박 대통령은 여전히 보수진영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더더욱 그런 무리수를 두기 보단 박 대통령과의 ‘협력적 긴장관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어찌됐든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사사건건 비박계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각종 현안들에 대해 당에서 청와대에 결재를 받으러 다녔다면, 앞으로는 청와대에서 당으로 결재를 받으러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임기 반환점도 돌기 전에 레임덕 위기에 봉착한 박 대통령은 과연 남은 임기 동안 계획했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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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